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지켜야 할 동학의 덕목

 

 첫째, 집안의 모든 사람을 한울님같이 공경하라. 며느리를 사랑하라. 노예를 자식같이 사랑하라.

                           우마육축을 학대하지 마라. 그렇지 못하면 한울님이 노하실 것이다.

 

                         둘째, 하루 세 끼의 식사때 한울님께 심고하라. 청결한 물을 길어 음식을 청결하게 하라.

 

셋째, 묵은 밥을 새 밥에 섞지 마라. 흐린 물을 함부로 버리지 마라. 가래침이나 콧물을 아무 데에

                           나 토하지 마라. 만일 길이거든 반드시 묻어라. 그렇게 하면 한울님이 감응하실 것이다.

 

넷째, 모든 사람을 한울님으로 인정하라. 손님이 오거든 한울님이 오셨다 하라. 어린이를 때리지

                            마라. 이는 한울님을 치는 것이다.

 

 

                        이것이 1세기 전의 덕목이라니, 믿겨지지 않죠? 비록 간결한 덕목이지만 깊이 음미해보면 현금

                        인류가 당면한 과제인 환경과 교육 그리고 분쟁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해 주는 위대한 덕

                        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에게 이런 사상이 1세기 전에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울 뿐이

                        에요.

 

                        덕목의 용어 중에서 육축과 심고가 좀 낯설어 보이네요. 육축은 한자로 六畜이라고 표기하고,

                        심고는 한자로 心告라고 표기해요. 六畜은 여섯 가축이란 뜻인데, 소, 말, 양, 닭, 개, 돼지를 가

                        리켜요. 心告는 '마음 속으로 (한울님께) 고한다'란 의미에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心은 전에 다뤘으니 빼고 六, 畜, 告만 알아 보도록 하죠.

 

                       은 두가지로 설명해요. 하나. 入(들입)과 八(여덟팔)의 합자이다. 주역에서 육(六)과 팔(八)

                        은 모두 음수(陰數)이면서 각각 변(變)과 정(正)의 음수인데, 팔(八)로 들어가는 것은 변(變)이

                        정(正)으로 바뀌는 것으로 그 숫자는 바로 육(六)이다. 하여 이글자의 뜻과 음이 '여섯륙'이다.

                        둘. 본래 入(들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이며, 入에다 八(分(나눌분)의 초기 형태)을 추가하

                        여 나누어 집어 넣다란 의미로 집어넣다란 의미를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후에 두 글자를

                        분리하여 入은 '집어 넣다'란 의미로만 사용하고, 六은 세개씩 나누어 넣는다란 의미로 여섯이

                        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둘 다 그럴듯 하죠?  六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六甲(육

                        갑), 육기(六氣, 추위, 더위, 메마름, 습함, 바람, 비)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참고로 六은 위조를

                        막기 위해 陸(땅륙)으로 표기하기도 해요.

 

                       은 玆(불을자)의 축약형인 玄과 田(밭전)의 합자에요. 열심히 농사지어 수확물을 많이 쌓아

                        올렸다는 뜻이에요. '쌓을축'이라고 읽죠. 지금은 '가축축'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농사를 짓는

                        데 가축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파생된 의미에요. '쌓을축'은 畜으로도 표기하지만 '蓄'으로도

                        표기해요. 畜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家畜(가축), 畜産(축산)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牛(소우)와 口(입구)의 합자에요. 소는 말을 못하므로 뿔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란 의

                        미에요. '알릴고'라고 읽어요. 告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忠告(충고), 警告(경고) 등

                        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여섯륙, 가축축, 알릴고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産, 忠(       ), (       )甲

 

                        3. 다음을 1주일 동안 실천해 보시오: 모든 사람을 한울님으로 인정하라.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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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에 충북 보은에 갔다오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 들러 사진 몇 장을 찍었어요. 공원에서는 동학의 제 2차 교조신원운동이었던 보은취회(報恩聚會)를 기념하여 문화제가 열렸더군요. 요즘 메르스때문에 집회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인데 여기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대범하신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뜻으로 참석하신 분들일테니 다들 아무일 없으시길, 속으로 기원드렸네요.

