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프렌드로부터 걸려온 전화. 소맥과 함께 하는 뮤비의 나날이 4일째 이어지고 있다. 하루의 피로와 통증이 말끔하게 씻기는 시간이다. 트럭을 타고 밭에 가서 트럭을 타고 집에 오는 날들이 올 들어 벌써 몇십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단 한번도 불행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거대한 복종의 스펙타클. 자발적 순응의 메카니즘. 내가 원한 건 아니지만 어느새 원한 것이 되는. 하지만 난 좀 다른 것 같다. 내가 나에게 저지르는 반항? 어젠 비욘센가 뭐시긴가 때문에 남편이 열 받았고(?) 난 또 이 남자에게 반기(?)를 들다가 결국 싸해지는 꼴이 되었는데, 암튼 술만 마약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 도저한 수많은 마약 앞에 난 백기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