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를 위한 세계 SF 걸작선
아이작 아시모프 외 지음, 정영목, 홍인기 옮겨 엮음 / 도솔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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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거장들의 단편이나, 중편 일부를 편집하여 25편으로 소개한 이 책은 제목에 걸맞게 마니아를 위한 SF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하인라인, 아시모프, 필립 딕, 어슐러 르 귄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작가들과 그 밖에도 나에게는 좀 생소했지만, 이 계통에서는 상당한 지분을 갖고있는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전, 일종의 개론서로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간 유독 우리나라의 SF에 대한 인식은 만화나 다름없는 것이라는 몰지각한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우리의 야사, 민간전승, 이런 것들을 잘 보면 현대의 SF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9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불기 시작한 SF다시 돌아보기, 과학기술과 SF와의 고찰, 판타지의 유행, 게임 등 여러가지 요소에 힘입어 힘겨운 자리찾기를 하고 있는 SF장르는 그래서 그런지 책 자체가 상당히 귀한 것 같다.  그나마도 classic으로 분유되는 H.G. 웰즈나 쥘베른의 작품들은 그런대로 구할 수 있지만, 매우 많은 작품들이 소개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기초영어교육이란 이렇게 들어오지 않는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어쨌든 미국에 있는 덕에 다수의 유명작품들을 비교적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SF를, 특히 문제작으로 알려진 piece들을 보면 단순한 '공상'의 세계가 아니다.  많은 작품들은 작가가 생존해 있던 당시의 사회정치경제적인 문제를 SF로 풀어내려는 노력을 하였고, 지금도 꾸준히 많은 작품들이 현존하는 이슈들을 미래의 환경에 투영하여 풀어보고 있다.  그러니 많은 쟝르가 그렇듯이 SF역시 그냥 joke가 아닌 것이다. 

 

이제라도 관심있고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SF가 조금씩 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단순히 contents로써, 또는 potential한 moneymaker로써가 아닌, 진정한 문학으로써 한 자리를 잡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이는 비단 SF쟝르에 국한된 바램은 아니다.  요즘같이 모든 것을 실사/실용으로 접목하여 적용하려는 시대에는 순수하고 고귀한 문학마저도 taint되고 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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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대인 = 외계인설에 대한 책을 모아보고 나서, 그간 읽었던, 또는 접할 수 있었던 신화에 대한 책들을 몇 개 추려보았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 - 대다수는 이미 읽었을 가능성이 높지만 - 에게 간단하게나마 reference가 되었으면 한다.

 

 

 

 

 

 

 

 

 

 

 

 

 

 

토마스 불핀치가 엮은 그리스-로마 신화는 한국어 판본에 따라 그의 다른 신화/전설 관련 저작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내가 가진 판본에는 그리스-로마 신화, 아더왕 전설, 성배, 로빈훗, 탈리에신,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리고 무려 간략하지만 잘 정리된 북방신화 - 오딘, Thor 같은 - 의 이야기까지 서구의 유명한 주요 신화전승이 모두 기술되어 있다.  청소년 문고로 읽었던 그리스-로마 신화 이후 처음으로 접한 '어른'판인 셈이었는데, 일종의 가이드로써 훌륭한 역할을 하였다고 기억한다.  나는 여기서부터 좀더 자세한 신화의 세계로 들어감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세계의 유사신화는 유명한 전승들을 비교분석하여 소개한 책이고, 나머지는 워낙 유명하니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것 같다.  역시 대세는 천병희 선생의 버전인데, 이 분야에서 엄청난 authenticity를 자랑한다.  불행히도 아직 구해 읽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조만간 거금을 투자해서라도 모두 사들일 생각이다.

 

 

고 이윤기 선생이 정리한 첫 우리나라 작가의 그리스 로마 신화.  그리고 기획하였으나 유작이 되어버려, 딸인 이다희 작가가 정리하고 있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파일이 깨져서 넣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역시 천병희 선생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소개한다. 