 

  보시는 사진은 동학농민혁명위령탑이에요. 동학농민군이 기치(旗幟)로 내건 구호들을 써 놓았어요.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의 형태를 취하여 한결 생동감있게 느껴지더군요.

 

  오른쪽부터 읽어 볼까요? 대동세상(大同世上),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 제폭구민(除暴救民), 동학(東學) 이에요.

 

  대동(大同)은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 나오는 말로 대도(大道)가 행해져 타인을 배려하여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고 모두가 욕심없이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이상사회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크게 하나된다는 뜻이지요. 척왜양(斥倭洋)은 왜(일본)와 양(서양)을 배척한다는 의미이고, 창의(倡義)는 의로운 거사를 일으킨다는 뜻이에요. 제폭구민(除暴救民)은 포악무도한 관리와 정사를 폐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지요. 동학(東學)은, 잘 아시는 것처럼, 최제우(崔濟愚)한 창시한 우리의 민족 종교이죠. 서교(西敎, 천주교)에 대항하여 동방인 우리나라에서 도를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죠.

 

동학농민혁명위령탑을 바라보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당시 동학농민혁명군이 내걸었던 기치의 내용들이 아직도 우리에게는 현재진행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회는 자꾸 양극화되어 계층간 위화감이 깊어지고 주변의 강대국들은 패권주의로 치닫고 있는데, 정부는 기득권의 이익 지키기에 급급하고 남북 관계를 풀기는 커녕 자꾸 경색되게 하여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으니 말이에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上과 倡만 빼고 다른 것은 전에 다 다루었어요. 두 자만 알아 보도록 하죠.

 

은 땅[一]위에 있다[卜]란 의미에요. 卜은 단순히 위에 있다란 표시로 보기도 하고, 양기(陽氣)가 위로 솟구치는 모양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기도 해요. '위상'이라고 읽어요. 잘 아시죠? ^ ^ 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上下(상하), 천상(天上)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은 人(사람인)과 昌(아름다울창)의 합자에요. 倡은 본래 한나라때 궁중에서 오락을 담당하던 환관[人]을 의미하는 말이었어요. 昌은 '아름다운 말'이란 뜻인데 사람들은 '아름다운 말'을 즐거워하기에 이 글자로 음을 삼은 거에요. 倡이 '외치다(일으키다)'란 의미로 사용하게 된 것은 오락을 맡은 환관이 무대 앞에 나서서 사람들을 웃기는데에서 연역된 거에요. '광대창, 외칠창'이라고 읽어요. 倡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倡和(창화, 한쪽에서 부르고 한쪽에서 화답하는 것), 倡優(창우, 광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문제를 아니 내겠습니다. 대신 제가 부족하게 설명드린 동학과 보은취회에 대해 좀 자세히 읽어 보시는 것을 과제로 드리겠어요. 아래의 링크에 들어 가셔서 일별(一瞥)해 보셔요. 내일 뵙겠습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16857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09b367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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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시사 주간지의 기사 목록 중에서 찍은 거에요. '화웨이'는 한자로 '華爲(화위)'로 표기해요. '화려하게 달성하다' 정도의 의미에요. 회사 이름에 걸맞은 성과를 내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죠. 창업한지 20여년 만에 세계 2대 통신업체가 되었거든요.

 

  굴기(崛起)는 '우뚝 솟아 일어나다'란 뜻이에요. 자국내 수많은 통신업체가 명멸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생존하며 나아가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되었으니 '굴기(崛起)'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죠.

 

  화웨이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높은 경영성과도 성과지만, 그 성과를 있게 한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의 경영철학 때문이에요. 기사 목록의 소제목에 나온 것처럼 '학습과 혁신'이 런정페이 경영철학의 핵심이죠. 런정페이는 "하루를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쫓겨나고 말 것이다. 사흘을 배우지 아니하면 업계의 거두를 따라 잡을 수 없다."라는 위기의식으로 끊임없는 혁신과 학습의 가치를 강조한다고 해요.

