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트
< 그래서 어쩌라구 ? 나보고 뭐 어쩌라구 >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중
-----> 그 사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누구의 고의도 아니었으며, 그리고 나에게도 너무 큰 상실이었고 아픔이었고 슬픔이었다.
네 살 딸 아이가 유치원 버스 밑으로 들어가 꼬물꼬물 놀고 있을 때 아이를 미처 보지못한 운전기사가 버스를 후진한 것이다. 딸은 왜 그 시간에 그 차 밑에 들어가 혼자서 조용히 놀고 있었을까. 그리고 난 그 때 왜 하필 유치원생 엄마들과 잡담에 빠져 딸아이의 움직임에 부주의했던가.
남편은 나의 부주의를 가장 크게 꼬집고 비틀어 추궁하고 닥달하더니,
" 너하곤 끝장이야" 소리를 지르고는
끝내 짐을 싸 들고 집을 나가버렸다.
( 나쁜 시간, 나쁜 장소)였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않은 채.
< 물음: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 ?
나: 내 자신을 견딥니다. >
에밀 시오랑의 ‘지금 이 순간 나는 아프다’ 중
-----> 강원도 오지의 산골짝 , 낮고 부드럽게 속살거리며 계곡물이 흐른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피톤치드 성분 충만하여 신선하고 차가운 대기, 도시의 불볕 더위는 저 멀리 소란일 뿐 .여긴 서늘하고 적막하다. 속살거리는 물소리가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 녀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녀는 차양막 아래 평상에 꼼짝 않고 누워 있다. 죽은듯이 반듯하게 누워있지만 가슴의 높낮이가 미약하게 오르내린다.아마도 서서이 죽어가는지도 모른다.
< 우리의 일상은 얼다가 녹다가하는 일의 반복이예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오직 견디는 것뿐 > 이성복의 ‘무한화서’중
-----> 그녀는 잠에서 깨어난 아침부터 잠이 드는 밤까지 그저 견디기만 했다.그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돌아가고 싶은 평범한 일상들은 아름다웠고 너무 멀리 있었다.
인기척이 가까이 다가온다. 중년의 여인이 곁으로 와서 한숨처럼 말한다.
“ 이것아,언제까지나 굶을라고 ? 산 사람은 살어야지 . 그 어린게 제 명이 짧아 그리 간걸 . 누굴 원망하겠니? “ 중년여인이 바구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놓은 것은 닭죽이다.
“영계 한 마리에 인삼 한 뿌리, 찹쌀 넣고 푹 끓인 죽이니까 몇 술 뜨고 기운 차려야지"
엄마는 달래듯 부드럽게 말하며
꿈지럭 꿈지럭 부시시 일어나는 내게 숟가락을 쥐어준다. 며칠 동안 굶주려 창자가 꼬집히는 듯한 허기에 쌉싸름한 인삼과 구수한 닭죽의 냄새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 움마 !’ 그녀는 외치며 짐승같이 운다. 금방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다.
그러며 입을 벌려 닭죽을 한 숟갈 떠 넣는다.
< 이런게 인간이었어?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서,이런게 인간이었어 ?하면서 헤매는것, 헤매는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
-----> 가장 모르는게 인간이고 가장 알아야 하는게 인간이기 때문에 소설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하겠다.
물음: 당신은 소설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
나의 대답 ; 인간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