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벨 아미 (한글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40
기 드 모파상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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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으로 읽은 더클래식 벨아미. 지상의 양식은 슬렁슬렁 읽으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가 책장만 넘기면서 이해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출퇴근길에 읽을 거리가 필요해서 아무거나 골라집었는데 옴마야 이런 막장 꿀잼 소설이었다니.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인 동명 영화도 있구나. 우마서먼이 마들렌이라니. 둘 다 내 상상과는 많이 달라. 어쨌든 이런 소설이 어떻게 영화화 안되고 배기겠어. 이건 뭐 아내의 유혹, 내딸 금사월의 조상격.

아 읽다가 문득 생각났는데, 초중학생 때에 문학전집을 많이 읽었었는데(고등학생 때는 막상 책을 많이 안읽었었어) 아마 학생용으로 생략되거나 쉽게 쓰여졌으려나.. 암튼. 그 당시에 어느 작가를 선호한다거나 하는 게 없었어. 제목과 작가가 연결되지도 않았었고. 근데 유일하게 모파상 글이 재밌다고 생각했었거든. 이 사람껀 읽는 것 족족 재밌네 하면서. 그 모파상을 서른하나되어 다시 읽는데 이런 미친자 쥰내 재밌네. 드라마 작가인줄.

간단 줄거리. 시골 출신에 훌륭한 외모를 가진 청년 조르주 뒤루아 성공을 꿈꾸며 파리에 와서 궁핍하게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고 있다 군대에서 만난 친구의 소개로 신문기자일을 하게되고 자연히 파리 사교계 사람들과 친분을 쌓게 돼. ㅅㅍ도 만들고 아부도 떨고 친구 부인도 뺐고 승진도 하고 부인 앞으로 나온 유산도 반띵하고 이혼하고 신문사 딸내미(그의 어미와도 ㅅㅍ) 납치도 하고 결혼도 하고ㅋㅋㅋㅋ참나

세상에 ˝사랑합니다.˝가 그렇게 쉬운 말이야? 이 책에서만 네 명한테 했어. 이런 미친 자식. 얼마나 미남 얼마나 달변가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서는 저거 안 먹힐껄? 여자들이 욕정에 허덕이는 것도 있는 것 같고 다른 남자들이 노골적이지 않고 우아해서 낯선 자극에 약한 것도 있는 것 같아. 나한테 작업했으면 진심 바로 알아챘을 것 같은데. 거기다 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대체 무엇때문에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다 홀랑 넘어갔냐고!!!!!!!! 아 답답한 여자들.

아니 너무 비호감인거야. 처음 시작부터. 사람들 눈치보면서 긴장하는 것도 병신같고 배 주리면서도 그럴싸한 바에서 한 잔하려고 시간 계산하는 것도 진짜 비웃음만 나오고, 능력도 없는데 열심히도 안하고 다른데 비벼가며 쉽게 얻어먹는 것도 병신같고 여자한테 돈 얻어서 흥청망청 쓰는 것도 그 와중에 자기 모습 보고 자뻑 감탄하는 것도 으아아악 진짜 초비호감. 열등감에 쩔어있고 어떨 땐 세상 초라해서 자책하고 시무룩하다가 갑자기 자신감 뿜뿜해져서 기세 등등하는 것도 저거 그냥 환자 아닌가 싶었어. 아 싫어 으아아아악 싫어. 살면서 본 캐릭터 중에 제일 비호감이야.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서 해야할 것 하지말아야할 것도 보이고, 여자들이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도 보이고, 또 부자가되는 의외로 별 것 없는 원리들도 보이고. 막장 남주 캐릭터 떠나서도 배우고 느끼는 바가 있네. 비웃고 부들부들 하고 읽곤 막장이라며 신나게 흉보고 있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 한 가지는 `벨 아미` 쥰나 재밌당. 여자의 일생도 읽어봐야지.

