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나와서 돌아다녔는지 온 몸이 꼬질꼬질 했다. 지난 번에 놀러온 그 녀석이었다. 남편이 차를 멈추어 창문을 내리자 덩실 쫓아와 우릴 쳐다 보았다. 남편이 백구에게 말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어. 응. 에고 다 젖었네 다 젖었어. 누구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절 이렇게 아는 척 해주시니 여튼 반갑네요. 이런 표정인가도 싶었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무척이나 반가워 했기 때문이다.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백구와의 우연한 미팅을 뒤로 하고 3분도 채 안걸려 과수원에 도착해 보니 온통 하얬다. 아침인지 새벽인지도 모르게 살짝 내린 눈이었지만 온통


싸락눈 같은 하얀 눈이 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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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프렌드로부터 걸려온 전화. 소맥과 함께 하는 뮤비의 나날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하루의 피로와 통증이 말끔하게 씻기는 시간이다. 트럭을 타고 밭에 가서 트럭을 타고 집에 오는 날들이 올 들어 벌써 몇십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단 한번도 불행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거대한 복종의 스펙타클. 자발적 순응의 메카니즘. 내가 원한 건 아니지만 어느새 원한 것이 되는. 하지만 난 좀 다른 것 같다. 내가 나에게 저지르는 반항? 어젠 비욘센가 뭐시긴가 때문에 남편이 열 받았고(?) 난 또 이 남자에게 반기(?)를 들다가 결국 싸해지는 꼴이 되었는데, 암튼 술만 마약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도저한 수많은 마약 앞에 난 백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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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7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주말이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컨디션 2016-02-27 20:15   좋아요 1 | URL
네, 서니데이님두요^^ 토토즐 하시길요~
 

깊고 푸른 밤이 왔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도 그런 밤이 왔으면 좋겠다. 내일이 두렵지 않도록, 일상의 자잘한 모든 것이 두려움 없이 나아가기를, 깊고 푸른 밤을 넘어 어스름 새벽이 왔을 때 목놓아 울어 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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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 좋은 저녁 되세요.
오늘도 퀴즈 준비합니다.^^

컨디션 2016-02-26 20:06   좋아요 1 | URL
퀴즈 풀고 오긴 햇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뭔가 아닌 듯.. 5번 보기에 없음이 오늘은 없으니..더 헷갈..^^

서니데이 2016-02-26 20:07   좋아요 0 | URL
앗. 그래도 오늘은 정답 맞출 확률이 아주 높은데요.^^;

컨디션 2016-02-26 20:39   좋아요 1 | URL
오, 그래요? ^^ 셔터 아일랜드 못봤는데, 찾아보니 미셸 윌리암스가 나오더라구요.. 주연여배우는 아닌 거 같은 거 보면 레오의 배우자 역은 아닌 거 같고.. 서니데이님 퀴즈는 역시 질문의 핵심 키워드를 잘 파악하는 게 관건인 거 같아요. 나날이 변화와 진화를 거듭하는 서니의 퀴즈! 롱런 하길 바래요^^
 

서재 책장에 진열해 놓았음을 밝힌다. 순전히 표지에 의존했다. 표지가 마음에 안듣다 싶으면 가차없이 배제했다. 서재에 책을 전시하는 기준과 방식이 지난번과는 확 달라졌다. 단 한 권도 읽은 적 없을 뿐만 아니라, 생판 금시초문에 생면부지의 책들을 꽂아놓았다. 이 몸 구석팅이에 자리한 양심이라는 것이 어느정도는 콕콕 찔릴 것이다. 그 효과를 노릴 참이다. 3월 말쯤 다시 한번 서재 변신(?)의 날이 돌아오게 되면, 저 책들 중 과연 몇 권이나 읽었을지 사실은 좀 암담하다. 반타작만 해도 성공이다. 그래도 한줄기 희망이랄까, 싹수랄까, 믿는 구석이랄까, 암튼 있다. 사실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중에 무려 세 권이 저기에 있다. ebook(2권)을 제외하고 나면 6권으로 좁혀진다. 그 중 3권이다. 지금 당장, 책을 펼치고 열독해도 시원찮을 만큼 난 지금 열기로 가득차 있다. 오늘 발린 책, 한번 달려보는 거야. 힘차게 쭉쭉 페이지 터넌지 뭔지를 해보는 거얏, 이렇게 호잇호잇 기세등등 해보지만, 아...밥해야 해. 벌써 저녁이야. 망했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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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2016-02-24 1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eBook이 2권이 아니라 한 권이네? 윌리엄 트레비만 이북이었어..