 

 

 

 

 

 

 

시간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사건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전설이 되며, 이 전설은 다시 신화속으로 잊혀지고, 이 신화조차도 언젠가는 기억저편으로 사라지는 것이라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Robert Jordan은 자신의 epic fantasy Wheel of Time 1 - The Eye of the World에서 narrate했었다.  결국 신화란, 우리에게 한줌씩 남아있는 초고대사의 파편의 전승인 셈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토요일 11:36AM을 UCSC의 McHenry Library에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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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친의 지구연대기 시리즈를 모두 읽은 기념으로 비슷한 책들과 함께 소개해보았다.

 

 

 

 

 

 

 

 

 

 

 

 

 

 

 

 

 

 

 

 

 

 

 

 

 

 

 

읽느라 사실 꽤 애를 먹은 책이다.  어떤 부분은 매우 흥미가 있었지만, 상당히 억지스럽게 느낀 것들도 있었기 때문이고, technical해지면 내가 워낙 공학과는 거리가 멀어서 그랬는지, 머리가 아프기도 했었다.  그러나 수학적인, 그리고 현대 과학의 theory를 빌리는 것은 나름 주장의 신빙성을 더하기 위한 것으로 볼 때, 괜찮은 방법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도권에서 볼 때에는 유사고고학 내지는 유사역사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정서와 환경이라서 진지한 고찰이나 논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일단 시친이 주장하는 많은 이슈들은 현대고고학이나 역사학계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고, 이럴 경우, 제도권의 입장은 무조건적인 부정이기 때문에 더욱.

 

 

 

 

 

 

 

 

 

 

 

 

 

 

 

 

 

 

 

 

 

 

 

 

 

 

 

 

 

 

 

 

 

 

 

 

 

 

 

이들 중에서 '나스카의 수수께끼'와 '미래의 수수께끼'만 읽어보았고, 특히 후에 문제가 되었던 '신들의 전차'는 아직 접할 기회가 없었다.  일정부분 흥미가 갈 수 있는 주제들이지만, 데니켄 특유의 credibility issue때문인지 가벼운 SF를 읽는 느낌으로 들여다 보았던 기억만 난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제도권 학계의 접근으로는 도저히 연구자체가 어려운 고대사를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주는 만큼의 가치는 있다고 본다, 최소한.

 

 

 

 

 

 

 

 

 

 

 

 

 

 

 

 

 그레이엄 헨콕의 책들 또한 많이 읽었었다.  주로 이집트학을 테마로 한 기존의 학설 뒤집기라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이런 류의 접근도 흔해지고 이에 따른 무리도 많이 제기되어 예전같은 참신함을 느낄 수는 없다.  특히 예언되었던 일부 사건들이 1999년, 2002년 등에 관련되었기에 이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많이 무시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일부 그가 제시했던 설명이나 이론은 현재 어느정도 증명되었다고도 볼 수 있기에 모든 것들이 무시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treatment같다.   흥미있게 읽었던 책들이니만큼 첨부하였다.

 

결론적으로 외계인-UFO-초고대문명으로 들어가면 '도'판에 깊이 빠지는 것 만큼이나 머리가 안드로메다로 가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간 흥미로운 주제를 대하는 느낌으로 가볍게 접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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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날 - 수메르 점토판에 새겨진 지구와 인류의 마지막 운명 시친의 지구연대기 5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재황 옮김 / AK(이른아침)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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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 책으로 시친의 지구연대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교묘하다고도 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2011년 10월에 한국판이 출판되었는데, 알다시피 2012년 지구멸망설이 약 1년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  저자의 copyright을 보니 2007년에 원작이 나온 것이니까, 한국어판의 표지글 '종말의 날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은 뒤에 하늘을 보라'라는 다소 선정적인 글을 볼 때, 2011년의 타이밍은 확실히 교묘하다고 보인다.

 

결국 시친의 고대인/고대신 = 외계인설은 2012년의 니비루 출현에 대한 인류의 예언풀이로 마무리되는데, 마야력 뿐 아니라, 고대 및 초고대부터의 전승이 fact로부터 왔고, 이 남아있는 계산에 따라 2012년이란 결국 니비루가 다시 한번 지구에 접근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각종 역사 기록과 유적의 cross-check을 통하여 논증하고 있다. 