 

그런데 런정페이의 경영철학은 생멸(生滅) 기간이 유독 짧은 통신업체에선 어쩌면 당연한  경영철학인지도 모르겠어요. 다른 통신업체도 그런 경영철학을 갖지 않았을까요? 요는, 그런 경영철학을 임직원이 공유하는 것이겠는데, 그것을 공유시킨 것이 런정페이의 리더십이자 화웨이의 성공비결이겠지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은 山(뫼산)과 屈(굽을굴)의 합자에요. 屈은 짐승이 우묵한 곳에 꼬리를 집어넣어 마치 꼬리가 없는 듯한 모습을 나타낸 거에요. 그렇듯 산이 주변 지형과 이어지지 않고, 우뚝 솟은 모양을 나타낸 거에요. '우뚝솟을굴'이라고 읽어요. 崛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흔하게 쓰는 한자가 아니라 예를 쉽게 찾을 수가 없네요. 崛出(굴출, 崛起(굴기)와 유사한 의미에요), 崛然(굴연, 험준한 모양)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는 走(달릴주)와 己(몸기)의 합자에요. 달리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우다란 의미에요. '일어날기'라고 읽어요. 起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起床(기상), 發起(발기) 등을 들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우뚝솟을굴, 일어날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出, (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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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 괜찮아요?"

  "으음, 상처가 좀 심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으으윽."

 

  박인일과 부인 채씨는 합천에서 왜구에게 붙잡혀 왜국으로 이송중이었다. 인일은 승선한 왜구의 인원이 의외로 적은 것을 알고 탈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일은 채씨에게 자신의 계획을 귓속말로 전하며, 왜구를 상대하는 동안 잘 숨어 있으라고 당부했다. 채씨는 평소 남편이 담대하고 주밀한 것을 잘 알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일은 왜구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손목 포승줄을 풀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 때 한 왜구가 인일 가까이 다가와 뱃전에다 오줌을 지렸다. 왜구는 인일에게 등을 보였다. 인일은 즉시 옆에 널부러져 있던 각목 하나를 들어 왜구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오줌을 지리던 왜구는 외마디 소리하나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인일은 넘어진 왜구의 허리춤에서 칼을 빼내 들고 다른 왜구들을 향해 돌진했다. 7~8인 정도를 예상했는데, 생각지 못했던 왜구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왔다. 15명은 족히 되었다. 순간 인일은 당황했다. 그러나 바로 정신을 차리고 왜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순식간에 4~5인을 제거하고 나머지 인원과 일진인퇴를 벌였다. 힘겼게 다 물리치고 남은 한 왜구와 대치했다. 왜구는 두려운 기색을 보이면서도 인일이 지친 것을 알고 요리조리 피하며 계속 인일을 힘겹게 만들었다. 그러다 한 순간 인일이 헐떡일 때 인일의 왼팔을 칼로 내치쳤다. 인일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왜구는 인일에게 다가와 칼을 높이 쳐들었다. 분노로 눈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순간 왜구가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인일은 가까스로 자신에게 넘어지는 왜구를 피했다. 쓰러진 왜구 뒤에는 처 채씨가 피묻은 장도를 든 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채씨는 얼른 칼을 버리고 남편에게 다가갔다.

 

"여보, 괜찮아요?"

"으음, 상처가 좀 심하긴 하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으으윽."

 

인일은 혼절했다. 깨어나보니 배는 바다에 표류하고 있었다. 채씨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인일을 쳐다 보았다. 인일은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며 정박할 곳이 있나 살펴 보았다. 그러기를 한식경 드디어 육지가 눈에 보였다.

 

육지에 내려 지역 이름을 물으니, 서주(瑞州, 현 서산)라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낯선 두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안돼 보였는지 폐가 하나를 주선해 주었다. 생면 부지의 땅에서 두 내외는 굶기를 밥먹듯하며 생활했다. 그 와중에 채씨는 아이를 갖게 되었다. 인일은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너무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한 탓인지, 나아가는 듯 보였던 팔의 상처가 다시 도져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내가 일감을 찾겠다고 했지만 인일은 차마 아내에게까지 일을 시킬 순 없다며, 관아를 찾아가 관전 50냥을 어렵게 빌렸다.

