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 이야기
베르나르 키리니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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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추천을 받아 읽을 책 리스트에 저장해두었다가 Yes24 중고로 샀다. 나는 평소에 뭔갈 검색하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새로운 책 정보는 이웃이나 친구 덕분에 알게되는 받는 경우 뿐인데 이 책은 대체 어디서 알게된지 모르겠다. 현이 블로그엔 없네. 혹시 이웃 중 이 책을 좋아하신 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 드립니다!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내가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차가운 피부‘처럼 어떤 이유에서인지 갖고는 있지만 커버 디자인에 호감이 가지 않아 오히려 기대 없이 꺼내 읽기 시작하고 시작부터 눈이 휘둥그레지는 그런 예상치 못한 반가운 재밌는 책이었다. 내용도 분위기도 다르지만 어딘가 닮은데가 있다. 상상과 야성,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같은 그 느낌. ‘차가운 피부‘를 오랜 이웃 싱클레어님에게 선물(정확히는 교환)했었고 다행히도 좋아해주셨는데 이 책도 추천해주고 싶다.



처음 나오는 소설 ‘밀감‘부터 입이 떡 벌어졌고 오랜만에 책을 덮을 수 없는 재미를 느꼈다. 점점 작가 특유의 깜빡이 없이 들어오는 개성에 빠져 아무 것도 아닌 것도 웃기기 시작했고 재미는 마지막 장까지 이어졌다. 엄청 몰입해서 읽었음에도 이 책이 어떤 책이라고 딱 말하긴 어렵다. 재밌는 상상이 시작이되어 글로 옮겨진 것이라고 말곤 뭐라 말할 수가 없네. 아무리 재밌는 상상이 들어간 책이라고 하더라도 책을 쓰기 위한 상상 같은데, 그러니까 상상은 소재일 뿐 책의 주인공은 글인데 이 책에서는 상상이 주인공이고 글이 주인공을 서브해주는 것 같다. 잘 쓰인 글이 아니라 잘 표현해낸 글 이랄까...



음악, 미술, 공연, 전시, 작가 등 문화예술에서 얻은 상상력들이 넘치는 작가의 끄적임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가 아무때나 또 다시 떠오른 엉뚱한 상상에 혼자 낄낄대는 그 모습이 보인다. 그 상상력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옮기기를 교묘하게 옮겨냈는지 읽다보면 이 거 실화인가? 했다가도 찾아볼 것도 없지 그냥 상상인걸 하면서 또 나도 낄낄대게 된다.



이 책은 갖고 있다가 한번씩 만화책 보듯 읽고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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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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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사람 기죽이는 가계도. 살짝만 보면 알겠지만 대대손손 같은 이름을 반복해서 써서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이름의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호세 아르까디오 1, 호세 아르까디오2 이렇게 숫자라도 달아주면 좋으련만.



1960년대 작이라고 하는데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되게 좋아했던 두 책의 구성과 같아 좋아했던 그 두 권이 분명히 백년의 고독의 영향을 받았거나 대놓고 백년의 고독의 오마주였거나 했던 것 같다. 그 두 권은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과 천명관의 고래다. 한 가문의 몇 대에 걸친 대서사시라는 부분과 p446에서 문장을 끝맺지 않고 길고 장황하게 같은 톤과 라임으로 주절대는 부분은 천명관 고래에서 제일 좋아했던 찰진 욕메들리 장면과 그저 겹쳤다.



줄거리를 말하라면, 부엔디아 집안 사람들이 새운 마꼰도라는 도시의 정착 과정부터 부흥기 침체기 전쟁 멸망까지를 겪으면서 시기별로 새롭게 등장하는 부엔디아 집안 5대에 걸친 인물들 개인사들의 나열이랄까.



재밌었다. 나도 이렇게 발췌가 많은 지 몰랐는데 옮기면서 깜짝 놀랐다. 인간 사는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두 비슷한 것 같다.





발췌 공격 시작!



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죽을 때까지 사랑보다 더 끈끈한 연대의식, 즉 공통의 양심에 가책을 묶여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단순한 화풀이 수단에 불과 했다.



그는 항상 그녀 옆에 있고 싶고, 그녀가 차라리 어머니 라면 좋겠고, 그녀가 곡식 창고에서 절대로 나가지 않고서 자신에게 “정말 끝내주네”라고 말해 주고, 다시 자신의 몸을 만저주면서 “정말 끝내 준다니까”라고 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통은 육체적인 것으로서, 신발 속에 들어간 작은 돌맹이처럼 걷는 데도 지장을 초래 할 정도였다.



