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91
미셸 투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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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오면서 한국에서 들고온 책 중 1호로 읽은 책이다. 40권 쯤 가져왔는데 이 속도면 뭐 40살 까지 읽을 책 들고온 건가. 8월 초에 처음 시작했으니 두달 반만에 읽었다. 살면서 이렇게 오래 끌다 결국 끝까지 읽은책은 처음인 것 같다. 오래 끌다 결국 안 읽거나 오래 끌어도 결국 한달 내에는 읽었는데. 이거 뭐가 중요한 이야기라고 한 문단 주절거리냐. 중요하냐?

여행길에 탄 배가 난파를 당하고 배 안의 유일한 생존자로 무인도에서 생활을 하게된 로빈슨. 처음엔 구조되길 바라며 무인도 생활을 낯설게(의도적인 감정태세라 ‘낯설히‘ 라고 쓰고 싶은데 표준어 맞냐 안나오네) 유지하다가 결국 본인의 터전으로 삼고 그 공간에서의 규율까지 정하고 스스로 지키어 한명 뿐인 사회를 만들어. 그러다 섬에 온 어느 부족들의 의식을 보게되는데 한 놈이 죽을 뻔 하다가 로빈슨 덕분에 살게 되고 결국 방르드리라는 그 놈과 둘이 살게돼. 얘들 둘 사는 이야기.

좋은 문장도 많았고 읽으면서 인간 개인이나 인간 관계 본질을 생각하게끔 만들어서 좋았다. 통찰력이 담긴 재밌고 잘 쓰인 소설이다. 지루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데 다만 내가 책이 안 읽히는 시기였던 것 같다.

로빈슨이 그저 일반 문화인이라면 방드르디는 조르바 같은 틀을 깬, 속을 알 수 없고 언뜻 무식하고 원시적이지만 사실 우리네보다 뭔가가 더 트인 그런 캐릭터다.

아 리뷰도 못써먹겠다. 잘래.

발췌

˝한 인간의 영혼을 꿰뚫어 보려면 절대적 권력을 속에 넣고 그에 힘입어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고 있는 그를 상상해 보는 것보다 더 적절한 것은 없지요.˝

그의 기억 속에서의 날들은 모두가 똑같은 모습으로 서로 겹쳐지고 있어서 매일 아침마다 그 전날의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듯한 느낌뿐이었다.

그는 이제 인간이란 소요나 동란 중에 상처를 입고 군중에 밀리면서 떠받쳐있는 동안은 서 있다가 군중이 흩어지는 즉시 땅바닥에 끄러져버리는 부상자와 비슷하자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타인...... 그에게서 얼마나 대단한 덕을 보고 있었던가을 나는 내 개인이라는 건물 속에 새로운 균열이 생기는 것을 보면서 매일같이 헤아려보게 된다.

인물들은 척도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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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10-2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ne of my favorite novels

Cindy.K 2017-11-10 14:30   좋아요 0 | URL
인간에게 사회가 어떤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느끼도록 해준 소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