 

1년을 기한으로 관전을 갚기로 했으나, 50냥을 약값과 얼마간의 생활비로 쓰고난 후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인일로서는 도저히 기한내에 돈을 갚을수 없었다. 그사이 아내는 만삭이 가까와졌다.

 

관가에서는 기한내에 인일이 빌린 돈을 갚지 않자 사령을 보내 인일을 끌어오게 했다. 사령이 인일의 집에 도착했을 때 만삭의 채씨가 허옇게 뜬 얼굴로 툇마루에 앉아 있었다.

 

"주인장은 어디 갔는가?"

"이틀 후에 오겠다며, 출타하셨는데요."

"빌린 돈을 갚을 기한이 한참 지났는데, 왜 아니 갚는가?"

"그게, 나리도 보다시피 저의 집 사정이..."

"자네네 사정 딱한 줄은 알겠지만, 나도 그냥 돌아갈 순 없네. 자네라도 데려가야 겠네. 차비를 하게."

"제가 홀몸이 아니라..."

"이 사람아, 자네만 어려운게 아닐세. 나도 어려워. 어서 채비를 허게."

 

채씨는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 사령을 따라 나섰다. 사령을 따라 힘겹게 따라가던 채씨는 인지(仁旨) 즈음에 이르러 산기를 느꼈다.

 

"나리, 제가 몸을...."

 

사령은 순간 당황해하며 채씨를 길옆 우물가 근처로 데려 갔다. 채씨는 사령에게 풀을 좀 뜯어다 달라고 부탁했다. 사령이 풀을 뜯으러 간 사이 채씨는 아이를 해산했다. 사내 아이였다. 풀을 뜯어온 사령은 눈쌀을 찌푸리며 산모에게 풀을 건넸다. 채씨는 풀위에 저고리를 벗어 놓은 뒤 아이를 눕혔다. 아이는 힘차게 울었다. 잠시 넋을 놓고 쳐다 보던 사령이 채씨에게 말했다.

 

"이제, 일어 나게!"

"예에...?"

"못들었나, 일어나라고!"

"아이는 어떡하고요?"

"쑥이 해충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하니, 아이에게는 쑥을 덮어 주면 될 것일세."

 

채씨는 어이가 없었지만, 사령의 말을 안들을수도 없었다. 주변에서 쑥을 뜯어 아이에게 덮어준 후 사령을 따라 나섰다. 관청에 도착하여 사령이 군수에게 인일 대신 처자를 데려왔다며 보고했다. 군수는 인일의 아내가 좀 이상해 보여, 연유를 물었다. 채씨가 울면서 오는 도중에 해산을 했다는 얘기를 했다. 군수는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네 이놈들, 당장 이 산모를 가마에 태우고 아이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할까!"

 

혼비백산한 사령들이 채씨를 가마에 태우고 아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사령과 채씨는 신비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학이 아이를 자기 새끼인냥 품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 기척 소리가 나자 학은 공중으로 날아 올라 너울너울 춤을 추다 사라졌다. 아이는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사진의 한자는 무학대사기념비(無學大師紀念碑)라고 읽어요. 무학대사는 잘 아시죠? 조선 건국과정에 깊이 관여했던 승려로 태조 이성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던 분이죠. 위에 쓴 이야기는 무학대사의 탄생 이야기에요. 이 분의 탄생을 기념하여 서산시 인지면 애정리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요. 그런데 기념비 옆의 해설판 내용이 너무 소략하고 문장도 이상해서 제가 소설 형식으로 바꿔 보았어요. 무학 대사는 불가에 입문하기전 이름이 '舞鶴(무학, 춤추는 학)'이었어요. 학이 보듬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죠. 그런데 불가에 입문한 뒤에는 승명을 '無學(무학, 아는 것이 없다)'이라고 했어요.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舞鶴이라는 본래 이름의 외피는 빌리되 내용은 전혀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출가(出家)의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어요. 출가함으로써 겉은 舞鶴이라는 사람이지만 속은 전혀 다른 無學이라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말이죠.

 

여기 기념비에 사용된 글씨체는 전서체에요. 다른 것은 그럭저럭 알아볼만 한데, 왼쪽 첫번째 나온 無(없을무)의 전서체 글씨는 알아보기 어려우실 것 같아요.

