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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한 그릇
메이 지음 / 나무수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레시피의 활용에 있다. 요리를 즐기는 사람은 하나의 레시피를 가지고 본인의 스타일에 맞춰 이렇게 저렇게 활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레시피 자체에만 집중해서 레시피에 나온 재료 중 하나만 없어도 그 요리는 포기하고 만다. 그러다보니 냉장고는 늘 재료로 가득 차 있어야 하고 다양하게 요리를 만들기가 힘들다. - P25. 중에서 - ”
우리가족은 일식의 샤브샤브와 유부초밥을 좋아한다. 부모님께서는 연세가 있으신지라 빵이나 과자 등 서양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신다. 하지만 유일하게 외식할 때 우리와 통하는 음식 중 하나가 일식이다. 일식이 깔끔하며 정갈한지라 우리나라 음식과 거의 맛과 먹는 방법, 기호가 비슷해서인지 부모님께선 일식을 좋아하신다. 평소 요리도 잘 못하지만 나름 노력한다고 하는데도 내가 만든 음식은 맛이 없는 듯하다. 어머니께서 편찮으신 이후로 나름 식사도 내가 준비하지만 가족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건지 모두 잘 먹지 않아 평소 우리가족 모두가 거리낌 없이 잘 먹던 일식이란 요리가 궁금해 메이가 알려주는 일본 가정요리 레시피란 ‘소박한 한 그릇’ 을 보았다.

진짜 전통 일식을 기대했었는데 파스타, 샐러드, 수프, 푸딩, 케익 등과 같은 서양요리와 일식을 좀 더 맛있게 변화시킨 퓨전 요리로 변형한 레시피 들이라 약간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맛있는 파스타와 일식을 좀 더 맛있게 먹고 싶게 마든 퓨전요리가 담겨있는 듯해 기대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보게 되었다.
소박한 한 그릇은 이 책에 소개된 계량, 분량, 조미료, 기름, 요리 등을 일러두기란 시작으로 맛을 더하는 재료들과 요리 전에 준비해 두면 좋은 가쓰오부시 국물 만드는 방법, 메밀국수나 파스타 삶는 방법과 요리를 완성하기 직전에 장식과 레시피 활용방법 등을 소개로 총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미식재료라고 하면 보통 소금, 집 간장, 참기름, 깨소금, 고춧가루 정도라고 떠올리듯 일본의 식재료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식재료를 사용하는 방법이나 명칭이 조금 다름을 알 수 있었는데 우리는 보통 육수국물을 낼 때 멸치나 쇠고기 등으로 우린다면 일본은 가다랑어를 국물 낸 가쓰오부시를 사용하며 매실도 덜 익으면 설탕에 절이는 게 아니라 다 익어 소금에 절임을 알 수 있었다.
1장의 싱글을 위한 간단한 한 그릇이란 메뉴는 주로 파스타와 샐러드 같은 서양요리와 싱글이라 간과하기 쉬워 만들어 두며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피클이나 장아찌, 백김치 등과 같은 일식소스로 만든 퓨전 절임반찬으로 담고 있다. 2장은 아이를 둔 부모라면 아이가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든든하듯 아이를 위한 건강한 한 그릇이란 주제로 일본식 달걀말이와 고로케, 샐러드, 머핀류 등을 담고 있는데 달걀말이를 우리와 좀 다르게 김밥처럼 다 식혀서 말았는데 오븐에 구우면 과연 달걀말이가 식혀서도 둥글게 말려서 딱 붙는 건지 의문점이 들기도 했다. 내가 프라이팬에 만든 달걀말이도 너무 익으면 말 때 잘 붙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참 궁금증이 생긴다.

3장은 남편을 위한 마음 한 그릇이란 주제로 조림, 튀김, 초밥, 샐러드 같은 요리와 출출할 때나 손님접대용으로 내 놓아도 손색없는 건강음료에 대해 담고 있는데 이 중 막걸리 칵테일이 요즘 막걸리가 대세인 만큼 신선해 보여 지친남편에게 한잔씩 권하면 왠지 모르게 힘이 날 것 같았다. 4장은 부모님께 드리는 정성이 담긴 한 그릇이란 주제로 수프, 스튜, 찜, 샐러드, 푸딩과 같은 메뉴를 담고 있다. 여기서 정말 정성이 들어가 감동적인 메뉴는 ‘발사믹 소스를 곁들인 호박찜’ 과 ‘녹차푸딩’ 이었다. 호박 하나하나 속을 파내 쪄서 튀김감자와 볶은 양송이를 곁들이는데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정성이 듬뿍 느껴졌고, 내 부모님처럼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들은 보통 이와 잇몸이 다들 불편하신데 말랑하며 스르르 녹을 듯 한 녹차푸딩을 디저트로 곁들이면 정말 무척 좋아하실 것 같았다.
5장은 나를 위한 한 그릇이란 주제로 자신을 사랑하듯 속을 달랠 수 있는 메뉴인 수프 류 같은 메뉴와 나물 등을 볶고 무친 밑반찬과 같은 메뉴로 영양을 듬뿍 채워 줄 수 있을 듯하며 마지막 6장은 면류와 같은 국수와 샐러드, 케이크, 샌드위치 등 다양한 메뉴와 일본식 국을 소개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행복 한 그릇이란 주제로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식사예절과 그릇 구입하는 노하우, 복합예술이라 불리는 일본의 다도와 알아두면 유익한 일본 요리 용어를 첨부하고 있어 나와 같은 일본요리에 초보인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학습의 기회가 될 듯하다.
전통적인 일본식보다 서양요리와 혼합된 퓨전식이라 일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될 듯하며 무엇보다 일식퓨전이라 그런 건지 메이님의 감각이 우아한 건지 레시피 마다 깔끔한 정갈함 속에 화려함이 느껴지는 메뉴들로 가득해 책을 보는 내내 군침이 돌았다. 이 책의 저자이신 메이님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시다. 동양의 정갈함과 담백함이 담긴 스타일의 요리로 평소 다양한 잡지와 방송에서 활약하셔서인지 파스타와 케익, 푸딩, 샐러드 같은 화려한 요리들을 모두 동양적인 정갈함과 깔끔한 스타일로 소개하고 있어 이 책을 따라 꾸준히 메이님의 감각을 익히고 싶다. 메이님의 좌우명인 ‘스킬은 배우면 누구나 생기지만, 감각은 배울 수 없다.’ 라는 말처럼 나 또한 언젠가는 깔끔하며 정갈한 스타일로 어떤 요리든 자유롭게 연출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상상해 보며 이만 글을 맺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