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노동절 연휴 덕분에 하루가 짧아졌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업무일정은 월-목요일까지 하루 10시간 정도의 업무로 주당 40시간을 채우고 금요일은 출근을 하더라도 좀더 자유롭게 보내는 것이다.  이미 미국 전역에서 조금씩 이런 방식으로 주당 근무시간을 배정하여 4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중요한 건 관공서가 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  여기에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근무로 평균적으로 full-time에 요구되는 하루 8시간 근무를 맞출 수 있다면 나처럼 극단적인 아침형 인간은 오전 6시에 출근할 용의도 있다.  지금도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고객들, 특히 potential client들은 여기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고 이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일정은 비밀이 지켜져야 한다.  어쨌든 대충 구상만 하고 있는데, 다음 주나 그 다음 주에 한번 실험삼에 실행해봤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4일간 시간만 길고 일은 제대로 안 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업무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잘 수행해나갔는지, 10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월-목요일의 근무로도 회사를 꾸려갈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물론 하루의 근무시간은 다시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오전에는 머리를 많이 쓰게 되는 일을 주로 하고, 오후에는 다소 manual한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나눠야하니 이것도 아주 간단하지는 않겠다.  


주말을 푹 쉬면서 책만 읽었는데, 내가 사들인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5-6권 정도 읽으니 흥미가 뚝 떨어진다.  싼값이 마구 사들인 물건처럼 금방 지겨워졌기에 주저없이 그냥 반납하고 다음을 노리기로 결정했다.  사실 내가 끌어안고 있는 책도 장난이 아니게 많고, 못읽고 쌓아두는 책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읽을거리 부족한 건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서 작으나마 한 쪽에 배정된 한글도서를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하기 때문에 이 또한 꽤나 즐거운거다.


지금 선박우편으로 올 주문이 여러 개 있는데, 한진사태로 알라딘 US의 책구매가 어려워질까 걱정이다.  일단 곧 들어올 것들이 제 시간에 도착하는지 보고 문의를 넣을 생각이다.  


얼마전에 영어판으로 구해 읽은 이동도서관의 작가라는 건 아주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상당히 몽환적인 그림을 이야기로 보여주는 작가로 생각된다.  영화로 먼저 봤는데, 데뷔초기엔 아주 typical한 금발의 악녀로 주로 나오던 레이첼 맥아담스가 아주 예뻐보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번에 책을 보니 영화는 책을 꽤 충실하게 옮겨놓은 것 같다.  특정 시간대의 시간여행자라고 가정하고, 그의 입장에서는 인생이 엉망이다.  시도때도 없이 사라졌다가 main base가 되는 시간대로 돌아오게 되는데, 그의 입장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죽박죽이지만 어쨌든 직선적인 시간의 개념으로 일정한 시점까지 살아간다.  그런데 그 주변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 사람은 귀신처럼 사라졌다 나타나는데, 그때마다 젊은 모습, 늙은 모습, 다친 모습 등 다양한 형태로 시야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home base에 살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앞으로도 그들의 인생에는 이 시간여행자는 계속 나타날 것인데, 시간여향의 패러독스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이 소설은 멜로드라마이면서 SF적이다.  영화를 보던 당시의 느낌보다는 훨씬 드라이하게 다가온 책읽이였는데, 아무래도 원어로 봐야 좀더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함께 빌려온 '7년 후'는 일단 그냥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보는 기욤 뮈소는 딱 무협지 같다.  지금까지 4권 정도 그의 작품을 읽었는데, 항상 비슷한 테마와 구성이 아닌가 싶고, 이는 그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계속 읽다보면 조금 반복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객관적인 의미는 아니고, 재미는 확실하게 보장하는데, 전체적으로는 읽고나면 특별히 남는 건 없다.  그래도 시간을 보내기엔 아주 좋은 책이고, 책마다 조금씩 변형이 가해진 덕분에 재미는 확실하다.  아마 다음에 빌려오면 다른 작품도 또한 후루룩 읽어낼 것이다.  '내일'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것, '그 후에'는 조금 다른 구성을 보여줬다. 