 

한자를 한 자씩 뜻과 음으로 읽고, 자원도 좀 자세히 알아 보도록 하죠. 無는 없을무, 學은 배울학, 大는 큰대, 師는 스승사, 紀는 적을기, 念은 생각념, 碑는 비석비라고 읽어요. 無, 師, 紀만 자원을 알아 보도록 하죠. 다른 것은 전에 다루었거든요.

 

는 사진에 나와있는 전서체를 가지고 설명해야 자원을 알 수 있어요. 전서체의 無는 林(수풀림)과 大(큰대)와 卄의 합자에요. 卄은 (스물입)이 두 개 합쳐진 것으로 숫자가 많은 것을 의미하죠. 따라서 無는 본래 나무들이 크고 무성한 숲을 의미하는 글자였어요. 지금은 이 의미를 廡(무성할무)로 표현하죠. 無가 '없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게 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어요. 추측컨대, 나무들이 워낙 무성해서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다는 의미로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싶어요. 無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無知(무지), 無謀(무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주나라때의 군대 단위를 가리키는 말이었어요. 2,500명의 군사를 師라고 불렀죠. 師의 왼쪽 부분은 阜(언덕부)의 줄임 형태이고, 오른쪽은 匝(둘레잡)의 초기 형태에요. 높이 쌓아 올려지고 둘레가 물샐틈없이 면밀하다는 의미였는데, 군사가 많고 기강이 엄밀하다는 의미로 전이되었죠. 후에 '스승'이란 의미로도 사용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많은 군사를 지도하는 사람이란 의미로 사용하다 점차 보편적인 의미로 남을 지도하는 사람이란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師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師團(사단), 師範(사범) 등을 들 수 있겠네요.

糸(실사)와 己의 합자에요. 본래 각 실이 하나로 통합된 모양을 나타낸 것이었어요. 己는 그 실이 꼬인 모양을 나타낸 것이에요. 실이 통합되면 꼬인 모양을 하지요. '적다(쓰다)'란 의미를 갖게 된 것은, 문자가 없던 시절, 실을 꼬아 의사를 표현한데서 나온거에요. 결승문자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紀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紀綱(기강), 紀事(기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보실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없을무, 스승사, 적을기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範, (    )事, (    )知

 

3. 위에서 소개한 이야기의 뒷 이야기를 이어 창작해 보시오.

 

 

3번 문제 해보셨나요? 인터넷을 찾아 보시면 무학대사 탄생기가 나와요. 한 번 대조해 보시면 재미 있을 것 같아요. ^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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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서울에 올라 갔다가 서울역에서 찍은 거에요. 강우규(姜宇奎)의사에 대해서는 '사이토 총독에게 폭탄을 던졌다가 실패했다'는 정도만 알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 사진을 계기로 인터넷을 찾아보고 색다른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첫째는 강의사가 거사  당시 65세의 고령이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강의사가 한의사 출신이면서 교육 사업에 남다른 헌신을 했다는 점이고, 세째는 거사 후 도피했다가 일본인에게 체포된 것이 아니고 같은 한인인 김태석(당시 고등계 형사)에게 붙잡혔다는 사실이에요.

 

첫째 사실과 둘째 사실로 미루어 강의사의 의거는 단순한 혈기에게 비롯된 것이 아니고 생사를 초월한 깊은 생각과 결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어요. 유시의 내용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죠. 세째 사실을 통해 우리는 친일 청산이 왜 필요한지를 새삼 확인하게 되요. 자신의 생존을 위해 동족을 희생시킨 친일 세력을 청산하지 않고 어떻게 국가의 기강을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강우규 의사의 호 '왈우(曰愚)'는 굳이 번역하면 '바보[愚:어리석을우]라 불러다오[曰: 가로왈]'에요. 무슨 뜻일까요? 나라잃은 백성이니 바보란 뜻일까요?  한의사도 하고 교육사업도 벌였지만 돌아보니 다 부질없는 짓 헛똑똑이 짓으로 여겨져서 그렇게 붙인 것일까요? 사심없이 살겠다는 뜻일까요? 단순히 자신의 천성이 아둔하다는 뜻일까요?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호에요.