절망감으로 정신이 돌아버린 레베카는 한 밤 중에 일어나 공 고통과 분노의 휩싸여 흐느껴 우는 가운데 말랑말랑한 지렁이를 씹어 먹고 달팽이 껍질을 어금니로 아삭아삭 깨물어대면서 죽어도 좋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마당 흙을 몇 주먹 퍼먹었다.



“ 친구, 한가지만 얘기 해 주게, 차는 왜 전쟁을 하고 있는가?”

“ 왜라니, 친구. 위대한 자유당은 위해서지” 헤리넬도 마르케스 대령이 대답했다.

“ 그걸 알다니 자넨 행복한 사람이군. 난 말이야, 자존심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걸 이제야 겨우 깨닫게 되었네.” 그가 말했다



학교의 책임은 늪지대에서 보내온 늙은 선생 돈 멜초르 에스칼로나가 맡았는데, 그는 게으름을 피우는 학생들은 자갈이 깔린 마당을 무릎으로 걷게하고, 입이 거친 학생들에게는 매운 고추를 먹게 해 학부모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모두 다 똑같아. 처음에는 잘들 잘 하고, 말 잘 듣고, 예의 바르고,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던 애들이 그저 수염만 나기 시작하면 못된 짓을 한단 말이야.



사실, 정상적인 상태, 즉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그 끝없는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그렇게 말했을 때도, 그는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끝내는 것보다 더 쉽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한 바퀴를 돌아 우리가 처음으로 되돌아가 있는 것 같다니까.



그건 단념하시오. 죽을 때까지 연금을 기다리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연금을 거부했다는 건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단 하루 사이에, 삶은 부모가 수년 동안 그녀에게 교묘하게 숨겨왔던 현실의 모든 무게를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그녀 위로 얹어 버렸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어디 있는지 물으면, 모든 어머니들은 그를 자기 딸들에게 데려갔다.



언제나, 자나깨나, 가장 황홀한 순간이나 가장 비참한 순간에도 항상 레베카를 생각했는데, 그것은 고독이 그녀에게 추억을 걸러주고, 살아가면서 그녀의 마음에 쌓였던 추억의 쓰레기들 가운데 둔감해진 부분을 불살라 주고, 나머지 추억, 즉 가장 고통스러운 추억을 순화시켜 주고, 확대시켜 주고, 영원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이었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본능은 가히 놀랄 만한 것이어서 그녀가 편의성을 추구하면서 유행을 멀리 하면 할수록, 즉흥적인 면에 따라 구습을 극복하면 할수록 그녀의 경이적인 아름다움은 더욱더 뇌쇄적이 되었으며, 남자들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더욱더 자극적이 되었다.



사람은 죽어야 할 때 죽는 게 아니라 죽을 수 있을 때 죽는거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려주세요.



사실, 메메는 그 누구를 귀찮게 할만큼 한가하지가 않았다.



“ 바구니에 담겨 물에 떠내려오는 걸 우리가 발견 했다고 말할 거예요” 페르난다가 미소를 지었다.

“ 그런 얘긴 아무도 믿지 않을 건데요” 수녀가 말했다.

“ 성경에 나오는 얘기를 믿는다면, 그와 똑같은 내 얘기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봐요” 페르난다가 대답했다.



공기가 어찌나 축축했는지, 물고기들이 문으로 들어와서는 방 안 공기 속을 헤엄쳐 창문을 통해 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시간은 흐르게 마련인데, 제가 뭘 바라겠어요.



인생의 성숙기를 맞았던 그녀는 가난이 사랑의 하인이라는 젊은이들 사이의 미신을 다시금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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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고독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민음사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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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사람 기죽이는 가계도. 살짝만 보면 알겠지만 대대손손 같은 이름을 반복해서 써서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이름의 다른 인물이 등장한다. 호세 아르까디오 1, 호세 아르까디오2 이렇게 숫자라도 달아주면 좋으련만.



1960년대 작이라고 하는데 읽으면서 그 동안 내가 되게 좋아했던 두 책의 구성과 같아 좋아했던 그 두 권이 분명히 백년의 고독의 영향을 받았거나 대놓고 백년의 고독의 오마주였거나 했던 것 같다. 그 두 권은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과 천명관의 고래다. 한 가문의 몇 대에 걸친 대서사시라는 부분과 p446에서 문장을 끝맺지 않고 길고 장황하게 같은 톤과 라임으로 주절대는 부분은 천명관 고래에서 제일 좋아했던 찰진 욕메들리 장면과 그저 겹쳤다.



