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을 바로 남기기 위해 일단 100자평으로 올리고, 몇 권씩 쌓이면 정리하는 방식을 취한 건 2017년이 시작되면서부터 였다. 그런데 3월 중순부터는 장편소설을 몇 가지 읽으면서 100자평은 그런대로 유지했지만, 페이퍼로 남기는 건 많이 늦어진 것 같다. 일단 최근에 읽은 '세월의 돌'을 끝으로 시리즈는 당분간 멈추기로 했으니까, 조금 더 자주 페이퍼를 쓰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살아가는 내 모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4개월째 트럼프의 멍청한 언행 덕분에 확실히 요즘 이곳은 뭔가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듯한 느낌이다. 양당을 떠나서 온건한 사람들은 대부분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고, 그가 지지기반으로 삼은 대략 30% 정도의 온갖차별, 인종주의, 극보수를 섞어놓은 것 같은 village idiot들이 그간 숨어있던 벽장이나 다락방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아주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이곳저곳에서 인종차별적인 행위나 언동이 잊을 만하면 national news로 튀어나오고 있다.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명박과 박근혜의 당선 직후와 많이 닮았는데, 그나마 한국처럼 검찰이 정권의 개가 되어 짖고 무는 문화가 아니라서 꾸준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Fox는 그들의 identity에 충실하게 보수언론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한국의 쓰레기언론사와는 달리 단순히 트럼프를 비난하거나 뉴스화하는 대신 공화당에 관련된 뉴스와 다른 뉴스로 체면유지는 하고 있고, 보수뉴스지만 진보로 몰린 CNN의 경우 거의 매일 트럼프에 대한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연방법원, 진보성향의 대도시, 시민조직을 중심으로 anti-트럼프 대항전선을 구축이라도 한 마냥 역시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 이 나라의 정신과 설립이념, 그리고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의 가치가 시험대에 오른 지금, 이 저항은 더욱 끈질기고 단단하게 뿌리내릴 것이다. 민주당 또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보다 더 진보적인 인사들이 원내로, 당청중심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름이 같은 한국의 정당소속의 많은 인사들도 배울 점이 많다. 트럼프-러시아 커넥션이 제대로 터지면 아마 탄핵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smoking gun이라는 것이 이런 high level에서 그렇게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솔직히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4월 중순인 지금까지의 회사성적은 나쁘지 않다. 좀더 크기 위한 몸부림이 이렇게 지난한 것은 내 재주가 부족한 탓이 크다. 게으름도 무시할 수 없고, 편하게 일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기에, 지독함이 포함된 똘똘함이 모자란 탓이 아닌가 싶다. 조금만 더 평화롭게, 정신적으로 편한 삶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사람의 마음이란게 지난 세월을 깡그리 무시할 수가 없으니 요물 같다. 좀더 가벼운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램은 언제가 되면 이룰 수 있을까.
너무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한 10년만 더 열심히 일하고 은퇴하여 남은 삶은 책을 보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집값이 비싼 이곳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부동산경기의 하향기에 조금 머리를 잘 굴리면 좋은 환경이지만, 산업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이곳의 약 1/3 - 1/4 정도면 훨씬 더 좋은 안식처를 찾을 수 있는 도시가 몇 개 있어 늘 옵션으로 눈여겨 보고 있다. 이제 나도 늙어갈 것이다. 어쩌면 살아온 인생보다 남은 인생이 더 짧을 수도 있는 경계에 들어와 있기에 비교적 빠른 결정이 필요할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할까?
책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맘이 사라져버렸다. 최근에 읽는 세 권의 책과 '세월의 돌'은 다음 기회에 좀더 풀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