간만에 왕송호수 손커피연구소를 찾았다.

예전에는 백씨아저씨 커피하우스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긴 참 업종이며 주인이 자주 바뀌는 것 같다. 바로 옆에 해물칼국수 집이 있는데, 한 번 가보고는 안간다.

문어는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 들어 부쩍 왕송호수 부근에 갠춘한 커피하우스들이 생기는데...

단가도 비싸고 뭐 그렇더라. 요것은 손커피연구소의 전경이다. 손커피연구소는 원래 의왕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원래 가던 곳도 주인장이 바뀐 모양이다.

참 들어가는 길에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타령하던 핑크뮬리밭이 아주 멋지게 보였다.

그런데 어디서 보니 핑크뮬리가 외래종으로 국내 생태계에는 그닥 좋지 않다고 하던데...



복잡시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빵구경이나 하자.

요건 우리 꼬맹이가 좋아라하는 초코쿠키다. 이 자슥이 만날 밥은 안 먹고

주전부리 타령만 해대서 걱정이다.

애기 때 단거를 안줘서 그런가. 나이가 드니 단건 잘 안먹게 되던데.



요건 구황작물로 만든 과자라고 한다. 아마 감자 고구마 그 외에 또 구황작물이 뭐가 있더라. 그런데 생각보다 커피로 승부를 거는지 디저트 설렉션이 많지 않았다. 아님 평일이라 그랬나. 매대는 엄청나게 큰데 말이지. 하긴 만들어 놓고 안 팔려도 걱정이긴 하지.

 


이미 밥을 먹고 방문해서 배가 빵빵했으나 또 과자를 하나 먹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그래서 인절미 크로플을 하나 주문했다. 비주얼이 별루라고 생각했는데, 맛을 보니 기가 막힐 정도였다. 아놔, 배가 부르니 도저히 간식이 들어가지 않는다.

 

택배기사님이 우리 뒤에 들어와서는 크로플을 쓸어 가셨다. 그 다음에는 소방대원분들이 오셨고... 그것 참 다양한 분들이 방문하시는구나 그래.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점 중에 하나는 손님들이 없어서 좋았다. 어느 브런치 카페에 갔을 적에는 정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다 아플 정도였다.

날이 좋아서 야외에 준비된 벤치에 나가서 앉아도 좋지 않았나 싶다. 실내에 있다 보니 좀 답답했다.




참 밥 먹으러 가기 전에는 램프의 요정에 들러 올해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아니 에르노 작가의 책을 샀다. 하나는 <집착> 다른 하나는 <탐닉>이었는데, 전자는 너무 얇아서 88쪽 대신 <탐닉>을 샀다. 아니 에르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단순한 열정>의 일기 버전이라고나 할까.




손커피연구소 좌석은 이렇게 다다미 스타일로 되어 있어서, 그렇게 사들인 <탐닉>을 두고 인증샷을 날려 본다.

구 소련 출신 연하의 남친고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 아니 에르노의 80년대 말의 기록이다. 일기 스타일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구입했다. 마침 적립금도 사용해야했고. 신한은행에서 준 천원짜리 도서상품권을 들이댔다가 이미 사용한 상품권입니다라는 말에 어찌나 당황했던지. 그건 마치 내가 예전에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를 사다가 느낀 그런 당황함이랄까.



인절미 크로플은 질겨서 칼질을 해대는데 거의 밑의 판이 썰릴 정도였다 ^^

그리고 테이블이 좀 시원치 않아서 엄청 흔들리더라. 하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다른 녀석도. 아마 우리처럼 칼질을 해대서 그럴까.



커피와 디저트를 다 먹고 나서 나오는 길에 카페 앞에서 만난 감나무에 매달린 감 사진 하나 투척한다.

역시 사진은 자연광이다. 오래전부터 사진을 찍어 왔지만, 인공 조명 아래서 찍는 사진도 좋지만 역시 자연광만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다음 주면 11월인데, 아직도 잠자리가 날아 다니더라구.

철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구. 지난달만 해도 잠자리가 엄청났었는데 말이지. 하긴 어젯밤에 보니 방에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기가 날아 다니더라. 원래 모기가 출몰하는 계절이 여름 아니었나. 기후 문제가 심각한 모양이다.

어느 기사에서 보니 우리 지구별이 견딜 수 있는 기온상승이 1.5도 정도라고 하는데, 2.5도 정도는 거뜬하게 넘어설 태세라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갑갑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플라스틱과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면서 살아야 하나.



[뱀다리] 며칠 전에 동네빵집 사냥에 나섰을 때, 어딘가에서 만난 냥이 녀석.