발췌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남자 분간할 줄도 모르는군. 부유하고 유명한 권력가의 집 만찬에 초대되고 야회복을 입었다는 사실 때문에 그는 새로운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진짜 상류사회 사교계의 일원이 된 것 같았다.
-아이고 병신. 쥐뿔도 없는게. 이런 부분 백 번 나온다. 이런 애들 앞에다 두고 놀리는 거 나 잘하는데. 뒤루아 한 번 걸려봐라. 얼굴이 시뻘개지게 탈탈 털어줘야지.

인간의 생애는 지극히 적은 며칠에 지나지 않고 그 다음은 아무것도 없다.

˝흠뻑 사랑해 줄게, 귀여운 마드.˝
-코웃음 칠 부분이지만 저 순간 만큼은 마드 기분 좋았을 듯(감정이입) 저 부분의 `흠뻑`이 원어로 어떤 거였는지 나만 궁금?

노란색과 검은색을 배합한 스페인식 옷으로, 아름다운 몸매와 가슴, 통통한 팔을 한껏 드러내고 작은 새 같은 얼굴을 야무지게 보이게 했다.
-희승언니가 떠올랐어. 페르난도 보테로 작품 같기도 하고.

지나치게 강렬하게 그 피를 뜨겁게 만들었기에 그녀의 애무는 열정만이 넘치는 서툰 동작이었다. 또 그 진지한 모습은 마치 늙은이가 처음 글을 배우는 모습과도 비슷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최선을 다해 애무를 하는 여자를 이 따위로 표현하다니 진짜 극혐 ㅠㅠ 왈테르 부인(후에 뒤루아의 장모가 될)너무 불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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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바람이 분다 (한글판+일본어판) -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원작 더클래식 세계문학 110
호리 다쓰오 지음, 남혜림 옮김 / 더클래식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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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리뷰. 북으로 시작해 거의 한 달 동안 찔끔 찔끔 읽던 더클래식의 바람이 분다. 최근에 펼친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앙식`이 상당히 시간과 집중을 필요로 해서 어정뜨게 잡고 있던 바.분 먼저 해치우자 해서 어제 잠든 지우 옆에서 마저 읽었다.

내가 상당히 좋아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와 같은 제목이고 내용을 보니 아픈 여자가 등장하고 남자가 절절한 마음으로 여자를 보살피는 것 정도에서 꽤 비슷한 모습이 있다. 아마 소설에서 어느정도 캐릭터와 애정관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땄을 것이고 거기에 시대적 상황(2차 세계대전)으로 구체성과 영화의 스토리를 만든 것 같아.

오 검색하니 나오네.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자면,

실존 인물인 호리코시 지로를 모델로 그 반생을 그린 작품으로, 호리 다츠오의 소설 《바람이 분다》의 착상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이유로 영화의 포스터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올라와 있으며, 2012년에 공표 된 버전은 ˝호리코시 지로와 호리 다츠오에 경의를 표하며˝, 이듬해 발표 된 버전에서는 ˝호리코시 지로와 호리 타츠오에게 경의를 담았다˝라고 기록 되어있다.

이제 소설 이야기 합시다.

우선 굉장히 짧은 소설이고 등장하는 사람은 소설가인 남자주인공과 폐결핵을 앓고있는 약혼녀 세쓰코, 그리고 세쓰코의 아버지 정도일까. 건강 문제로 요양소에서 지내게 된 세쓰코를 따라 곁을 지키며 도시와 떨어져 산 속에서 지내게 돼. 거기서 아팠다 나아졌다를 반복하는 연인과의 생활을 옮긴 소설이야.

일본의 정서인지 아니면 작가의 정서인지 분명치는 않지만 약간 변태적인 게 있다 생각했어. 아픈데 긍정적인 것에서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야 알지만 아파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극적으로 비관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사랑을 더 크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서. 그리고 전체적인 사랑을 느끼는 포인트나 사람에게서 호감을 느끼는 포인트들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 많아서 아픈 약혼녀를 간호하며 한껏 사랑과 동정을 옮긴 이 소설을 읽으며 여러번 `퍽이나`하고 비웃었다.

특별한 듯 아름다운 듯 쓴 책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전혀 특별하지 않고 전혀 아름답지 않아서 중이병 걸린 남자의 미화된 사랑이야기 정도로 느꼈어. 물론 사랑을 이야기하는 건 낭만적이지만 본인 감정에 너무 빠져든 느낌. 여주인공의 아프지만 씩씩해요! 후훗! 컨셉도 읽기 불편했어. 매우 내 스타일 아님. 당분간 일본 문학은 멀리할래.