 

강우규 의사의 시는 그의 생사를 초월한 고결한 의지가 잘 나타난 시에요. 그런데 우리가 좀 눈여겨 볼 것은 시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죽음에 임해서 시를 남겼다는 점이에요. 전통 학문에서 시는 일상과 유리된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니었어요. 그랬기에 죽음을 앞두고도 시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점에서 오늘날 문학 교육은 반성할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왜 우리는 그토록 오랜 시간 문학 교육을 받았지만, 시 한줄 쓰기를 어려워 할까요? 시와 일상의 간격을 너무 벌려 놓은 것 같아요. 다시 그 간격을 좁혀 일상이 시이고 시가 일상인 문학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자, 한자를 하나씩 뜻과 음으로 읽어 볼까요?

 

曰愚 姜宇奎 義士(왈우 강우규 의사): 

                           曰: 가로왈, 愚:어리석을우,

                      姜: 성강, 宇: 집우, 奎: 별규, 義: 옳을의, 士: 선비사.

斷頭臺上(단두대상): 斷: 끊을단, 頭: 머리두, 臺: 돈대대, 上: 윗상.

猶在春風(유재춘풍): 猶:오히려유, 在: 있을재, 春: 봄춘, 風: 바람풍.

有身無國(유신무국): 有: 있을유, 身: 몸신, 無: 없을무, 國: 나라국.

豈無感想(기무감상): 豈: 어찌기, 無: 없을무, 感: 느낄감, 想: 생각상.

 

 

이제, 일부(頭, 臺, 春, 風, 有, 無, 國, 義, 士) 빼고, 자원을 알아 볼까요?

 

는 口(입구)와 一의 합자에요. 말할 때 입[口]에서 나오는 기운[一]을 표현한 거에요. 曰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曰可曰否(왈가왈부)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禺(원숭이우)와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외형은 사람처럼 생겼으나 지력(智力)은 사람에 훨씬 못미치는 원숭이처럼 인식능력이 낮고 반응이 둔하다는 의미에요. 愚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愚鈍(우둔), 우문(愚問)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고대 성군의 한 명인 神農氏(신농씨)가 자신의 성으로 삼은 성씨에요. 신농씨는 姜水(강수) 근처에 살았는데, 강 이름으로 자신의 성을 삼았어요. 姜에는 상서롭고 온순하다는 의미의 (양양)(여자녀)가 들어 있지요. 신농씨가 왜 姜을 자신의 성으로 삼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성씨라 굳이 예를 들 필요는... 아, 姜邯瓚(강감찬), 강우규(姜宇奎)를 예로 들면 되겠네요.

 

는 宀(집면)과 于(탄식할우)의 합자에요. 탄식할 때 기운이 밖으로 발산되듯 지붕밑에 사방으로 달아낸 물건이란 뜻이에요. 처마란 의미지요. 지금은 처마보다 '집'이란 뜻으로 주로 사용하죠. 처마는 '檐(처마첨)'으로 표기해요. 宇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宇宙(우주), 寺宇(사우, 사원 건물)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大(큰대, 여기서는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린 사람을 의미해요)와 圭(홀규)의 합자에요. 본래 넓적다리와 넓적다리 사이의 넓은 공간이란 의미였어요. '쩍별남(녀)'를 생각하면 되겠네요. 홀이 위는 각(角: 뿔각)지고 아래는 펑퍼짐한 모양이듯이, 넓적다리는 펑퍼짐하고 넓적다리 아래는 좁아지는 모양이기에 圭로 음을 삼았았어요. 지금은 '별'이란 뜻으로 사용하는데, 奎를 본 의미와는 다르게, 홀[圭]을 가진 사람[大]이란 의미로 풀이한데서 연유해요. 홀을 가진 사람은 크게 성공한 사람이란 의미인데, 문필로 대성한(할) 사람을 상징하는 하늘의 별이 바로 '奎'에요.  奎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奎星(규성), 李奎報(이규보, 고려 무신집권기의 유명한 문인이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㡭(絶(끊을절)의 옛 글자)와 斤(도끼근)의 합자에요. 도끼를 사용하여 끊어낸다란 뜻이에요. 斷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切斷(절단), 斷腸(단장, 창자가 끊어질 듯함)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땅[一] 위에[卜] 있다란 의미로 풀이하기도 하고, 땅에서 위로 양기가 올라가는 모습[卜]을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하기도 해요. 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上下(상하), 上昇(상승)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은 두가지 설이 있어요. 하나: 원숭이를 나타낸 것이다. 둘: 족제비를 나타낸 것이다. 둘 중 무엇이든 간에 뜻은 犭(개견)과 관련있고, 酉(닭유)는 음만 담당해요. 의심하고 머뭇거린다는 의미를 표현할때 '猶豫(유예)'란 말을 사용하는데, 원숭이보다는 족제비가 더 의심이 많은 동물이기에 족제비를 나타낸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생김새도 원숭이 보다 족제비가 개를 더 닮은 것 같구요. 지금 사용하는 '오히려'라는 의미도 의심과 관련된 의미이니, 이래저래 본 뜻은 원숭이보다 족제비일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 猶는 '같다'라는 뜻으로도 사용하죠. 유명한 '(過猶不及(과유불급, 지나친 것과 부족한 것은 똑같다)'이 그 예이죠.