서니데이 2016-02-2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로필 사진이 애슐리쥬드라고 하셨는데, 김고은인줄 알았습니다. (혹은 박소담이거나) ;;;
컨디션님 오늘도 퀴즈 있습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컨디션 2016-02-24 21:08   좋아요 2 | URL
오잉? 김고은? 박소담??(김고은은 아는데 박소담 누구지, 함 찾아봐야겠네요^^)

큰 이변이 없는한, 외국 여배우만 취급(?)하려구요^^

네, 퀴즈 풀러 갈게요 ㅎ
 

몹시 바쁘게 생겼다. 아.. 바쁜 건 정말 좋지 않다. 사람 피 말리는 스트레스만 아니면 바쁘게 사는 건 오히려 좋은 거다.. 이 말도 맞고. 하지만 오늘 난, 이런 거 저런 거 가늠하고 따져볼 정신이 아니다. 고민에 빠졌다. 아주 단순한 고민.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마음은 가고싶다 쪽인데, 그러면 집안꼴은? 주방 타일에 튄 기름때도 닦아야 하고 너저분한 베란다도 치워야 하고 사물놀이(그 사물놀이가 아니라 시체놀이 할 때처럼 그런 막장놀이판)에 정신없는 아이들 방도 손 좀 봐줘야 하고. 이렇게 바쁜데. (바뻐? 바쁘다고? 근데 북플을? 하, 그러게나 말입니다.ㅎ)

갑자기 할 말이 없어졌다. 바쁜데 왜 이러고 있지? 싶어서ㅎ 어쨋거나 내가 오늘 몹시 바쁘게 생겻는데 이게 다,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책을 평생 못읽고 죽을 가능성과 맥락을 같이하는, 나의 생활전반에 독버섯처럼 퍼진 총체적 난국에 기인할 뿐이다.

오늘 귀한 손님 한쌍이 오기로 되어있고 더구나 하룻밤 묵어가라고 적극적으로 바짓가랑이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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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2-2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퀴즈인가요??

컨디션 2016-02-20 10:49   좋아요 1 | URL
퀴즈할 생각은 없엇는데 서니데이님 얘기하시니 퀴즈로 해볼까요? ^^

서니데이 2016-02-2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이건 모르겠어요.

컨디션 2016-02-21 10:52   좋아요 1 | URL
한창훈 소설집 내 남자의 연애사, 예요^^

비로그인 2016-02-20 1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빠서 책을 못 읽으면 북플이라도 ㅋㅋ

컨디션 2016-02-21 10:55   좋아요 1 | URL
바빠서 책 못읽는 게 속상하면 다행인데 저는 거꾸로 북플(알라딘 들어와 노는 거) 못해서 안달인 사람인걸요 ㅎ

서니데이 2016-02-20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컨디션님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오늘도 퀴즈 있습니다.^^

컨디션 2016-02-21 10:56   좋아요 1 | URL
어제의 퀴즈는...아..왕창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건너가 볼게요. ^^ 이번엔 무슨 퀴즐까..궁금궁금.

활짝 웃자 2016-02-2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 여러 좋으신 분들의 글들을 읽으면 편안해져요

컨디션 2016-02-22 07:41   좋아요 1 | URL
에구머니나 활짝 웃자님! 안녕하세요? 요즘 부쩍 북플만 붙들고 있다보니 오히려 댓글 알림을 놓치는 이런 경우가 다 있네요. 답 인사가 늦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