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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토크 Shall We Talk - 대립과 갈등에 빠진 한국사회를 향한 고언
인터뷰 지승호& 김미화.김어준.김영희.김혜남.우석훈.장하준.조한혜정.진중권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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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그랬다. 지승호는 책을 참 쉽게 낸다고. 인터뷰 대상자를 정해서 그 사람과 인터뷰를 몇 번 하고는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런 말을 들었기 때문은 아니겠지만, 이 번 책 <쉘 위 토크>는 일부로 말랑말랑 하게 인터뷰를 했다고 지승호씨 스스로 밝힌다. 그러나, 그가 ‘책을 쉽게 낸다’ 라는 말은 절대! 쉽게 동의할 수 없다. 나름 말랑말랑 하다는 <쉘 위 토크>를 읽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을 굳혔다.  

   이 시대의 화두가 되는 대표적인 지식인 8명 ( 김미화, 김어준, 김영희, 김혜남, 우석훈, 장하준, 조한혜정, 진중권)은 결코 말랑말랑한 사람들이 아니다. 나름의 엄청난 내공과 특유의 까칠함이 있는 인물들이다. 이 들과 <쉘 위 토크>를 했다는 것은 그 들 못지 않은 뿌리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인터뷰이와 인터뷰어가 서로 적으로서 검을 맞대는 것은 아닐 테지만, 상대방의 검술에 대해 평할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지승호씨의 훌륭한 검술로 이 시대의 조금 시크한 8인의 화려한 검법을 즐겁게 감상 할 수 있었다.

   <쉘 위 토크>가 더욱 읽고 싶은 책으로 떠오르는 이유는 8명의 인터뷰이를 고른 탁월한 선구안이다. 이 시대의 올바른 화두와 대안을 제시하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거의 동일하게 경쟁과 시장만을 강조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거의 빠질 수 없는 이번 정권에 대한 비판이 그들 고유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펼쳐졌다. (김미화씨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나름의 철학과 통찰력과 전문 지식이 달랐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2010년 대한민국을 진단할 수 있는 MRI 영상을 본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불안과 공포의 시대로 들어선 대한민국에 대한 뭔가의 해법, 하늘에 닿는 동앗줄 같은 것을 기대했었는데, 시크한 이들은 ‘견뎌라!’ 정도로 말을 아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의 한국사회는 병이 들었다라고 진단하고 있고, 불안과 공포로 인해 생존의 문제만 다가올 뿐, 타인을 위한 배려나, 삶의 여유에 대해서 생각 할 수 없는 삶으로 고통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병에 대해 앞으로 차도가 있을지, 가장 좋은 치료약은 무엇인지 명확하게 짚어 주지 않았다. 읽고 속 시원하다라는 느낌이 안 드는 것은 그 때문인 듯 싶다. 하긴, 진중권 교수의 의견처럼 이제는 지식인이라는 존재가 대중을 가르치고, 앞장서서 이끄는 시대가 아니어서 일까? 지도부 없이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들었던 촛불집회 처럼 대중 스스로가 함께 대안을 마련하고 치료해 나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이들이 분석하고 ‘씹어댄’ 대한민국은 2013년 2월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이 들 8인이 전진 화두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지 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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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의 정권>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기만의 정권 - 탈세와 부정으로 얼룩진 오바마 정권의 이면
미셸 말킨 지음, 김태훈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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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바마는 다를 줄 알았는데..’ 라고 말하기엔 우리나라 국민의 안타까운 경험이 너무 많다. 청념결백 하다던 전직 대통령이 부정의혹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나라에서 사는 국민이기에, 정치인들에게 애시당초 기대를 안했으니까.. 사실, 탈세와 부정으로 얼룩진 오바마 정권의 이면을 다룬 <기만의 정권>이라는 책의 등장은 그런 의미에서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사실, 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하고 바로 그 해에 나온 다큐멘터리 <오바마의 속임수(원제:
 The Obama Deception)> 이라는 작품이 튀어 나왔다. 도대체 취임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오마바의 문제점을 다루었을까 했는데, 정말 기가 막힌 음모론을 제기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나름의 신자유주의 경제론의 몰락에 발 맞추는 통찰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보수주의 논평가 미셸 말킨의 주장에는 조금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다.