 

는 才(재주재)와 土(흙토)의 합자에요. 才는 본래 식물이 싹을 틔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에요. 싹을 틔우는 모든 것들은 대지에 의지하여 존재한다란 의미에요. 在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存在(존재), 不在(부재)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서있는 사람의 몸을 그린 거에요. 身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身體(신체), 心身(심신) 등을 들 수 있겠네요.

 

는 본래 개선할 때 연주하는 음악이란 의미였어요. 이 음악은 예식 음악이죠. 예식 음악이란 의미는 제사 그릇의 의미인 豆(제기이름두, 보통 콩두로 많이 사용하죠)로 표현했어요. 제사 그릇을 진설하고 물리 때 연주하는 장중한 음악처럼 개선군에게 연주해주는 장중한 음악이란 의미지요. 山은 微(작을미)의 약자로 음을 담당하는데, 음가가 약간 바뀌었죠(미-->개, 기). 지금은 개선 음악이란 의미로는 사용 안하고 '어찌'라는 뜻으로만 사용해요. 의미의 변천 과정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개선음악을 의미하는 글자를 지금은 '凱(승전가개, 개선할개)'로 표현해요. 豈가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豈有此理(기유차리, 그럴 리가 있으랴)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은 咸(다함)과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대상과 주체가 일치될 때 느끼는 마음의 공명이란 의미에요. 感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共感(공감), 好感(호감)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은 相(볼상, 보통은 서로상으로 많이 사용하죠)과 心(마음심)의 합자에요. 대상에 대하여 관찰하고 깊이 생각한다란 의미에요. 想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想像(상상), 瞑想(명상)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정리 문제를 풀어 볼까요?

 

1. 다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가로왈, 어리석을우, 성강, 집우, 별규, 끊을단, 윗상,

    오히려(같을)유, 있을재, 몸신, 어찌기,  느낄감, 생각상

 

2. (    )안에 들어갈 알맞은 한자를 손바닥에 써 보시오.

 

    (    )昇, 好(    ), 存(    ), 心(    ), 李(    )報, 切(    ),

    (    )(    )否, (    )鈍, (    )邯瓚, 過(    )不及, (    )有此理, (    )像, 寺(    )

 

3. 다음을 소리내어 읽고 뜻을 풀이해 보시오.

 

    斷頭臺上/ 猶在春風/ 有身無國/ 豈無感想

 

 

 

 

오늘은 공부 내용이 좀 많았네요. 고생하셨어요.^ ^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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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미소 2017-07-11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왈우 강우규의사의 기록을 찾다 찔래꽃님의 브로그에서 좋은 말씀 잘 보고 즐거운 마음으로 갑니다.
감사합니다.
한자의 자원풀이도 잘해주셔서 복습하고 갑니다.

찔레꽃 2017-07-11 08: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에 칭찬을 해주시니 몸둘 바를....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