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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사
출판 2015 년
이순례 장편소설
어느 신문에선가
신간 소개난에서 정보를 보았다.
대학 교수,
70 대의 여류작가,
최초의 장편소설집.
대체로 노년의 신인,
또는 여성,
최고 지성적 이미지.
도대체 어떤 작품일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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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저장했다가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 기회에 구입했다.
그리고 열렬한
기대로 책장을 열었다.
몇 장 넘기지 않아
책 겉표지에 소설이란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걸 알았다.
그 이유는 자전적
성격이 다분해서다.
무릇 작가에게서 그 작품에 자전적 내용이 녹아나는 것은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걸 객관화시키거나 슬쩍 픽션으로 포장하는게 대개의
경우인데
여기선 실제 사건이나
인명이 그대로 들어나, 자전적 내용임을 확실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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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에서 화자인
< 나 >의 인생을 요약하면 세 단계의 여정을 거친다.
소녀 시절 나의
선망이었고 집안의 자랑이었던 피아니스트 지망생,인서언니가 서울에서 음악 공부를 접고 돌연 집으로 돌아왔다.
연상의 교수에 대한 짝사랑이 그가 멀리 떠나자 패닉이 되고,급기야 폐인이 된 것이다.
나 윤서는 소녀의
민감한 시선으로 언니를 보며 실망과 혼돈에 휩싸인다.
언니의 기나 긴
투병생활 , 어느 날 깜짝 정신이 돌아 온 인서 언니의 말이다
< 루른 하늘에
흰구름이 한가롭게 흘러가네. 나도 구름처럼 그냥 흘러 다녔으면 좋겠다.파랑새처럼 말이지. 우리는 죽어서 파랑새 되자.자유롭게,
그러나 나란히 사이좋게 훨훨 하늘을 날라 다니자. 죽거들랑 그러자.
>
인서 언니는 끝내 회복되지 못하고 25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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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ang 그는
대학교수. 윤서는 그의 서포트로 대학을 졸업한다.
그도 이미 가정이 있고 연상이고 또 사회적 어느 예술
분야에서 꽤 명성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윤서는 이와의 관계를 표면화할 수 없고
마냥 기다리는 소극적인 자세일 뿐이다.
< P.Jang은 나를
만나기 오래 전에 이미 현실의 집을 굳건히 지은 사람이니 그 위에 또 어떠한 집도 지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또한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집도 짓고 싶지 않았다. 미로, 어느 여름 날 ,햇빛 작렬하던 그 여름날에 단 한 번의 활시위에 맞은 심장 ,
그 화살은 미로였다. 그러나 나는 그 운명을 감당하기로 하였다.
>
그는 어떤 약속이나 다짐없이 일방적으로 윤서를 찾았고
윤서는 무력하게 몸을 연다.
그게 사랑이라 생각하며. 그런 관계는 너무 길었다
' 18 세 부터
57 세 까지 '
이 두개,젊은 날의 큰 그림은 과거 불투명의 유리를 통해서 안개 낀 바깥을 보듯 온통 희미하고 몽상적이며
인서 언니의 불행한 그림자가 어둡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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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윤서의 생기 가득한 인생은 그녀가 57세 때,
63 세의 한인범과 결혼하게된 이후다.
그는 호탕했고 부유하고 또 사랑할 줄 아는 남자였다.
그와 함께한 11 년
20 일은 인생의 쓰고 달고 신, 참 맛을 생생하게 경험하고 누린 세월이다.
최선의 삶을 살려고 역동적으로 노력하고 움직이고 참여했다.
그의 전처 소생들의 배척과 길등으로 힘든 면도 있었으나
그 한인범을 만나 참사랑과 안정을 갖는다.
< "--- 그런데 정작 살아 보니 두 가지를 속았다는 것을 알았지,한 가지는---"
" 한 가지는
?"
" 그것을 그렇게
잘 할 줄은 몰랐지.울면서 만월을 외칠 때의 당신은 내 심장을
끊어트려 놓지. 그 면에는 약간 두루뭉실하게 보였는데 대체 몇 놈하고 연애를 한거야?
"
" 이럴 줄 알았으면
연애라도 싫컷 했어야했는데 당신이 처음이니 억울하지요. "
" 윤서야 저 하늘의
달이 웃는다 "
" 그나저나 양파
껍질은 벗겨서 무엇에 쓰시려고요 "
"껍질을 벗기긴,
이미 통째로 다 먹었다. 그런데 말이야, 통째로
다 먹었는데도 아직도 모르겠단 말이지."
우리는 하하 호호 기분좋은 웃음 소리를 냈다. >
늦은 나이에 한 혼인이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의미를
두어 세세하고 꼼꼼하게 서술해 간게 아닌가 생각된다.
노년의 새 출발이 사회적 관계망에서 복잡하고 부정적 측면도
있으나 그래도 나름
새 힘과 행복을 추구하고
누리며 아름다운 황혼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는 느낌이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이 또 다른 광풍을 일으키지만 모든
걸 내려놓은 후 가벼운 마음으로 차분하게 인생을
정리하는 작가의 모습이 아름답다.
( 괄호 안 인용문은 이 작품
속의 분위기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발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