아사다 지로의 책은 모두 구입해서 읽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책과 에세이에서 글을 발췌하여 편집한 모음인데, 종종 한국에 출판되지 않은 에세이를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괜찮다.  하지만, 글모음으로 책을 낸다는 건 팬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심한 말로 '거저 먹는'듯 한 느낌.  인생역전이 소설보다도 더 소설 같은 아사다 지로의 문단데뷔는 36.  이때까지는 장사도 하고 여러 가지 일로 생계를 꾸린 망한 좋은 집안의 자제인 아사다 지로는 유달리 야쿠자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 많아서 그쪽 출신이라는 루머도 있다고 한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하며, 다만 좀 험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친구들이 많다고.  


오늘까지는 이런 저런 잡무를 처리하고 다음 주의 실험을 준비할 것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6-09-08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욤 뮈소의 책을 두 권 읽었나 세 권 읽었나 한데, 음, 더이상 안읽어도 되겠구나 싶더라고요. 재미도 있고 책장도 빨리 넘어가지만 반복적인 패턴이랄까, 그런 게 보이니까 흥미가 확 떨어져서, 음,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읽자, 하게 되더라고요.
그나저나 주 4일제 근무라니, 월-목 풀 근무로 대체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몹시 땡기네요.. 저는 상사가 너무 보기 싫어서, 하루라도 안보고 싶거든요 ㅠㅠ

transient-guest 2016-09-08 11:57   좋아요 0 | URL
딱 그래서 세 번째 책은 읽지 않기로 했어요. 그냥 비슷한 기승전결로 소재를 조금 다듬고 버무려 같은 길을 걷게 될 것 같았거든요.ㅎ 한국에 적용이되면 월화수목목목목이 될 것 같습니다만, concept은 나쁘지 않습니다.ㅎㅎ 일단 관공서와 은행 등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준-공기업에 적용이 되어야 사회 전반에 퍼질겁니다.ㅎㅎ 저도 같이 일하는 상사가 보기 싫은 회사를 5년 다녔어요...-_-:: 지금도 그렇고 첨에 회사를 차렸을때도 힘들었지만 보기 싫은 사람 안보고, 남 눈치 안보고 사는 거 하난 맘에 들더군요.ㅎ

cyrus 2016-09-08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역마다 차이가 있긴 한데 공공도서관에 빌릴 수 있는 책 권수가 10권입니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20권을 빌릴 수 있어요. 저도 도서관을 자주 애용합니다만 한 번에 6권 이상은 못 빌려요. 5권 빌려서 다 못 읽는 경우가 많거든요. ^^

transient-guest 2016-09-08 11:54   좋아요 0 | URL
한국책이 좀더 많은 도서관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욕심이 나서 마구 집어오는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한번에 100권까지 대출이 가능하니까, 10권은 아주 쉽게 갖고 옵니다. 근데 이번엔 가져온 것에서 반 정도 읽고나서 지겨워졌습니다. 확실히 조금은 어렵고 귀하게 얻어야 하나봐요..ㅎㅎ 옛날엔 책이 많아야 100권 정도? 누나랑 합쳐도 2-300권 정도라서 책장 2-3개면 꽉 차있었는데, 보통 같은 책을 2-3번은 읽었더랬죠..ㅎ

yureka01 2016-09-08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진 쪽으로 오면 아무래도 차질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지금 물류가 난리더군요..

transient-guest 2016-09-08 11:52   좋아요 1 | URL
조금 걱정됩니다. 어느 경로로 선편이 오는지 알 수가 없네요. 그나저나 참 무책임한 대기업입니다. 이런 조짐은 아무리 못해도 일년 전에는 알 수 있었을텐데요, 돈은 미리 다 받아먹고 15조원어치의 화물선적을 부도내버린거잖아요. 예전에 건설회사 부도날때 보면 일부러 큰 공사 일으켜서 어음으로 업자들 다 등쳐먹고 뒤로 돈 다 빼돌리고 부도내는 수법이 흔했는데, 딱 그 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