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로마 제국 쇠망사 - 한 권으로 읽는
에드워드 기번 지음, 나모리 시게나리 엮음, 한유희 옮김 / 북프렌즈(시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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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시대 최고의 로마제국 해설서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일 것이다. 시대를 읽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는 삼국지보다 더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니까. 그런데, 우리 보다 100여 년 전 앞선 시대에도 탁월한 로마에 대한 해설서가 있었다고 한다.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가 바로 그 책이다. 
 


1300년이 넘는 로마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은 그 연대기에 대한 요약만으로도 분량이 상당하고, 로마사의 정통이라는 시오노 나나미도 무려 15권으로 풀어 써야 했지만, 이 책 한 권으로 읽는 <로마제국 쇠망사>는 로마제국의 중요 맥락을 정확하게 짚어 내고 있다. 모두 저자가 잡은 로마제국의 쇠락의 포인트는 모두 30개 이다. 그 수를 떠나서, 로마에 대한 해박하고 정확한 통찰력이 없다면, 표면만 읽고 지나갈 수 밖에 없는 분량의 책을 마치, 로마제국 전반을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풀어 나간 것이다. 
 


각 테마를 정하는 데 기본적인 노하우는 질문의 방식이다. ‘로마는 왜…?’ 그가 던진 질문에 글을 읽는 독자 역시 같은 의문을 느끼게 된다. ‘클레오파트라는 왜 카이사르를 선택했을까?’ , ‘기독교는 어떻게 로마의 국교가 되었을까?’ 라는 의문은 단순한 로마의 설명서를 넘어 훌륭한 스토리 아이템으로 영화제작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바로 그것이 고전 영화 ‘클레오파트라’, ‘벤허’, ‘쿼바디스’ 같은 영화가 아니던가? 
 


원래 18세기 말에 3권으로 출간된 원저는 20세기 중반의 세계적 리더들에게도 통찰력과 분별력을 주는 저서로 늘 곁에 두고 보아야 할 책으로 꼽았다고 한다. 문장 역시, 역사서 같지 않은 구어체, 문어체 혼용으로 마치 역사적 인물과 내레이터가 같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다. 다만, 출판 기획의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해당 테마의 지도나, 배경지식에 대한 사전정보가 함께 있었으면 하는 사소한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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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차가운희망보다뜨거운욕망이고싶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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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예전에, 장애인체육대회를 취재한 적이 있었다. 장애인이 체육을 한다고? 하면서 갔었던 대회였는데.. 취재를 마치고 난 결론은 딱 하나! 였다. (물론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내가 가장 강렬하게 느낀 것은..) 그 어떤 종목이던지 나 보다 잘한다는 것이다. 그들,, 국가 대표 선수도 아니다. 거의 나라의 지원 못 받고 운동하는 생활체육인 들이었다. 탁구채를 쥘 수 없어서 손목에 탁구 채를 묶고 치는 탁구나, 휠체어를 타고 날아 다니면서 치는 테니스, 배드민턴, 볼링 까지.. 운동실력으로 따지면, 내가 그들 아래였다. 그래서, 난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꿨다. 
 


<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의 저자 김원영은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다니는 장애인이다. 이 또한 공부면에서 나보다 낫다. 뭐 이런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보면, 누가 장애인이고 누가 비 장애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자는 남들은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이라고 불러 주지만, 스스로는 단 한번도 장애를 극복한 적이 없다고 한다. 더욱이, 자기는 인간승리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책의 초반부는 어쩌면 일반적인 장애인 극복기 처럼 진행된다. 읽다 보면, ‘음.. 이즈음에서 각성을 하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열심히 노력해서 장애를 극복했다.. 라는 이야기가 나와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에도 저자는 끝까지 해피엔딩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가 만들어 놓은 장애인의 삶의 이미지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지적한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는 그들의 불편한 삶을 돕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불편함을 사회가 안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계단은 열심히 팔 운동을 해서 목발을 짚고 넘어가야 할 인생의 허들이 아니라, 당연히 제거되어야 할 장애물이라고 말이다. 
 


저자는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상인의 반대말은 비정상인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말하는 정상인은 흠 없는 건강, 매력적인 외모, 삶의 불편이 없는 재산을 가진 사람을 묘사하는 것은 아닐까? 마치 CF에 나오는 행복한 가정이 우리의 정상의 기준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정상이 아니고, 모두 모자람이 있는 삶이다. 그리고, 모자람을 없애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모자람을 인정하고 그 모자람도 끌어 안을 수 있는 사회가 행복한 사회라고 말이다. 장애인은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그들을 모자라거나, 비정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들의 장애가 그들의 삶의 한계가 되지 않게 만드는 역할이 사회에게도 있다고 주장한다. 
 


장애인의 아름다운 극복기를 예상했던 나에게 저자는 사회의 장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진정 장애인은 다른 사람의 불편이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 상상력이 없는 사람이 가장 중증 장애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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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사회>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폭력사회 -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 이한우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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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대생의 머리를 전경 몽둥이로 내리치고, 더 이상 맞으면 죽을 것 같아 주저 앉았더니 이젠 군화발로 마치 축구공을 차듯 머리를 발로 차는 장면.. 아니, 그 훨씬 이전, 30년 전의 광주에서는 일반 시민을 줄로 묶어 질질 끌고 가며 몽둥이로 때리고, 발로 차는 장면..우리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었다. 명령이었을 거야.. 한 때는 이런 소문도 돌았다. 술을 먹였다고,, 마약을 투약시켰었다는 소문까지.. 하지만, 그들을 모두 맨 정신이었고, 그 장면을 인간의 이성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볼프강 조프스키의 <폭력사회>는 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인간만이 이 같은 참혹한 짓을 할 수 있다고.. 폭력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해설이 자세하게 나와있다. 정말 아이러니 한 것은, 저자가 제시하는 거의 유일한 방정식 ‘폭력으로 풀어내는 인간사’를 동의하고 싶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넘기면 넘길수록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풀어내는지 입에 쓴 물이 돌 지경이다. 늘 상 외치는 사랑으로도, 열정으로도, 꿈으로도, 의지로도 풀어내지 못한 수많은 사회현상과 인류사의 유일한 해답이 폭력인 것 같다. 마치, 폭력으로 못 풀어내는 인간의 행동은 없는 것 처럼 말이다. 
 