발췌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첫 페이지에 나온 이 시구를 보고 와 좋다! 이 소설 좋겠다! 했는데 첫 페이지를 끝으로 그저 그런 이야기와 문장이 이어졌다.

그러한 자신의 희생을 희생이라고 생각하기는 커녕 스스로의 경솔함만을 책망하고 있을 세쓰코의 마음 씀씀이가 사무치도록 사랑스러웠다.

우리가 지금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찰나적인 것, 훨씬 변덕스러운 것은 아닐까?

머지않은 죽음을 예감하면서도 얼마 남지 않은 힘을 다해 애써 쾌활하게, 애써 기품 있게 살고자 했던 연인, 연인의 품에 안긴 채 그저 남겨질 이의 슬픔만을 가슴 아파하며, 스스로는 사뭇 행복하게 죽어 간 여인, 그런 여인의 이미지가 허공에 그린 듯 또렷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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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밟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루이스 어드리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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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찾아줘`​의 소설 버전 같아. `나를 찾아줘`도 원작 소설이 있지만, 어쨌든 인상이 비슷해.

아이 셋을 둔 부부의 이야기야. 남편은 화가이고 아내를 피사체 삼아 시리즈물로 그림을 그려. 꽤 성공한 화가이고 아내를 집요하게 사랑해. 집요한 사람들이 대게 그렇듯, 아이와 아내를 때리고 또 사과하고 절절하게 챙겨주고 또 때리고. 그래서 아내는 이미 수년 전부터 남편에 대한 사랑이 증오로 바뀌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궁리를 해. 아내 아이린은 일기장이 두 권 있는데 하나는 레드 하나는 블루. 레드는 남편이 훔쳐보는 것을 의식해서 쓴 가짜 일기장이고 블루는 사설 금고시설에 보관하는 진짜 일기장. 남편의 집착과 폭력 그리고 치가 떨리는 그 사랑에 복수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남편을 괴롭게 하는 내용을 일기에 써. 예로들면 아이 셋 모두가 다른 남자의 자식이라는 거짓말 등등.

이렇게 막장인데 문장이 참 침착하고 서늘해서 우아한 느낌이 들더라. 좋았어. 루이스 어드리크 Louise Erdrich라는 미국 여성소설가인데 의외로 아동문학 작가라고 하네. 아마 작가 이력을 알라딘에서 읽었더라면 사지 않았을거야. 불안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난 느낌은 여자니까 이렇게 쓸 수 있다였어. 섬세하고 침착하고 굉장히 예민해. 그리고 이 작가 부부가 실제 이혼을 하고 공동집필을 하고 남편이 자살기도한 사실까지 있다고 하네. 그러니 이렇게 디테일할 수 있나봐. 약간의 픽션을 가미한 사실은 자서전인가봐. 흠 흥미롭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두 권 읽어봤는데 느낌이 괜찮네. 집에 비행공포도 있는데 성공하면 이 시리즈 아껴줘야겠다.



발췌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가족을 먹여살리는 화가였다. 결코 시시한 재주가 아니었다.

아이린은 자신의 침묵이 어색하고 벙어리 같은 것이 아니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무관심을 가장한 태도에 자신의 힘이 있다고.

아이랜린의 독서 방식은 종종 그를 짜증나게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책을 하인으로 대했다. 반면 그는 책의 하인이었다.

