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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평점 :
'실로 오랜만에 좋은 가이드를 만난것 같다.'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고, 많은 밑줄을 긋게 만든 책이다. 어떤 가식도, 군더더기도 없이, 때로는 조금 보수적이기도 하지만 - 사실 50을 바라보는 이라면 어느 정도는 당연하기까지 하겠지만 - 정말이지 단백질 음식으로 말하자면, 닭 가슴살을 먹는 듯한, 아니 최근의 운동경험으로 비춰보면, 생선회를 먹는 듯한, 그런 느낌으로 내용을 곰씹어 갈 수 있었다. 그만치 영양만점의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너무도 좋은 이야기들로 가득하여 아직 짧은 나의 글솜씨 - 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로는 총체적인 내용정리와 감상을 적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간략하게 chapter별로 보면
1. 나를 찾아가는 시간 -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접하고 그 속을 헤메이는 것, 이에 의한 방황은 살아있다는, 아니 내 삶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 이를 통해 꾸준히 그리고 싶이 성찰하여 자신의 본질을 찾아,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 그리고 그럴 때, 그 과정 중 몰입하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 끝으로 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힘과 자원의 갈무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2. 세상과의 대화 - 좋은 말을 쓰고, 좋은 생각을 담고, 진실을 외면하지 말며,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참 지식인으로서의 본분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극을 달리게 만든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우리 모두가 대항하여 돌려낼 부조리라는 것. 개인의 욕심만 채우는 것이 아닌 진정한 행복은 다수의 삶의 행복속에 진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고 생각한다.
3. 나를 감동시키는 자기혁명 - 큰 목표의 실현은 매우 작은 일상의 소소한 나쁜 습관을 고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은 속일 수 있어도 자기자신은 속일 수 없는 법. 만약 아침에 늦잠자는 습관, 마구잡이식 음주, 유흥의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아니 자기 방 정리조차 할 수 없다면, 절대로 크고 먼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내가 건진 큰 교훈. 항상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모여 큰 목표로 향하는 과정을 이룬다. 바다가 처음부터 바다가 아니고, 작은 물줄기들을 개울에서 강으로, 그렇게 모여 흘러 바다를 이루듯이.
4. 자기혁명을 위한 배움과 성장 - 지식과 지혜를 얻는 학과 습을 하지 않으면 진정한 배움을 이룰 수 없고, 이를 위한 공부의 척도는 결국 시간 대비 몰입에서 결정 - 즉 공부의 quality가 quantity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 독서 역시 마찬가지. 깊이 읽어 소화를 해내고, 자신만의 성찰을 통해 저자의 진정한 이야기, 의도와 만나라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자기만의 것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진정한 배움이 된다. 즉 책을 읽는 행위는 일차적인 학의 단계라면, 이를 읽고 토론과 사색을 거쳐 무엇이가 배출해 내는 행위, 먹어내고 흡수하는 그 행위가 습의 단계. 지식을 쌓고 성찰과 소화를 통해 지혜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
5. 미래를 여는 변화와 도전 - 시대의식의 부재. 반복되는 좌절로 인한 체념적 운명론이 사회를 덥고 있는 세태에 대한 우려와 이를 벗어나기 위한 시민의식의 성숙에 대한 이야기. 읽다보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은 정치와 경제 뿐만이 아니라 교육까지 포함된다는 것, 아니 그런 의미에서 교육론과 관점의 후퇴는 심히 우려할 수준이 된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대학이 아니 박사과정까지도 더 이상 '배움'을 위한 것이 아닌, '기업이 원하는 취업형'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이는 19-20세기의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던 적당히 배우고 적당히 말 잘 듣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일 뿐, 21세기를 주도할 새로운 시대형의 인재양성을 위한 것이 아님. 그러나 재벌과 정치인 입장에서는 이런 '우민'형 인재가 최고일 듯.
이런 좋은 책을 읽고도 이 정도밖에 써내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머리와 글이 모자란 탓이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책은 읽고나서의 정리가 그리 매끄럽게 나오지 않고, 특히 내용을 총 정리하는 부분은 능력이 매우 부족한 부분같다. 일단 책을 깊이 읽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읽고나서 많이 잊어버리는 것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노력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