줄거리를 말하라면, 부엔디아 집안 사람들이 새운 마꼰도라는 도시의 정착 과정부터 부흥기 침체기 전쟁 멸망까지를 겪으면서 시기별로 새롭게 등장하는 부엔디아 집안 5대에 걸친 인물들 개인사들의 나열이랄까.



재밌었다. 나도 이렇게 발췌가 많은 지 몰랐는데 옮기면서 깜짝 놀랐다. 인간 사는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모두 비슷한 것 같다.





발췌 공격 시작!



하지만 사실 그 부분은 죽을 때까지 사랑보다 더 끈끈한 연대의식, 즉 공통의 양심에 가책을 묶여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단순한 화풀이 수단에 불과 했다.



그는 항상 그녀 옆에 있고 싶고, 그녀가 차라리 어머니 라면 좋겠고, 그녀가 곡식 창고에서 절대로 나가지 않고서 자신에게 “정말 끝내주네”라고 말해 주고, 다시 자신의 몸을 만저주면서 “정말 끝내 준다니까”라고 말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통은 육체적인 것으로서, 신발 속에 들어간 작은 돌맹이처럼 걷는 데도 지장을 초래 할 정도였다.



절망감으로 정신이 돌아버린 레베카는 한 밤 중에 일어나 공 고통과 분노의 휩싸여 흐느껴 우는 가운데 말랑말랑한 지렁이를 씹어 먹고 달팽이 껍질을 어금니로 아삭아삭 깨물어대면서 죽어도 좋다는 듯이 게걸스럽게 마당 흙을 몇 주먹 퍼먹었다.



“ 친구, 한가지만 얘기 해 주게, 차는 왜 전쟁을 하고 있는가?”

“ 왜라니, 친구. 위대한 자유당은 위해서지” 헤리넬도 마르케스 대령이 대답했다.

“ 그걸 알다니 자넨 행복한 사람이군. 난 말이야, 자존심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걸 이제야 겨우 깨닫게 되었네.” 그가 말했다



학교의 책임은 늪지대에서 보내온 늙은 선생 돈 멜초르 에스칼로나가 맡았는데, 그는 게으름을 피우는 학생들은 자갈이 깔린 마당을 무릎으로 걷게하고, 입이 거친 학생들에게는 매운 고추를 먹게 해 학부모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모두 다 똑같아. 처음에는 잘들 잘 하고, 말 잘 듣고, 예의 바르고,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던 애들이 그저 수염만 나기 시작하면 못된 짓을 한단 말이야.



사실, 정상적인 상태, 즉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그 끝없는 전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었다.



그렇게 말했을 때도, 그는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끝내는 것보다 더 쉽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한 바퀴를 돌아 우리가 처음으로 되돌아가 있는 것 같다니까.



그건 단념하시오. 죽을 때까지 연금을 기다리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연금을 거부했다는 건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단 하루 사이에, 삶은 부모가 수년 동안 그녀에게 교묘하게 숨겨왔던 현실의 모든 무게를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그녀 위로 얹어 버렸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어디 있는지 물으면, 모든 어머니들은 그를 자기 딸들에게 데려갔다.



언제나, 자나깨나, 가장 황홀한 순간이나 가장 비참한 순간에도 항상 레베카를 생각했는데, 그것은 고독이 그녀에게 추억을 걸러주고, 살아가면서 그녀의 마음에 쌓였던 추억의 쓰레기들 가운데 둔감해진 부분을 불살라 주고, 나머지 추억, 즉 가장 고통스러운 추억을 순화시켜 주고, 확대시켜 주고, 영원하게 만들어줬기 때문이었다.



단순함을 추구하는 그녀의 본능은 가히 놀랄 만한 것이어서 그녀가 편의성을 추구하면서 유행을 멀리 하면 할수록, 즉흥적인 면에 따라 구습을 극복하면 할수록 그녀의 경이적인 아름다움은 더욱더 뇌쇄적이 되었으며, 남자들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는 더욱더 자극적이 되었다.



사람은 죽어야 할 때 죽는 게 아니라 죽을 수 있을 때 죽는거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려주세요.



사실, 메메는 그 누구를 귀찮게 할만큼 한가하지가 않았다.



