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충북 보은에 갔다오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 들러 사진 몇 장을 찍었어요. 공원에서는 동학의 제 2차 교조신원운동이었던 보은취회(報恩聚會)를 기념하여 문화제가 열렸더군요. 요즘 메르스때문에 집회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인데 여기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대범하신 분들이었던 것 같아요. 좋은 뜻으로 참석하신 분들일테니 다들 아무일 없으시길, 속으로 기원드렸네요.

 

  보시는 사진은 동학농민혁명위령탑이에요. 동학농민군이 기치(旗幟)로 내건 구호들을 써 놓았어요. 바람에 휘날리는 깃발의 형태를 취하여 한결 생동감있게 느껴지더군요.

 

  오른쪽부터 읽어 볼까요? 대동세상(大同世上),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 제폭구민(除暴救民), 동학(東學) 이에요.

 

  대동(大同)은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 나오는 말로 대도(大道)가 행해져 타인을 배려하여 소외받는 사람들이 없고 모두가 욕심없이 안분자족(安分自足)하는 이상사회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크게 하나된다는 뜻이지요. 척왜양(斥倭洋)은 왜(일본)와 양(서양)을 배척한다는 의미이고, 창의(倡義)는 의로운 거사를 일으킨다는 뜻이에요. 제폭구민(除暴救民)은 포악무도한 관리와 정사를 폐하고 백성을 구제한다는 의미지요. 동학(東學)은, 잘 아시는 것처럼, 최제우(崔濟愚)한 창시한 우리의 민족 종교이죠. 서교(西敎, 천주교)에 대항하여 동방인 우리나라에서 도를 일으킨다는 의미에서 붙인 이름이죠.

 

동학농민혁명위령탑을 바라보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당시 동학농민혁명군이 내걸었던 기치의 내용들이 아직도 우리에게는 현재진행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회는 자꾸 양극화되어 계층간 위화감이 깊어지고 주변의 강대국들은 패권주의로 치닫고 있는데, 정부는 기득권의 이익 지키기에 급급하고 남북 관계를 풀기는 커녕 자꾸 경색되게 하여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으니 말이에요.

 

한자를 좀 자세히 알아 볼까요? 上과 倡만 빼고 다른 것은 전에 다 다루었어요. 두 자만 알아 보도록 하죠.

 

은 땅[一]위에 있다[卜]란 의미에요. 卜은 단순히 위에 있다란 표시로 보기도 하고, 양기(陽氣)가 위로 솟구치는 모양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기도 해요. '위상'이라고 읽어요. 잘 아시죠? ^ ^ 上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上下(상하), 천상(天上) 정도를 들 수 있겠네요.

 

은 人(사람인)과 昌(아름다울창)의 합자에요. 倡은 본래 한나라때 궁중에서 오락을 담당하던 환관[人]을 의미하는 말이었어요. 昌은 '아름다운 말'이란 뜻인데 사람들은 '아름다운 말'을 즐거워하기에 이 글자로 음을 삼은 거에요. 倡이 '외치다(일으키다)'란 의미로 사용하게 된 것은 오락을 맡은 환관이 무대 앞에 나서서 사람들을 웃기는데에서 연역된 거에요. '광대창, 외칠창'이라고 읽어요. 倡이 들어간 예는 무엇이 있을까요? 倡和(창화, 한쪽에서 부르고 한쪽에서 화답하는 것), 倡優(창우, 광대) 등을 들 수 있겠네요.

 

오늘은 문제를 아니 내겠습니다. 대신 제가 부족하게 설명드린 동학과 보은취회에 대해 좀 자세히 읽어 보시는 것을 과제로 드리겠어요. 아래의 링크에 들어 가셔서 일별(一瞥)해 보셔요. 내일 뵙겠습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16857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09b367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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