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과는 달리 9월은 독서도 일도 느리기만 하다. 이제는 개인 사무실 3년차라서 어느덧 쌓인 일도 있고, interval이 길더라도 꾸준하게 상담이나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에, 늘 할 일은 있다. 첫 해에 사무실을 열어놓고서 설마 굶어 죽기야 하겠느냐라고 생각하면서, 버티던 시기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요즘 경기에, 그리고 업계 사정에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아직까지는 무엇인가 steady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이 바쁜것도 아닌데, 책읽기가 뜸하다. 핑계라면 이번 달 들어 드디어 시작한 Song of Ice and Fire 그 첫 권 Game of Thrones읽기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약 6-700 페이지가 넘는 첫 권이기도 하고, 틈틈히 집에서만 읽기 때문이기도 해서 이제 겨우 한 반을 넘어서고 있다. 스토리는 드라마로 익히 알고 있는데, 그 덕분에 어느 부분에서는 읽기 싫어지는 것도 어쩔 수 가 없는데, 애정을 갖고 관심을 기울이는 캐릭터가 죽는것이 심히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다 읽고나서 할 것이고, 최근에 읽은 책만 노트해 두기로 한다.
추리소설보다는 모험소설에 가까운 이야기 같다. 우연한 기회에 살인사건을 접하고, 현장을 목격한 주인공 아가씨가 순전히 기지와 용기를 발휘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다양한 용의자와 사건사고를 이용한 트릭에 또 한번 속았으니, 역시 나는 하드코어 추리소설 팬의 자격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크리스티의 시대는 빅토리안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종종 보여지는 Brit들의 따분한 예절이나 의식구조는 흥미거리 이상 연구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이라고 사람이 할 일을 않고 지나가지는 못했을 터, 사랑에 빠지고, 권력과 돈을 탐하고, 색을 탐했을 것인데, 마치 그러면 안되는 것처럼 나오는 시대상을 본다. 아마도 공공연하게 질서가 무너진 현대의 우리들보다는 더 나은 경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금 읽고 있는 29권째는 다소 기괴한 구성이지만,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 단서는 하나 잡은 느낌이다.
오늘 팟캐스트를 들어보니 글쓰기에 대한 책이 엄청 팔렸다고 한다. 교보문고 추정 약 50%이상이었다고 하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우연하게도 오늘 뽑아든 책이 마쓰모토 세이초의 글쓰기에 대한 책이 되어버렸다.
세월호 사건과 이에 관련된 일련의 케이스들은 미결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표창원 교수가 했었다. 이럴때마다 난 우리에게도 마쓰모토 세이초 같은 사회파의 거장이 현재 활동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어떻게든 세월호와 관련사건을 덮기 위해 안달복달하는 정부여당을 보면서 참으로 쓰레기 같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자고 일어나면 터져나오는 사건사고뉴스는 그 작업의 일환일게다.
추리소설을 쓰게 된 이유, 추리소설의 방향성, 그리고 테마를 잡기위한 평소의 좋은 습관 등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으로 세이초의 작품에 대한 또다른 inside story를 본 느낌이다. 읽을 책도 많고 일도 많지만, 언젠가 다시 그의 작품을 모두 다시 읽어보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여름의 휴식기에 들어간 미드가 새로운 시즌을 여는 9월이 다가왔다. 9월 22일을 시작으로 내가 즐겨보는 Person of Interest가 시즌 4로, Big Bang Theory가 시즌 8로, 그 밖에도 많은 작품들이 돌아온다. NFL football과 MLB playoff까지 자칫하면 4-4분기는 TV로 시작해서 TV로 끝날 수도 있겠다. 조심 또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