 

고래부터 지금까지 각종 종교들의 구성과 신화적인 유사점을 다룬 책들은 매우 많고, 이미 교권에서도 어느 정도의 상징성이나 표징, 및 설화는 기존의 고대 종교에서 우화적인 필요를 위해 따온 것임이 인정되고 있는 현재이지만, 시친의 관점은 사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종교들을 파격적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관찰하도록 한다.  물론 그 자신이 현 종교체계를 공격하지는 않지만.

 

특이한 것은, 이 5번째 지구연대기에 와서 시친은 외계인 음모론에서 다루어지는 일부 이야기들을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증명으로 내세우는데, 이런쪽으로 깊이 빠지면, 본 데니켄 - 상당히 흥미있는 논점에도 불구하고 상습적인 사기와 부풀리기로 신용이 매우 떨어지는 - 같이 될 수도 있겠다.  어짜피 제도권에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UFO siting과 정보의 유출을 볼 때, 시친과 같은 사람들, 또 UFO론자들이 주장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반드시 부정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과연 2012년 12월 20일은 지구멸망의 날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책력에서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기점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정말 행성 니비루는 지구에 근접할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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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 3부작은 그 내용과 구성의 방대함, 그리고 만만하지 않은 가격까지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일시에 구매하여 읽기 어려운 책이다.  주로 piece-by-piece로, 특히 대망 세트로써의 구성이 아닌 개별소설세트 -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카모토 료마 (료마가 간다), 무사시 (미야모토 무사시) 등이 유명한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나도 대망 세트에 포함된 소설들 몇 가지는 독립 세트로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각 12권으로 이루어진 3부작의 첫 이야기는 오다 노부나가-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이어 막부 300년간의 시대를 구축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일대기로 시작된다.  일본의 전국시대 - 하극상의 시대라고 하던 -, 그 먹고 먹히는 영주들과의 세력다툼속에서 고작 세살의 나이로 이웃 세력에게 볼모로 보내지는 것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맞게 되는 역사무대의 첫 배역이었다.  그후로도 세력이 좀 만들어질만하면 밟혀지고 약해지는 것을 반복하여 심지어는 아들까지도 - 노부나가의 명에 의해 - 할복시키면서 끈질기게 생명을 유지한다.  그러다가 노부나가의 죽음과 함께 기회가 온 것 같더니, 대세는 바로 히데요시로 넘어가고.  결국 그는 60이 넘어서야, 그 끈질김의 댓가라고 할까, 자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인생여정을 겪은 사람이니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남겼을 것이다.  

 

사회생활의 초년기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더 많고, 주변 상황에 의해 힘든 시기를 보낼 때, 대망 1부를 읽으면서 끓어오르는 마음을 달래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매우 큰 도움이 되었던 것도 역시 기억하고 있다.  조만간 꺼내어 다시금 읽어보아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처음에 읽을 때 하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바뀌어서 고생을 했으니, 이번에는 좀 정리하면서 읽어야 할 듯.

 

두 번째 이야기는 히데요시의 이야기와 검성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야기, 닌자 이야기 (나루토 비첩) 등으로 구성되어, 거의 순수하게 소설의 재미를 보면서 읽었다.  무사시의 이야기는 많이 읽었기 때문에 큰 느낌은 없었고, 히데요시의 이야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밑바닥에서 몸을 일으켜서, 일본 최고의 권력을 잡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등이라고 보았으나, 기질적으로 좀 안 맞는 부분이 있어 깊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마지막 3부는 일본의 개국부터 명치유신 이후까지의 근대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너무나도 유명한 사카모토 료마의 이야기, 신센구미의 무사들, 막부말의 낭인무사 이야기 등, '바람의 검심'에서도 많이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할만한 것은 저자의 관점.  명치유신까지 하도 많은 '지사'들, 즉 막부파와 천황파의 인물들이 모두 다툼의 와중에 죽어서, 결국 명치유신 후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변변하지' 못한 인물들이 더 많았다는 것.  지금도 일본 근대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토 히로부미나 야마시타 육군경 등, 상당수가 이에 속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재미있는 일이다.   

 

모두 36권으로 이루어진 세트이고, 각 권마다 5-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니만큼 이것을 모두 읽고나면 무엇인가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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