대체 왜 날 사랑하죠?
제기랄, 나도 그러기 싫어.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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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반양장)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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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추천으로 처음 마셔본 오렌지 카밤. 오 이거 맛있다. 결국은 스트로베리 익스트림이겠지만 이것도 매우 괜찮다. 이제 스무디킹 음료권 두 장 남았다. 어케저케 써지는구나. 오늘 춥대서 처음처럼에서 준 핫팩 들고 나왔는데 굉장히 위안이 된다. 포근해. 그리고 옆에 젊은 학생커플은 끝도 없이 키스를 한다. 이어폰을 뚫고 고막에 닿는 추릅쯥쯥)

2015년에 책을 단 한 권 읽은 사람들 중 굉장히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었을 것이라고 예상해. 그리고 2016년에 한 권 읽을 사람도 이 책을 읽을 확률이 높아. 아마 선물 받을테지. 그렇듯 베스트셀러로 익숙한 표지와 제목이지만 아마 굳이 찾아 읽진 않았을거야. 뻔한 느낌이었거든. 힘내라! 남이 뭐라하든 자신감을 갖고 본인을 믿고 나아가라! 겠거니. 그런데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열흘 전 쯤 있었어. 회식에서 와인을 마시면서 육아,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자의식,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꺼내게 됐어. 결국 가장 중요한 교육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믿고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이 믿고있는 자신의 능력과 가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그리고 같은 상황에서 더 불평이 많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자존감 부족과 그에 따른 자의식 과잉 때문일 거라고 그게 안타깝다고. 그랬더니 말수가 적은 우리 부장님(아무도 모르겠지만 굉장히 좋아하는)이 그러시더라고. 왜 현주씨가 남의 인생을 현주씨 기준으로 평가하냐. 그들이 겪고 느끼고 행동하는 걸 긍정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부터 옳지 않다고 본다고. 최근 읽은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에 그게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다며 간단히 말씀해주셔서 앗! 했어. 그리고 우연인지 며칠 후에 상무님이 책을 선물 받으셨다며 읽으려면 읽으려고 툭 던져주시더라고.

이제 책 이야기.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알프레드 아들러(AlfredAdler)가 20세기 초엽에 창설한 심리학 `아들러 심리학`을 한 철학자와 청년 둘이 대화하는 방식으로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쓴 자기계발서야.

초반에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아들러의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는 주장은 곧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고 과거의 경험에 대한 영향을 본인이 선택(목적)하여 고통을 받는 다는 것으로 정통 심리학의 인과법칙을 근본부터 뒤집게 돼. 말 그대로 철학을 바탕으로 한 심리학이다 보니 정답은 없는 것이고 두 의견에 대한 대중과 학계의 갑론을박은 이미 넘처날 터이지만, 분명한 건 프로이트와 아들러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믿는다 하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학설은 아들러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계서에서 아들러 심리학을 소개한 것일 거고. 얼마나 긍정적이야. `비록 고통스러운 기억이었지만, 겪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일이지만, 그것은 경험일 뿐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내가 선택한다`라는 것.

또 흥미로운 것이 누구나 갖고 있는 `열등감`을 주제로 한 대화들. 보통은 건전한 형태(노력을 통해 열정, 성장 등의 결과물을 얻거나 목표에 다가가는)의 열등감이 사람에 부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예로들면 학력이 낮아서, 얼굴이 못나서 안돼라는 식의 `열등 컴플렉스`로 바뀌는거지. 그리고 단지 자신감 저하로 인한 `열등 컴플렉스`가 합리화의 일종인 `우월 컴플렉스`로 발전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신을 결과적으로 잘못 보게 돼. A라서 B를 할 수 없다는 것이 A만 있었다면 B할 수 있는 우월한 나라고 현실을 외면하고 믿고 싶은대로 믿는거야. 그게 속 편하니까.

앞 쪽 절반 읽는 동안은 내내 한 사람이 떠올랐고 뒷 쪽 절반은 모든 사람이 읽어도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들었어. 나 문학만 읽다보니 이런거 리뷰 쓰는게 어려운데 어쨌든 결론은 인생은 별 것 아니고 그 별 것 아닌 것에 너무 스트레스 받으며 남 눈치 보지 말고 우주 안의 모든 것과 수평적인 관계가 되어 본인의 기준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누리자는 것이 결론인가보다. 읽고 난 지금. 베스트셀러는 장삿속이라며 무조건 외면한 것 반성합니다.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고 어지간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책이며 용기가 없는 자에게는 용기를 자신감과 의욕이 넘쳐흘러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주제넘는 실례를 하고 있는 자에게는 스스로를 추스릴 수 있는 휴식과 반성의 시간을 줄 책이야. 마지막 행복의 정의가 공헌감이라는 말은 0.1도 공감 못하겠지만 어쨌든 나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독서시간이었다 하겠습니다.