   <기만의 정권>의 주장은 단 하나다. 오마바는 나쁜놈이고, 그 주위에 있는 놈도 다 사기꾼이라는 것! 그들의 주장인 희망과 변화는 새빨간 거짓말이다 라는 내용이 전부다. 마무가내로 주장하지는 않는다. 나름의 이유와 근거들이 다 있으니까.. 그런데, 마음이 쉽게 따라가지 않는다. 아마존닷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라고 하지만, 우리가 무릎을 탁 치고 맞아! 그렇구나! 할 수 없는 이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전 정권을 향한 보수세력들의 방식과 너무나 흡사한 느낌이 드는 거다. 개인의 부정으로 치자면, 부시 정권의 덩어리와 그 더러움이 훨씬 크고 세계적인데 말이다. 그런면에서 차라리 다큐멘터리 영화 <오바마의 속임수>가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는 느낌이다.

   해 아래 새것이 없고, 정치인들이 아무리 깨끗해 봐야 우리의 기대치를 못 만족시키겠지만, 일단, <기만의 정권>의 내용은 좀 더 지켜 두고 볼 생각이다. 오마바가 좀 더 지나보면, 정말 그의 부패함을 제대로 속 시원하게 파헤칠 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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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번인.생>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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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선생님의 모습 중에 첫 손가락으로 꼽히는 인물은 <죽은 시인의 사회>의 존 키팅 선생님일 것이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이 날을 붙잡아라(seize the day)’, ‘오늘을 즐겨라(enjoy the present)’라는 뜻. 뭐, 그 정도의 말은 아니지만, 오늘의 리뷰 북 <딱 한 번인.생>도 거의 같은 맥락이 아닐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웰튼 고등학교는 자율은 멀리 요단강 건너편으로 보내버리고, 경쟁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을 추구하는 교육을 추구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의 삶은 아직도 웰튼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에겐 아직도 키팅 선생님이 필요한데, 마치 그 분이 떠나시면서 쓴 것 같은 책 <딱 한 번인.생>이 발견 된다.

   평범함이 무능이나, 죄악까지 여겨지는 이 시대에, 책의 주인공은 평범씨 이다. 그리고, 그 평범씨가 바로 나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뜨끔하기도 하다. 어쨌던, 평범씨가 사는 세상은 그에게 성공을 향해 달려나가라고, 평범함을 이겨내고 지루하게 살지 말라고, 그러면 행복해 진다고 말하지만, 어디 그것이 쉽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도, 그것을 부정하고 산다고 말해 준다. 1000명 중에 1등을 하기만 하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999명 처럼 살면 루저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겁을 주면서 말이다.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인 사람에게 나름의 허기가 있는 것 처럼, 누군가의 ‘행복의 길’, ‘성공의 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쫓아 가다 보면, 나를 잊고 이룰 수 없는 꿈 때문에 불행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해준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전혀 모르는 말이 아닌데, 이렇게 조곤조곤하게 말해주면, 내 옆구리 밑으로 푹 들어오는 비수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뭘까… 너무나 쉬운 문장, 마치 어린이 동화책 같은 삽화가 읽는 이를 속이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분명한 철학 책이다. 어쩔 수 없는 평범씨인 나는 이 책이 질문하는 한 문장에 내 머리를 얻어 맞았다.

달라지지 않는 나의 무엇,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무엇을 찾아가는 것. 그것이 행복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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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시선>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메두사의 시선 -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김용석 지음 / 푸른숲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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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의 필독도서로 꼽히는 책의 리스트에서 언제나 10위안에 들었었던 그리스,로마 신화! 때문에, 신화로 시작하는 이야기들은 늘 친근감을 주곤 한다. 김용식 교수님의 <메두사의 시선> 역시 시작은 낯익은 이야기부터 였다.

