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바람이 빠졌다고 해서 아침부터 그거 때문에 이리저리 다녀 보다가 결국 삼천리에 가서 해결했다.

차에 자전거를 욱여 넣느라 맨날 고생이다.

 

오늘 점심은 해물찜. 만날 고기만 먹다 보니 고기는 질린다는 말에, 이번엔 해물찜 고고씽.



가기 전에 주차와 주말 웨이팅 걱정을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주차할 곳은 없었지만 웨이팅은 없었다. 아마 경기가 점점 나빠지면서 외식하는 이들이 줄지 않았나 싶다. 확실히 경기가 좋지 않나 보다.

 

가기 전에 이미 메뉴를 정하고 가서, 바로 주문각.

오늘의 메뉴는 물회(20,000)와 해물찜 소(60,000).

 

물회는 예전에 여기저기 잘한다고 하는 곳에 가서 먹어 봤는데 그 새 5,000원이 오른 모양이다. 음식이 정말 빨리 나와서 좋았다.

 

물회는 얼마나 차가운지 이가 시릴 정도였다. 육수에 살얼음이 져 있었다고.



타라, 오늘의 메인 메뉴였던 해물찜 등장이오~~~

반찬으로 내가 좋아라하는 해파리 무침과 메밀전병이 나왔는데 해파리 무침은 넘나 맛있어서 결국 리필 한 번을 해서 먹었다.

 

오징어와 낙지 그리고 문어는 먹을 사람이 있고, 아구 또한 찜한 선수가 있어서 다 양보하고... 난 뭘 먹었지? ㅋㅋㅋ

그것 말고도 먹을 게 제법 많더라. 아구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한 마리 정도 들어 있어서 더 좋았다. 울 아버지 말쌈이 예전에 아구는 잡히면 재수 없어서 버리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는데. 어려서 아버지 따라서 낚시를 하러 갔는데, 부둣가인지 위험하다고 나에게 낚싯대를 주지 않아서 입이 대빨 나왔던 기억이 난다. 내내 뿌루퉁하다가 용현동 물텀벙이 골목에 가서 물텀벙이를 실컷 먹고 입이 풀렸다는 건 안 비밀. 그땐 그랬지.

 

여튼 실컷 먹고 주변 공원 나들이에 나섰다.



고친 자전거와 잠자리채 그리고 채집통을 들고 천변 구경에 나섰다.

내가 또 한 잠자리 잡아서 가는 길에 바로 한 마리를 잡아서 채집통에 골인!

돌아가신 할머니는 잠자리를 잰자리라고 부르셨었는데... 보고 싶네요 할머니.

 

가물어서 그런진 몰라도 냇가에 물이 말라 있었다. 그래도 신발을 벗고 물에 들어가니 시원하다. 원래 같으면 지난 여름에 가지 못한 늦은 휴가를 어제 출발해야 하는데... 아 그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지끈거린다.

 

물이 좀 깊은 곳에는 물고기들이 많이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포기를 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작년 이맘때는 아마 수원 만석공원에 가서 세뱅이를 잡느라 정신이 없었지. 한쪽으로 수문이 살짝 열려 있었는데, 우리가 다가 서니 다들 그 수문 안으로 튀어 버렸다. 우리 동네 냇가에는 다슬기가 지천인데, 이 동네에는 다슬기가 거의 없더라. 그래도 한 마리를 잡았다. 그러다 발견한 화투짝 하나. 냇가에서 고스톱을 즐기신 모양이다. 나도 고스톱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도통 칠 일이 없네 그래.



그렇게 천변을 걷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해바라기로 추정되는 꽃을 발견해서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해바라기와 꽃 모양새가 좀 달라서 다음 꽃검색을 해보니 아니 이 꽃의 이름이 무려 뚱딴지(돼지감자!)라고 한다. 와우, 같은 해바라기 속의 꽃이라고 한다. 돼지감자의 꽃이 이렇게 이쁘단 말이지.

 


목이 말라 커피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보니 좌측에 수원 과수농원이 있더라.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고 해서 참가신청을 해보고 싶어서 지금 인터넷 검색으로 알아 보니 수원에 사는 학생만 가능하다고 하네. 우린 수원 사람이 아니니 아웃! 지금 막 사과가 열렸는지 아주 탐스러워 보였다.

 

옆의 아파트 단지 울타리에는 철없는 장미가 이래 피어 있었다. 하긴 요즘에는 장미가 11월에도 피니 뭐 할 말 없긴 하지.


그 다음 코스는 커피하우스. 멀리 찾아 갔는데, 아이도 11주문을 해야 한다고 해서 빈정이 상해 버렸다. 외부 음식 금지는 이해가 되지만 아이들이 커피하우스에서 뭘 먹으란 말이지. 게다가 우리 꼬맹이는 안 먹는 게 많아서 그냥 돈을 버릴 판이다. 커피 맛을 보고 싶었는데, 마음에 안들어서 패스했다. 그래도 커피 러버만 남겨 두고 우린 씨유 5천원 쿠폰을 쓰기 위해, 인근 씨유 찾아 삼만리.