발췌

자신의 불행을 `특별`하기 위한 무기로 휘두르는 한 그 사람은 영원히 불행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자신이 옳다고 여겨도 그것을 이유로 상대를 비난하지는 말게. 이것이 많은 사람이 빠지는 인간관계의 함정이지. 인간관계에서 `나는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 권력 투쟁에 발을 들이게 되네.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준단 말인가?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까지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게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

이의를 제기해서 무너질 정도의 관계라면 그런 관계는 없느니만 못하네. 이쪽에서 끊어버리면 그만이지. 관계가 깨질까 봐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은 타인을 위해 사는 부자유스러운 삶이야.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하는 삶이야말로 `나` 이외에는 관심이 앖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양식이라는 것을.

상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끈다, 내가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믿고 있지. 여기서 개입은 조종이나 다름없네. 본인은 선의로 그렇게 말했는지 몰라도, 결국은 양해도 구하지 않고 남의 일에 불쑥 끼어들어서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려고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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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6-01-14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특히 마지막 두 문단이 인상적이고 공감되는 구절입니다. 사람관계든 나아가 동식물과의 관계에서든 조심해야할 사항입니다.

Cindy.K 2016-01-17 22:49   좋아요 0 | URL
읽으면서는 끄덕끄덕, 평소에도 자주하는 생각인데 의외로 쉽지 않아요.
 
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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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흙서점에서 4000원에 드윽템. 책꽂이에 시리즈 별로 꽂아두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요즘은 깨끗한 민음사, 열린책들만 보이면 그냥 사고 본다. 북경에서 2016년을 맞이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2016년 첫 책은 이왕이면 명작이고 고전이라 하는 안전빵으로 들고가자 해서 들고갔다가 10페이지도 안봤답니다. 그리고 한국오니 또 대만 친구들이 놀러오는 바람에 회사 점심시간에나 짬 내서 읽다 오늘 점심에 마무리했음. 근데 워낙 문장도 간결하고 내용도 쉽고 속도도 빠른 연애소설이라 읽다 멈추다 읽다를 반복해도 흐름이 계속 이어졌고 집중도 노력없이 바로 돼서 뭐 다른 의미로 시기적절했다 하겠습니다.

영국 딸부잣집 베넷씨의 혼기 찬 둘째 딸 엘리자베스가 주인공이고 그녀와 그녀의 주변을 통해 그 시절 영국의 전반적인 문화와 사상 사람들의 태도를 볼 수있는 소설이야. 주된 내용은 결혼시장에 나온 베넷양들의 이야기고 그 중에서 가장 크게 다뤄지는 커플은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빙리 그리고 엘리자베스 본인과 다아시. 진짜 별 내용 없다. 그냥 젊은이들의 호기심과 사랑 믿음 등이 보수적인 사회에서 싹트고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 정말 연애, 사랑이야기.

시작부터 끝까지 작가가 호감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되게 강조돼서 나와. 예로들면 재력으로 남편감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것(호감), 마음에 안드는 이야기라면 실날히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호감), 훨씬 높은 신분의 사람이라도 실례되는 태도에서 비난을 하는 것(호감), 여자라면 마땅히 해야한다는 통념을 무시하는 것(호감)이 매력적으로 비쳐지게끔 주인공 엘리자베스를 당돌하고 보기 드물게 현명하고 용감한 여성으로 보여줬고 반대로 안락함과 어느 정도의 부가 보장되는 남자에게 사랑없는 결혼을 한 샬롯(비호감), 누구라도 딸과 결혼만 해준다고 하면 동네방네 자랑을 하는 딸 가격 후려치기의 달인 베넷부인(비호감), 남자들이 모인 무도회에 득달같이 달려가 어필을 하는 경박한 리디아와 메리(비호감)와 같이 그 당시 보통 사람의 태도를 조롱한 게 작가가 페미니스트이고 그 사회에 불만이 많았음을 굉장히 노골적으로 느끼게해. 근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현대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 눈으로 볼 때는 그 당돌한 엘리자베스 조차 수동적이고 남자에게 의존적이고 또 사랑에 환상을 품는 모습들이 꽤 많이 나와서 그 캐릭터가 당시 사람들이 읽었을 때처럼 매력적으로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 나 역시도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 엘리자베스의 이미지나 캐릭터는 대충 알고 있었거든. 근데 그보다 훨씬 수동적이고 여성스러워서 실망스러웠어.

