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밟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루이스 어드리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영화 `나를 찾아줘`​의 소설 버전 같아. `나를 찾아줘`도 원작 소설이 있지만, 어쨌든 인상이 비슷해.

아이 셋을 둔 부부의 이야기야. 남편은 화가이고 아내를 피사체 삼아 시리즈물로 그림을 그려. 꽤 성공한 화가이고 아내를 집요하게 사랑해. 집요한 사람들이 대게 그렇듯, 아이와 아내를 때리고 또 사과하고 절절하게 챙겨주고 또 때리고. 그래서 아내는 이미 수년 전부터 남편에 대한 사랑이 증오로 바뀌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떠날 궁리를 해. 아내 아이린은 일기장이 두 권 있는데 하나는 레드 하나는 블루. 레드는 남편이 훔쳐보는 것을 의식해서 쓴 가짜 일기장이고 블루는 사설 금고시설에 보관하는 진짜 일기장. 남편의 집착과 폭력 그리고 치가 떨리는 그 사랑에 복수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남편을 괴롭게 하는 내용을 일기에 써. 예로들면 아이 셋 모두가 다른 남자의 자식이라는 거짓말 등등.

이렇게 막장인데 문장이 참 침착하고 서늘해서 우아한 느낌이 들더라. 좋았어. 루이스 어드리크 Louise Erdrich라는 미국 여성소설가인데 의외로 아동문학 작가라고 하네. 아마 작가 이력을 알라딘에서 읽었더라면 사지 않았을거야. 불안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고난 느낌은 여자니까 이렇게 쓸 수 있다였어. 섬세하고 침착하고 굉장히 예민해. 그리고 이 작가 부부가 실제 이혼을 하고 공동집필을 하고 남편이 자살기도한 사실까지 있다고 하네. 그러니 이렇게 디테일할 수 있나봐. 약간의 픽션을 가미한 사실은 자서전인가봐. 흠 흥미롭다.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두 권 읽어봤는데 느낌이 괜찮네. 집에 비행공포도 있는데 성공하면 이 시리즈 아껴줘야겠다.



발췌

그는 자신의 작품으로 가족을 먹여살리는 화가였다. 결코 시시한 재주가 아니었다.

아이린은 자신의 침묵이 어색하고 벙어리 같은 것이 아니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무관심을 가장한 태도에 자신의 힘이 있다고.

아이랜린의 독서 방식은 종종 그를 짜증나게 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책을 하인으로 대했다. 반면 그는 책의 하인이었다.

대체 왜 날 사랑하죠?
제기랄, 나도 그러기 싫어. 그냥 그렇게 생겨 먹은 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