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 알라딘 중고책방이 생긴 이래, 전국적으로 알라딘 책방이 우후죽순처럼 그렇게 생겨났다.

 

나처럼 새책보다 중고책을 선호하는 책쟁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복음 같은 소식이었다. 초반에는 알라딘 중고책의 가격이 참 착했다. 그야말로 중고책 다운 그런 가격이었다. 그러다가 우려한 대로, 알라딘이 모든 중고책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참 그전에 반디앤루니스에서 중고책을 매입하기도 했었다. 알라딘에서 재고과다로 매입불가 판정을 받은 책들도 받아 주더라. 다만 현장에서 중고책 매입보다는 판매에 집중하다 보니, 종종 혼선을 빚기도 했다. 반디가 중고책 값도 알라딘보다 후하게 쳐주었다는 건 안 비밀. 결국 반디도 다 망하고 말았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1탄이라고나 할까.

 

경기도 변두리에 사는 나는 수원과 안산의 알라딘에도 원정을 뛰곤 했다. 오늘 아침에 다 읽은 엔도 슈사쿠의 <바보>도 지난주에 알라딘 안산점에 가서 업어온 녀석이다.

 

알라딘은 전국의 많은 대형마트 중에 유독 홈플러스와 협업을 한 것 같다. 상당히 많은 점포들이 홈플러스에 둥지를 틀었다. 그런데 홈플러스 매장이 문을 닫으면 그곳의 알라딘도 망하게 된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렇게 해서 내 주위에서 사라진 매장이 알라딘 북수원홈플러스와 오늘 안내를 받은 안산 홈플러스였다.

 

지난주에 든든하게 쌓인 적립금을 부여안고 안산 홈플러스로 원정을 나섰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살 책들 3권만 딱 골라서 동선을 최소화했다. 요즘 안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40명대로 계속 발생해서 매장에 오래 머물고 싶는 생각도 사실 없었다. 고지나 노부오의 <포옹가족>과 엔도 슈사쿠의 <바보> 그리고 알렉산드르 헤몬의 <나의 삶이라는 책> 이렇게 세 권이었다. 그 중에 2권이나 읽었으니 이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닌가.

 

2층 식료품 매장에 들러서는 홈플러스가 자랑하는 천원짜리 단팥빵과 그롤쉬 비어 2깡통 그리고 간식거리를 쟁여서 부리나케 컴백했다.

 

알라딘 북수원홈플러스 점에서는 타리크 알리의 <술탄 살라딘>을 아마 만났더랬지. <석류나무 그늘 아래>도 거서 샀던가.

 

로또판매점의 할머니는 의자가 자꾸 미끄러지신다면서, 곧 다른 곳으로 이사가신다고 하셨었는데 그게 홈플러스 안산점 폐점 이야기였구나 싶다. 안산 홈플러스점의 매출이 전국에서 상위권이라고 하던데 왜 폐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럼 거기서 일하시고, 장사하시던 분들은 다 어디로 가시는 거지? 가뜩이나 코로나 사태로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어렵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지난번 방문이 나의 알라딘 안산점의 마지막이었구나. 모든 게 다 그렇지만, 사라져 가는 것들은 항상 아쉽다.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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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19 11: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중고서점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는데. 코로나 때문에 오히려 서점 외에도 문닫는 각종매장들이 속출해 걱정입니다. 오늘은 신규확진자가 2천명대라는데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 많은 요즘이네요.

레삭매냐 2021-08-19 13:28   좋아요 5 | URL
저도 오늘 코로나 확진자수 보고
경악했습니다. 다시 2천명선이란....
아이들 개학이 이제 막 시작되었는
데 - 참 답답하네요.

중고서점은 책쟁이들 아니면 잘
찾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새책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8-19 11:5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안산점은 그럼 없어지나보군요. 가보지는 않았어도 거기서 온라인으로 샀던 기억이 있는데 ~~ 좋은건 오래가지 못하나봐요 ㅜㅜ

레삭매냐 2021-08-19 13:29   좋아요 5 | URL
그니깐요.