발췌를 보면 알겠지만 그저 그저 쉬운 재밌는 연애소설이다. 오만과 편견을 읽으면서 1800년대 초 그러니까 오만과 편견이 막 출간됐을 때 이 소설을 읽으며 호들갑떠는 젊고 어린 여성들을 쉽게 상상할 수 있었어. 자극제가 적었던 시기, 순종이 미덕이던 시기에 꽤 센세이셔널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은 분명해. 그리고 사랑이야기도 꽤 흥미로워. 다아시 아주 매력적이고. 영화에서 다아시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날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아시 역을 연기하는 건 남자 배우에게 꽤 흥분되는 일일 것 같아. 이성적이고 도도하고 콧대높은데 사랑 앞에서 흐느적거리는 낭만덩어리.

엄청 재밌고 집중해야하는 소설을 읽고 싶다. 뭘 읽을까.

발췌

대부분의 경우 애정이라는 감정에는 감사하는 마음이나 허영심이 상당 부분끼어 들어가기 때문에, 애정이 혼자크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안전하지 못해. (중략) 호감이 전혀 복돋워지지 않는데도 진정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우리 가운데 별로 없을 거야. 열에 아홉은, 여자는 자기가 느끼는 감정 이상을 보여주는 게 나아.

제인이 내일 그분과 결혼해서 행복해질 확률이나 열두 달 동안 그분 성격을 연구한 뒤에 결혼해서 행복해질 확률이나 만찬가지일 거라고생각해. 결혼에서 행복이란 순전히 운에 달려 있어. 서로의 취향을 아주 잘 알거나, 혹은 서로 아주 비슷하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둘의 행복이 더 커지는 건 결코 아니야. 취향이란 건 계속 변하게 마련이라 나중엔 누구든 짜증이 날 만큼 달라지게 마련이야. 평생을 같이 살 사람의 결점은 될수록 적게 아는 것이 더 나아.
-이러고 샬롯은 취집을 했습니다.

겸손한 척하는 것보다 더 기만적인 것도 없죠. 겉보기엔 겸손해 보이는 것도 때론 단지 무성의일 뿐이거나, 혹은 간접적인 자기 과시기도 하니까.

언니의 사랑이 깨졌다지. 축하할 일이구나. 아가씨들이 결혼 다음으로 좋아하는 게 이따금 실연당하는 거니까. 생각할 거리도 생기고 친구들 사이에서 뭔가 특별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어땠든 어떤 남자가 너를 차든, 네 다정한 어머니가 언제든 그 효과를 극대화 시켜 줄 거라고 생각하니 안심이 되는구나
-베넷씨의 와이프 후려치기 꿀잼

다른 사람에 대한 예의를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사랑에 빠졌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요?

불가피한 건 불가피한 것이니 더 이상 사과를 드린다면 오히려 우습겠지요.
-다아시 이런 태도 좋아. 비굴하지 않아. 난 이렇다. 판단은 네 몫이겠지. 하는 식

큰언니는 곧 노처녀가 될 거 아냐. 스물셋이 다 됐으니 말이야! 오,하느님, 내가 스물셋에도 결혼하지 못하면 얼마나 창피할까!
-뭐라고 이년아?

그분을 단호하게 싫어하는 것으로 남다르게 똑똑하게 굴려고 했던 거야. 아무 근거도 없이 말이야. 그만큼 혐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천재를 발휘할 힘찬 박차를 얻게 되고, 위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욕만 바가지로 퍼붓기만 하고 정당한 말은 하나도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계속 비웃다 보면 가끔씩은 뭔가 재치 있는 말이 얻어걸릴 때가 있게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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