“ 바구니에 담겨 물에 떠내려오는 걸 우리가 발견 했다고 말할 거예요” 페르난다가 미소를 지었다.

“ 그런 얘긴 아무도 믿지 않을 건데요” 수녀가 말했다.

“ 성경에 나오는 얘기를 믿는다면, 그와 똑같은 내 얘기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봐요” 페르난다가 대답했다.



공기가 어찌나 축축했는지, 물고기들이 문으로 들어와서는 방 안 공기 속을 헤엄쳐 창문을 통해 나갈 수 있을 정도였다.



시간은 흐르게 마련인데, 제가 뭘 바라겠어요.



인생의 성숙기를 맞았던 그녀는 가난이 사랑의 하인이라는 젊은이들 사이의 미신을 다시금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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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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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두 번째 책은 왜 어쩌다 사게 된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 소설이다. 지난 10월 한국 방문 때 yes24에서 잔뜩 산 중고책 중 하나인데 대체 왜 골랐지. 어쨌든 바로 전 책이 백년의 고독이었어서 좀 훌훌 읽고 싶은 마음에 비교적 가벼운 책을 집었다.



새엄마 찬양
저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4.12.30.


첫 장을 읽으면서 입 밖으로 오호~ 하는 소리를 냈다. 말 그대로 새엄마를 찬양하는 사춘기 아들을 둔 재혼 부부의 이야기이고 여기서 사춘이 아들은 새엄마를 사랑한다.



매 장이 시작되기 전에 그림과 그에 얽히거나 관련이 있는 느낌의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 본론의 이 가족 이야기로 돌아오는데 나는 그게 싫었다. 꼭 야설을 예술인척 하는 장난질 같았다.



암튼 시작부터 끝까지 성욕과 섹스 이야기였고 딱히 재밌지도 않았다. 참 불편한 이야기임에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딸이나 아들이나 잘 간수해야한다.



발췌



그는 자신의 두 귀가 그녀의 부드러운 복부를 탐욕스럽게 짓누를 때 갑자기 희미한 물소리가 들리면 얼마나 달아 오늘지 생각했다.

-이 문장이 어쨌다는게 아니라 남편과 나는 가끔 서로의 배에 귀를 대고 배에서 들리는 물소리를 듣는데 저 희미한 물소리 듣는 행위를 듣는 사람이 또 있구나 싶어 반가웠다. 물론 우리 부부는 절대로 물소리에 달아오르지 않는다.



역사상 지금과 같은 순간에, 우리에게 그토록 많은 일이 일어난 지금, 그런 것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세상은 지금보다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래, 아마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물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나는 살아남았고, 이 추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일부가 되었다.

-이 책은 안 좋은데 이 부분은 엄청 좋다!



그냥 그런 모순적인 상황, 다시 말해 위험하고 강렬한 기쁨을 추구하며 행복을 느끼고 자신의 원칙에 도전하고 위반하는 이런 상황을 흘러가는 대로 놔두고 싶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그녀는 갑자기 ‘나는 내 자주권을 찾았어’라는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복 받았고 해방 되었다고 느꼈지만, 무엇으로부터 해방된 건지는 정확하게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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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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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인지 리뷰 다 쓰고 저장 직전에 날아갔다. 구구절절 열심히 부정적인 감상을 남기고 있었는데 좋지도 않았고 감명 따위 없었던 책에 내가 뭐라고 했더라 기억 짜내며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은 없어서 대충 정리하련다.



선물 받은 책이다.



초 유명 작가의 신간이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래 있었을 뿐 누구나 재밌게 읽을 책도 아니고 열심히 읽는 들 머리에도 가슴에도 남는 것이 없는 책이다. 돈되는 책이 역시나 잘 팔린 상황이라 이미 마음에 안든다.



제목과 같이 여행에 의미가 무엇이냐 쓴 책인데 여행에는 의미가 없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세뇌되어 앞으로 나를 따라다닐 의미 부여 행위를 생각하면 책을 읽은 것이 후회된다.



아! 내 취향이 아니라 투덜대는데 결코 재미 없는 책은 아니고 못 쓴 글도 아니다. 곧 죽어도 김영하인데 당연히 흥미로운 부분도 간혹 있다. 김영하 작가와 같이 습관적으로, 재미로, 아무 것도 아닌 것에도 해석과 의미 찾는 사람들은 함께 그 여정을 즐기시면 된다. 다만 대다수는 굳이 시간 내서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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