저도 전국 각지에 있는 알라딘
매장에서 2천원 배송비를 내고
책을 삽니다.

오늘도 송도에서 올 책이 하나
있네요.

coolcat329 2021-08-19 12: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 종로책방 아시죠? 올 봄인가 갔다가 문닫은거 보고 울 뻔했답니다. 알라딘보다 30프로는 저렴, 제가 좋아하는 소설이 많아 참 좋아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못갔더니 그새 문을 닫았더군요 ㅠ

안산 알라딘을 종종 이용하셨군요. 얼마전 갔던 곳이 문을 닫는다니 기분이 이상하실거같아요.ㅠ

레삭매냐 2021-08-19 13:31   좋아요 6 | URL
악! 안돼 ~~~
종로책방은 이제는 코로나 때문
에 중단되었지만 저희 달궁 책모
임하던 곳이라 한 달에 한 번은
꼭꼭 들리던 곳이었답니다.

아예 문을 닫은 건가요? 슬픕니다.
가격도 착하고 좋은 곳이었는데...

***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올해 3월 27일 영업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고 하네요. 아 -

coolcat329 2021-08-19 13:32   좋아요 6 | URL
모르셨군요.ㅠ 아예 없어졌답니다. ㅠㅠ
문닫기전 책 세일까지했다는 얘기듣고 더 속상했었죠.ㅠ

레삭매냐 2021-08-19 13:32   좋아요 4 | URL
아 증맬루...

종로에 가는 낙 중에 하나였는데.
그렇게 사라져 버렸군요...

coolcat329 2021-08-19 13:33   좋아요 4 | URL
네 제가 4월에 갔거든요. 바로 전달에 문을 닫았더라구요.ㅠㅜ

페넬로페 2021-08-19 12: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것 같아요. 대형마트까지 문을 닫는 것을 보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은것 같아요. 전엔 한번씩 중고서점에 들렸는데 시국이 그런지 안 간지 오래된 것 같아요.
중고서점이 활성화되어 좋고 적절한 가격에 책을 더 많이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쉬워요^^

레삭매냐 2021-08-19 13:36   좋아요 5 | URL
알라딘이 세상의 모든 책들을
다 빨아 들이면서 중고 책값이
올라 버려서 속이 좀 상하네요.

이럴 줄은 알았지만 그래두...

암튼 그래도 중고책방 활성화
는 찬성합니다.

mini74 2021-08-19 18: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ㅠㅠ 저도 좋아하던 동네착방 한 군데 남고 다 문 닫았어요. 모여고옆 중고서점들음 폐업수준이고 ㅠㅠ 슬퍼요. 제가 서점을 하고 싶다니까 남편이 고생하며 망하고 싶음 하라고 ㅎㅎㅎ

레삭매냐 2021-08-19 23:10   좋아요 3 | URL
저라도 지인이 서점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지난 번에 동네 서점에 가
보니 책방은 정말 책을 사는 곳
이 아닌 잠시 둘러 보고 사진
찍는 곳일 따름이었습니다.
그렇더라구요. 에휴...

붕붕툐툐 2021-08-20 00: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들 서점 없어지는 거 아쉬워 하시는 이 마당에 저는 제가 좋아하는 식당 없어지면 그렇게 슬프고 아쉽더라구요.. 근데 그런 일이 종종 있어요! 요즘 특히 더요~
저도 알라딘 중고가가 사악하다고 생각합니다!

레삭매냐 2021-08-20 08:09   좋아요 2 | URL
그렇죠 자주 가던 단골식당이
없어지면 좀 그렇죠.

제가 자주 가던 단골 도넛집
이 있었는데 분당으로 이사
가신다 하니 참 아쉽더라구요.

사악해져 버린 알라딘 중고판
매가!!! 격렬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