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영등포`를 보내줬던 출판사 답에서 또 책을 보내주셨다. 저번과 같이 보내준다 어쩐다 말 없이 집에 도착해있었다. 쿨한 것 같아. 재능있는 신인 작가 발굴하는 프로젝트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아주 낯선 작가에 낯선 제목에 표지다. 언제부턴가 고전만 파고 있어서 한번씩 이런 요즘 소설 읽으면 잠깐 휴식을 갖는 기분이 된다. 취업준비를 할 시기에 어머니 암 병간호를 5년이나 하게 되며 막상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취업시기를 놓쳐 뭘해먹고 살까 고민하던 형진. 어머니 밥을 챙겨드리며 발견한 요리에 대한 재능과 흥미를 발휘해 혼자 살게된 2층 주택에 하숙집을 열게 된다. 밤근무를 하는 수의사 동갑내기 남자,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으쌰으쌰하고 있는 사회 초년생 인턴사원, 피씨방 알바를 하며 꿈을 쫓는 아마추어 밴드 보컬, 대기업 도도한 아가씨와 비행조종사를 꿈꾸는 아가씨 여동생. 집주인 형진까지 바로 전까지 서로의 존재도 여섯 명이 함께 살게 된다.또래의 남자, 여자가 한 지붕 아래서 살게되니 복닥복닥 썸도 생기고 짝사랑도 생기고. 젊은이들이다보니 좌절이 생기고 자연히 위로도 주고 받고. 자잘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제법 가족의 모습을 갖춰가는 사람들. 몇 군데에서 피식 웃기도 했고 근거없는 세상 잡지식들이 들어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전혀 감동은 없었다. 그냥 읽으면서 내내 생각한건...... 이런 소설을 써도 출간을 해주네? 정도. 이보다 훨씬 심한 책들이 판을 치고있지만 아무래도 오래오래 널리 읽히던 책을 쥐고 있다가 잠시 디저트격으로 읽으니 자연히 비교가 되어 이 한없는 가벼움에 다른 칭찬이 나올여유가 없다. 소재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문장력의 문제도 아닌 것 같은데 다만 치열한 고민이 선행된 작품과 아닌 작품은 읽어보면 같은 소재 같은 줄거리라도 차이가 확 느껴지는 것 같다.소설이라기 보단 대학로 2만원짜리(쿠팡에서 1만원) 청춘 연극같은 느낌이었다. 절대 재미가 없거나 잘 못쓴 소설이라는 게 아니고 그냥 무게가 그렇다는 말이다. 발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