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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먹여야 할 12-36개월 밥상
정현미 (모모맘) 지음 / 미디어윌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 가지 음식을 오래 먹지 못하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 인 듯하다. 하지만 아직 인내심이나 여러 가지로 발달이 미숙한 아이들에게는 그 한 가지가 엄청난 고문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내가 어릴 적 유난히 먹기 싫은 계란 노른자와 밥만 먹으면 배가 아파서 밥 먹기가 참 고통스러웠듯이 말이다. 하지만 어릴 적 먹은 음식들이 나의 몸과 건강한 미래를 결정한다면 이 또한 간과하지 못 할 참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내 어머니께서 밥을 들고 다니시면서 억지로라도 한 술 더 먹이려 했던 기억을 언니가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보며 다시금 이해가 되는 듯하다.
첫 출산 후 5년 만에 둘째를 임신하게 된 언니가 있다. 큰 아이도 음식을 잘 먹지 않고 특히 콩을 싫어해서 참 애를 먹었다. 언니가 조카의 먹거리와 밥상을 고민하며 어려워하던 모습이 다시금 생각나 12-36개월 이 시기에 먹인 음식들이 아이의 건강과 미래를 좌우한다는 ‘꼭 먹여야 할 12-36개월 밥상’ 이란 책을 보았다.
아이의 두뇌는 출생 시에 이미 완성된다고도 하여 임신기간 동안의 영양상태도 중요하다지만 대뇌와 소뇌가 출생 후 2년 사이 증가하며 성인수준에 도달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12-36개월 밥상은 아이의 두뇌발달과 성숙에 밑거름이 되는 시기라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이 시기에 앞으로 살아 가면서의 식습관도 형성된다고 하니 언니의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나 또한 앞으로 예비 맘이 될 수 있는 여성이기에 12-36개월 밥상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수유를 끝내고 밥을 먹으려면 이유식을 거쳐야 하는데 초보 맘도 어렵겠지만 한번 출산 경험이 있는 내 언니도 다시금 걱정과 고민이 된다는 이유식과 아이밥상, 그리고 아이라 싫증을 잘 내기도 하지만 한 가지 음식만 이시기에 먹일 수도 없을 터인데 다양한 음식을 여러 조리방법으로 맛보게 함으로 편식을 줄일 수 있는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어 엄마와 아이의 고민을 모두 잘 담아낸 책인 듯하다.
12-36개월 밥상은 이 책의 저자이신 모모 맘의 알기 쉬운 밥숟가락 계량부터 초, 중, 후기 이유식, 아이들의 입맛과 영양을 높이는 맛국물, 맵지 않은 순한 김치를 시작으로 12-15개월은 주로 한 그릇요리, 15-18개월은 흰밥에 1가지 반찬, 18-21개월은 밤, 고구마, 감자 등이 들어간 이색 밥에 2가지 반찬, 21-24개월은 소고기, 바지락, 해물 등이 들어간 이색 밥에 드디어 등장하는 국과 2가지 반찬, 24-28개월은 보리, 팥, 흑미, 율무 등이 들어간 잡곡밥을 통해 비만과 충치를 예방하는 식단, 28-32개월은 볶음밥, 덮밥 등에 국과 3가지 반찬, 32-36개월은 불량 먹거리로 부터 아이의 입맛을 지킬 수 있는 푸짐한 3첩 반상과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나 음료등과 같은 먹거리를 멀리 할 수 있는 든든한 간식메뉴까지 담고 있다.
모모 맘은 실제 4살배기의 아들과 16개월 된 딸을 기르며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시기도 하지만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만든 유아식, 이유식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유명해지신 만큼 그런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에 더욱 아이의 마음과 엄마의 고민을 잘 담아낸 메뉴를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모모 맘 표 식단의 목적은 아이의 식습관을 제대로 길들이므로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지 않게, 화학조미료는 없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아이디어 메뉴로 담고 있다. 실제 이 책에서 소개된 메뉴를 보면 화학조미료는 찾아 볼 수 없듯 소금이나 설탕 등의 간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또한 시각과 미각을 사로잡는 메뉴와 아이들이 싫어할 채소나 과일을 먹고 싶게 만드는 조리법으로 활용한 부분에서 영양 또한 가득 채워 주리라 생각된다.
12-36개월 밥상에서 유익했던 부분은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마요네즈 대신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라는 (P.71) ‘알아두세요’ 라는 세심한 첨부 부분을 통해 다양한 조리법과 노하우, 생후 4-6개월이 지나면 태아 때 저장된 철분은 거의 소진 돼 철분이 풍부한 조개를 넣은 음식이 도움이 될 거라는(P.124) 영양정보 등을 배울 수 있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찜기 와 블렌딩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 편리한 ‘이유식 마스터’ 란 기기가 이유식부터 12-15개월 밥상까지 자주 등장해 꼭 그 기기를 광고하는 듯 한 느낌도 들어 아쉬움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찜기 까지 되는 기기는 처음이라 새로운 기기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 기회가 된다면 좋은 기기를 접해봄도 생활의 편리함을 더해 줄 듯하다. 또한 돌나물 사과전(P.137) 이란 메뉴에서 돌나물 대신 시금치를 넣어도 된다는데 시금치와 사과로 전을 부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 신기하고 새로운 메뉴였지만 혹여 사과의 비타민이 열에 의해 파괴되지는 않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곧 있으면 출산할 언니를 위해 이 책을 선물하려 한다. 그리고 세상에 태어날 조카를 위해 이 책에 소개된 메뉴를 언니와 함께 배우며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길 간절히 기다려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