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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 이진우 교수의 철학적 기행문
이진우 지음 / 책세상 / 2010년 4월
평점 :
여행기를 많이 내는 출판사의 편집장의 메일함에는 매달 1000여통의 여행기출판 의뢰건 메일이 쌓인다고 한다. 오지를 다녀왔다, 나 지금 어디에 있는데 여행기 책을 내고 싶다, 여기 정말 희안한 여행지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자신의 미니홈피 채우기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한다.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것처럼, 스케치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길의 모양, 빛이 비취는 모습 등의 풍경이 보인다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단순히 돈과 시간이 맞아서 떠나는 여행이 아닌, 나의 인문학적 소양과 철학관, 세계관 등이 여행의 준비물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내가 만나본 여행기 중 베스트 5안에 드는 여행기를 소개한다. 이진우 교수의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 가 바로 그 책이다.
철학자 니체에 관한 한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가인 이진우 교수의 여행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는 니체의 삶을 따라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의 도시를 무대로 하는 여행기이다. 저자는 니체라는 ‘메신저’를 통해, 자신의 본질에 대해 끝임 없이 고민하고 아파했던 장소, 당대의 문필가, 철학자, 음악가들과의 교류의 무대가 되었던 18세기 유럽의 도시들과 21세기 현대 유럽을 오버랩 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마치 제 3자의 시각에서 그 유럽의 도시들을 헤매고, 걸어 다니고, 쉬고 있는 니체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내가 만난 최고의 여행기에 드는 요인은 여행기로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것 보다는 여행지에서 느껴지는 니체의 흔적들을 니체의 글로 만날 수 있는 점이다. 누구나 여행을 떠나보면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질문, ‘이곳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 ‘나는 누구지?’ , ‘나는 무엇을 해야하지?’ 등등의 자신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쌓여만 간다. 니체 역시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 곳곳에서 자신 스스로에게 똑 같은 질문들을 해가며, 그 질문들에 답을 찾아가며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동안이 마치 내가 그 도시를 여행하면서 던지게 될 질문들을 니체가 대신해 주고, 굳이 내가 대답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최근 들어 독자의 입장에서도 수 많은 여행기가 쏟아져 나오지만, 이젠 저자의 특성은 애 당초 없었고, 여행지의 구별도 되지 않는 여행기들의 홍수처럼 느껴진다. 좋은 카메라들의 대중화로 이미지들은 화려하지만, 그 내용은 자신의 미니홈피 여행기 수준의 글들 속에서 내가 이 책을 왜 샀지 라는 후회감이 드는 책들도 많은데, 이 책<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찾아서>는 차원이 다른 여행기라 자부한다. 마치 수 많은 고민을 안고 떠난 여행에서 답을 찾고 돌아온 것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