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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장애인체육대회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이 체육을 한다고? 하면서 갔었던 대회였는데.. 취재를 마치고 난 결론은 딱 하나! 였다. (물론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것은..) 그 어떤 종목이던지 나 보다 잘한다는 것이다. 그들,, 국가 대표 선수도 아니다. 거의 나라의 지원 못 받고 운동하는 생활체육인 들이었다. 탁구채를 쥘 수 없어서 손목에 탁구 채를 묶고 치는 탁구나, 휠체어를 타고 날아 다니면서 치는 테니스, 배드민턴, 볼링 까지.. 운동실력으로 따지면, 내가 그들 아래였다. 그래서, 난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꿨다.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의 저자 김원영은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다니는 장애인이다. 이 또한 공부면에서 나보다 낫다. 뭐 이런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보면, 누가 장애인이고 누가 비 장애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남들은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이라고 불러 주지만, 스스로는 단 한번도 장애를 극복한 적이 없다고 한다. 더욱이, 자기는 인간승리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책의 초반부는 어쩌면 일반적인 장애인 극복기 처럼 진행된다. 읽다 보면, ‘음.. 이즈음에서 각성을 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열심히 노력해서 장애를 극복했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도 저자는 끝까지 해피엔딩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장애인의 삶의 이미지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지적한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그들의 불편한 삶을 돕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불편함을 사회가 안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계단은 열심히 팔 운동을 해서 목발을 짚고 넘어가야 할 인생의 허들이 아니라, 당연히 제거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상인의 반대말은 비정상인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말하는 정상인은 흠 없는 건강, 매력적인 외모, 삶의 불편이 없는 재산을 가진 사람을 묘사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CF에 나오는 행복한 가정이 우리의 정상의 기준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정상이 아니고, 모두 모자람이 있는 삶이다. 그리고, 모자람을 없애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자람을 인정하고 그 모자람도 끌어 안을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말이다. 장애인은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그들을 모자라거나, 비정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들의 장애가 그들의 삶의 한계가 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이 사회에게도 있다고 주장한다.
장애인의 아름다운 극복기를 예상했던 나에게 저자는 사회의 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진정 장애인은 다른 사람의 불편이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 상상력이 없는 사람이 가장 중증 장애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