   하지만, 철학을 논하는 책이 늘 그러하듯, 우리가 잘 삼켜지지 않는 과학의 이야기와 접목되어 지면서, 책의 읽는 속도는 더뎌져 간다. 사실, 난 사물의 이치를 설명한다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내가 4년 동안 배운 물리학의 마지막은 ‘그 전자가 그곳에 있을 확률’에 대한 이야기에서 막혀 버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달달 외워야 했던 운동 방정식은 대학 1학년 교양물리학 시간 이후로는 내가 아는 물리학 책에서 사라져 버리고.. 뉴튼이라는 절대불변의 진리를 만들었던 사람도 함께 지워져 버렸다. 솔직히, ‘00이라는 가정 하에 증명되는 이론’ 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기에, 또, 더 이상 파고드는 문제는 철학으로 넘겨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물리학을 내려 놓고 말았는데..
철학자가 쓴 <메두사의 시선>이라는 책은 나의 아픔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주었다.

   신화라는 도입부에서 시작하여 과학을 더듬고, 철학으로 마무리 짓는 인간의 삶에 대한 고찰은 과학을 풀어나가는 데에 특이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신화와 과학은 서로 다른 차원의 이야기 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고, 과학의 영역 밖의 모든 일은 철학이 아니면 풀어 나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세가지 영역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저자의 지식의 용량에 경이를 표하며 그 속도를 따라 잡기가 조금은 힘들었다. 하지만, 읽혀지는 글들 사이로 펼쳐지는 신화에 대한 미술작품이 우리의 상상의 빈곤함을 도와 주고 있었고, 어쩌면 우리의 삶과 밀접한 성에 대한 탐구와 디지털 나르키소스라고 표현하는 디지털 시대의 맹점을 지적할 때는 철학자의 의도가 읽혀지는 부분이기도 했다.

   나의 사유의 속도과 그 광대함에 대해 의문점이 있다면, 한번 달려봐야 알 것 아닌가? 그동안 내가 얼마나 좁은 세계에서 편집적인 부분에 몰두해 있었나를 알고 싶다면, 천천히 정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저자가 조종하는 우주선으로 신화와 과학 그리고 철학으로 워프하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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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자유를위한정치>를 읽고 리뷰를 남겨주세요.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 - MB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손호철 지음 / 해피스토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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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도 그 답답함을 견딜 수가 없다! 라는 것이 우리 일반인들의 정치에 대한 입장일지도 모른다. 대통령은 4대강 사업도, 세종시 문제도 스스로는 국가를 위한 위대한 사업이고 결정이라지만, 그것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세우면, 정치논리로 풀려 한다며 스스로 정치논리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운다. 심지어 나쁜 소를 안 먹겠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빨갱이들이 뒤에서 조종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이것 또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보여지는가 보다.

   그런데,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의 신간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는 현대 정치를 정확히 짚어내고, 풀어내는 세밀한 레시피 같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가 한국일보(2008년) 와 프레시안(2009년)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편집한 책이다. 바로 그 당시의 현실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토해낸 시대의 아픔과 한탄이 담겨져 있고, 무엇이 병들어 있는지 세세하게 짚어내고 있다.

   그의 진단에는 상대적으로 이 시대의 횟불이 되어 버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도 병이 들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의 진단키트는 이번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주범인 신 자유주의의 몰락으로 증명되었다. 무분멸 하게 외국자본을 끌어들인 김대중 대통령과,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고 안착시킨 노무현 대통령도 그의 진단을 피해가지 못한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무너져가고 있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마치 절대 진리인 것처럼 떠받들고 있다고 통탄해 한다.

   확실히, 아는 만큼 보여진다고, 현실 정치가 왜 이렇게 흐르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질지에 대해 조금은 감을 잡은 느낌이다. 그의 시각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읽어낼 수 있는 좋은 텍스트북이라고 할 수 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해 나아갈 확실한 해결책이 잘 보이지 않는 다는 것. 이것 역시 너무 현실을 잘 읽어내서 일지도 모른다. 아니,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그의 몫이 아닐지도 모른다. 정치는 이미 우리의 생활과 너무 밀접하니까, 우리가 찾아야 할지도.. 아무튼, 폭풍이 몰아치는 현대 한국 정치의 기상도를 제시해 주는 책, <빵과 자유를 위한 정치>가 해법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나침반이라고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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