 

결국 찾아서 쿠폰을 이용해서 음료수에 과자 파튀~

꼬맹이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난 가방에 들어 있던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를 찾아서 읽기 시작했다. 오늘 새벽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고 서걱거린다. 작가의 작법이 원래 이런 스타일인가.

 

서문이 읽다가 우리 책쟁이들의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울컥했다. 그 이야기는 리뷰에 담아야겠지.

 

돌아오는 길에는 다이소에 들러서 지난주에 산 우비 환불하고, 배라에 들러 토스에서 주는 4,500원 쿠폰으로 쿼터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무려 17,000원이라고 해서 식겁했다. 4,500원 얻자고 12,500원 쓰는 건 아무래도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 집에 와서 씻고 잠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서 지난번에 쟁여둔 밀키트 도스 타코스 냉동 케사디야를 먹었다. 오늘 하루 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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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9-25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정곡을 찌르는 부분을 전해주시려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커피 하우스에서 아이에게 커피 강요는...^^;;;

레삭매냐 2022-09-25 09:03   좋아요 3 | URL
커피 메뉴 강요는 아니구요,
아이 메뉴가 있긴 했는데 먹을
게 없더라구요 ㅠㅠ

보뱅의 책, 정말 대단하긴 하네요.

햇살과함께 2022-09-25 07: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물회와 해물찜! 요즘 물회 많이 올랐더라고요:;;

레삭매냐 2022-09-25 09:04   좋아요 4 | URL
물회 단가가 예전보다
33퍼센트 정도 올랐나 봅니다.

어쩌면 올해 마지막으로 먹는
건기도 몰라서 과감하게 주문
했습니다.

얄라알라 2022-09-25 09: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33퍼센트요? 흐......검색해보니 레삭매냐님 사시는 데 근처는 만두도 유명한가봐요^^ 이래저래 식사전 일요일이라 다 맛있게 느껴져요 ㅎ해물찜 특히!

레삭매냐 2022-09-25 11:46   좋아요 2 | URL
가보고 싶은 곳은 많으나,
식구들 중에 아무 거나 다
먹지 않는 친구가 한 명
있어서 ㅋㅋ 도전이 쉽지가
않답니다 :>

아 식전이라 배고프네요.

바람돌이 2022-09-25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회 해물찜 다 제가 좋아하는거.... 진짜 맛나겟는데요.
물회 먹은지 좀 된거 같은데 아 우리동네 진짜 잘하는 물회집 있거든요. 근데 딱 문열때 가지 않는 이상 웨이팅이 장난 아니라 잘 못먹어요. ㅠ.ㅠ
이 글 보니까 그 집 물회 먹고싶어.....

레삭매냐 2022-09-25 23:09   좋아요 2 | URL
요즘 뭐 하나 잘하는 집들
은 웨이팅이 기본인가 봅니다.

밥솥 고치러 수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침바람부터 사람들이 어느
가게 앞에 줄을 대섰더라구요.
종목은 몰랐지만, 너무 궁금했
답니다. 나도 차 세우고 줄서
야 하나 ㅋㅋㅋ

물회 좋아하시는군요 ^^

그레이스 2022-09-25 20: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에는 루드베키아인것 같습니다.^^
뚱딴지인가요?
오늘 저도 해물찜 먹고 왔어요^^
여기가 더 맛있는듯요
아낙네가 해주는 해물찜!

레삭매냐 2022-09-25 23:10   좋아요 3 | URL
간만에 해물찜 영접하니
너무 좋았습니다 -

돈 모아서 종종 먹으러 ~
이번주에 공모하는 녀석들이
대박나길 기원해 봅니다 :>

저도 루드베키아 좋아합니다.
그리고 보니 해바라기과 속의
꽃들은 모두 좋아하는 것으로 !

서니데이 2022-09-25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서재에선 예쁘고 근사한 음식 사진 자주 볼 수 있어서 좋네요.
요리책에 나와도 될 것처럼 맛있게 보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하고 좋은 밤 되세요.^^

레삭매냐 2022-09-25 23:14   좋아요 3 | URL
주말이 그렇게 흘러 가고
9월의 마지막 주를 맞이
하게 되었네요.

낮에는 여전히 덥더라구요.

비루와 함께 하는 저녁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mini74 2022-09-26 18: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에서 아낙네란 노래가 왜 자꾸 자동재생이 되는거죠 ㅎㅎ 아낙네 저 간판 혹시 둘리에
나오는 꼴뚜기왕자님 ?! ㅎㅎㅎ전 왜 꼬맹이님이 무슨 게임했는지 궁금하지요 ㅎㅎ

레삭매냐 2022-09-27 09:53   좋아요 1 | URL
앗! 둘리라 -
저 예전에 보물섬에 응모
해서 둘리 인형 받은 적이
있답니다 자랑 자랑 -

꼬맹이는 제가 푼돈 벌려고
시작한 무한돌파 삼국지를
했답니다. 지금은 코인을 주
지 않는데도 열심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