    더욱이, 법을 지키고, 질서를 유지하고, 인간관계 속에서의 이해관계 모두, 폭력을 의지하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게 되었다. 마치, 비단의 화려한 커튼을 제치면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창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곰팡이 나고 피똥 칠을 한 벽 밖의 현실을 보게 해 주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정말 폭력이라는 기반 위에 세워진 것일까.. 
 


    법치주의라는 말, 질서유지라는 말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느낌은 안전함이었다. 그리고, 그 안전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그 이면에 숨어있는 또 하나의 얼굴 폭력은 악마의 미소로 나에게 속삭인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또한 폭력사회라는 것을.. 정말 누군가 폭력사회 속에서 인간답게( ? – 조프스키는 폭력이야 말로 인간다운 것이라고 말하지만,,,) 살아갈 방법을 말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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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 피렌체를 알면 인문학이 보인다 알면 보인다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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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르네상스라는 말은 부활, 재생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천년 동안 기독교 세계관의 중세암흑기의장막을 걷어내며 14세기부터 시작된 르네상스의 물결은 고대 그리스 로마 문화의 부활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 시작은 이탈리아의 도시 피렌체 였다.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는 피렌체의 길을 따라 그 도시를 사랑하고, 그 도시에서 꿈을 꾸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 이다. 우리가 대략적인 세계사의 흐름에서 르네상스의 숲을 보았다면, 이 책은 르네상스를 이루고 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나는 정말 흥미진진하게 모았다!) 그려내고 있다.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저자의 르네상스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해석 연결 능력은 어려울 수 있는 책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풀어 내었다.

세상을 바꾸는 곳은 중심지가 아니라 변두리라고 한다. 세상의 중심은 이미 그 자리를 견고하게 잡고 있기 때문에, 변화의 틈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피렌체는 중세 암흑기의 기독교 정치세력의 변두리 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벨린당과 겔프당의 정치공방에서 피렌체의 천재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통해 변화의 물꼬를 텄다고 책은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세상을 변화시킬 천재를 품기 위해서는 변화와 개혁을 용납할 수 있는 피렌체를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이 IT업체에 가서 ‘우리는 왜 닌텐도를 못 만드나?’ 라는 한 마디에 유사제품 개발에 착수하는 사회분위기에서는 미켈란젤로를 만날 수는 없을 것이다.

관광지로, 세계적인 유명 미술, 조각품의 도시로만 어렴풋이 알고 있던 피렌체를 재발견하게 해주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탈리아 여행 중에 피렌체를 가기 원한다면, 다른 여행안내서는 다 버리고 이 책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만 들고 가면, 골목마다 눈 부시게 빛나고 있는 천재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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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에서 춤추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경계에서 춤추다 - 서울-베를린, 언어의 집을 부수고 떠난 유랑자들
서경식 & 타와다 요오꼬 지음. 서은혜 옮김 / 창비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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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차이 나는 남녀, 그것도 국적이 다른 남녀의 편지.. 정말 멜로 드라마에서나 나올 듯한 구성이지만, 사실은 교수와 소설가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감상을 적어 버렸다. 안타깝게도.. 도쿄 케이자이 대학 서경식 교수와 촉망 받는 소설가 타와다 요오꼬의 편지글 모음인 <경계에서 춤추다> 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서간문 형태의 글이다.

편지라는 것은 서로 잘 아는 사람들 간에 오고 가야 그 글이 연결이 잘 될텐데, 이 두 저자는 그리 친하게 지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언젠가 베를린의 한 모퉁이에서 잠깐 만났던 사이.. 그러나, 이 둘은 열 가지 주제를 가지고 언어의 마술사 처럼 자신들의 생각을 풀어 나가고 질문을 한다. 한 사람은 유럽의 어느 모퉁이에서 자신의 이동을 묘사하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의 국적과 민족에 따른 혼란을 드러낸다. 정말 편지의 묘미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낯선 국군장병 아저씨나 해외 펜팔에게 하듯 뻔한 시나리오로 편지를 하거나, 건조한 이메일 보고서 쓰듯 아무 맛도, 멋도 없이 편지를 쓰는 나에게 편지의 정석을 가르쳐 준다.

편지라는 것이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기에 두 저자의 스타일이 현저하게 다르다. 서경식 교수의 글은 아픔과 깊음으로 인해 조금 딱딱하다면, 타와다 요오꼬의 편지에는 소설가 다운 풍요로운 표현으로 가득하다. 이렇게 다름에도 그들의 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름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자극 받고 배우는 모습 또한 이들의 성숙함을 드러낸다. 아마 이것이 이들을 춤추게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서로 똑 같은 방법으로만 춤추는 것이 아닌, 상대방의 스텝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이끌려 가주는 것, 또, 나의 의견을 넌지시 개진해 보면서 상대방을 이끄는 것.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경계에서 춤추다> 라고 제목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최고의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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