해가 좋아서인지 볕이 잘 드는 구석에서 한가한 오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더라. 초큼 부러웠다. 니 팔자가 상팔자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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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0-28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롱 매달려있는 감이 너무나 탐스럽게 보입니다. 사진은 자연광이죠^^ 인공광은 아무리 해도 뛰어넘을 수 없더라구요. 그리고 당연히 사진보다는 실물이구요~ㅎㅎ 이번 주말이 단풍이 절정일듯하여 어디라도 구경갈까 생각중입니다^^*

레삭매냐 2022-10-28 14:14   좋아요 1 | URL
그러쵸 그러쵸 !
사진은 역시 자연광광광 ~~~

츠바이크의 표현을 빌자면
결국 사진 역시 실제의 기술적
복제품이 아니겠습니까 ^^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쵝오의 단풍은 내장산
단풍이지 싶습니다...

화가님의 단풍구경을 응원하
는 바입니다.

프레이야 2022-10-28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구 하양이 녀석 조러구 자네요
덜 춥기를. 밥 먹고 빵 안 먹으면 입안에 가시 돋는 사람 여기 추가입니다 ㅎㅎ 왕송호수는 아무래도 멋진 곳 같습니다

레삭매냐 2022-10-28 14:18   좋아요 1 | URL
아주 따땃한 햇살 아래 조는
녀석의 자태가 멋져서 사진
으로 찍어 보았습니다.

핑크뮬리 사진까지 얹었다
면 아주 금상첨화였겠지만
저의 게으름으로 그만...
양귀비도 있다는 말이 있더
라구요.

의왕시는 나를 왕송호수 홍
보대사로 임명하라 임명하라
ㅋㅋㅋ

자목련 2022-10-28 14: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빵, 커피, 책, 가을 풍경 모두가 유혹이네요.
특히 마지막 사진에 심쿵!
스마트폰으로 볼 때는 인형인가 싶었어요.

레삭매냐 2022-10-28 14:19   좋아요 0 | URL
아주 귀여운 냥이지요 ^^

장판하고 비스무레한 때깔
이라 순간 솜뭉치인 줄 알
았답니다.

라로 2022-10-28 14: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절미 크로플이 왜 그렇게 질길까요?? 원래 부드러운 것이 인절미 아닌가요??
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합니다!!ㅎㅎㅎ
근데 가게가 너무 널찍해서 썰렁해 보여요.^^;;
어쨌든 감색이 너무 이쁘네요.
길냥인가 봐요? 겨울이 다가오는데...
저도 플라스틱 덜 사용하고 물 아껴 쓰고,, 등등 하면서도
나만 하면 뭐 하나? 뭐 그런 생각도 하게 되고,,
여기선 또 총기사건 터지고,,, 이래저래 심란합니다.

레삭매냐 2022-10-28 14:23   좋아요 0 | URL
아니 또~!~~ 세상에
조용할 날이 없네요 그래.
왜 그놈의 총기 규제를 하
지 않는지 그것 참 -

크로플이 썰기에는 질겼
는데 이거이 입에 들어가
니 그만... 아주 살살 녹았
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들이
없더라구요. 아마 주말에
는 미어 터지지 싶습니다.

길에 사는 냥이들 겨울이
걱정이지요. 참 추운디 -

무엇보다 온수가 지구온난
화의 주범이라는 말에 아니
샤워를 줄여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ㅠㅠ 맞아요 나만 그
런다고 뭔 소용이냐 기래 다
들 암케나 쓰레기 버려대는
데... 씁쓸하네요.

서니데이 2022-10-28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에서 햇볕 따뜻한 날의 느낌이 잘 느껴지네요.
모양을 보니 대봉시 같은데, 햇볕 잘 받는 곳에 있어서 잘 자란 것 같습니다.
요즘 와플모양 디저트가 다양하네요.
인절미도 크로플이 되는 거군요.
디저트 사진 잘 봤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레삭매냐 2022-10-28 16:50   좋아요 1 | URL
우와 저 감이 대봉시였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역시나 램프의 요정 북플은
배움의 공간이로군요.

아마 크로플에 인절미 맛
무언가를 뿌린 게 아닐까 추
론해 봅니다 :>

감사합니다.

coolcat329 2022-10-30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요즘 맛집과 이쁜 카페 많이 다니시네요.
탐닉 사셨군요. 표지가 좀 그렇죠? ㅋ
늘 사진들이 이쁘고 즐거워 보입니다.

레삭매냐 2022-10-30 21:49   좋아요 0 | URL
맛집까지는 아니고 그냥 -

오늘 오후에는 정말 날이
여름 같았습니다.

<탐닉> 표지 다시 보니
그렇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