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너무 자주 밀린 후기를 한꺼번에 정리하느라 고생을 해서 이번에는 얼른 적어보았다.


파인만의 강의들 중 두 번째로 쉬운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본적인 수학공식이나 법칙, 그러니까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모르고 읽으니 죽을 맛이다.  솔직하게 이야기 하자면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다.  아무래도 수학이 없는 물리학 강의는 적어도 수학을 다시 배워놓기 전에는 읽지 못할 듯.  자연과학 지식을 쌓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마구 흔들려 버린 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에세이 쟝르의 과학 '이야기'는 읽을 수 있겠지만, 아주 조금 진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만 해도 하늘과 땅끝의 차이만큼이나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어르신들 말씀에 공부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고, 나이에 따라 시기에 따라 일장일단이 있지만, 젊을 때에는 확실히 이해나 습득이 빠르고, 나이가 들면 공부에 대한 진지함이 그 나머지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내 사무실 겸, 서재는 추리소설 풍년이다.  한 달전에 지른 상품들이 지금 모두 도착하였기 때문인데, 읽지 못한 크리스티 전집이 약 40권 정도가 남아있고 (모든 권수를 맞추면 더 늘어날 것이다), 캐드파엘과 동서 미스테리 문고의 책까지 합해서 못해도 40권 이상이 더 들어온 것 같다.  그리고 요꼬미조 세이시와 마츠모토 세이초의 작품 몇 권까지 합하면 거의 100여권의 추리소설이 나의 손길과 관심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바쁜 일정을 잘 소화해내면 또 중간에 시간이 비는 한 주가 있을 것이고, 운동을 하면서 틈틈히 읽고, 그런 시간에 머리를 식히면서 한 권씩 읽어나가는 것은 미래의 즐거움이다. 


재미있게 읽은 이번 '침니스의 비밀'의 트릭은 거의 막바지에 가서 간파할 수 있었다.  중간에 의심도 좀 했지만, 워낙 주의를 분산시키는데 능한 크리스티라서 바로 알아채지는 못했다.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빠른 진행과 활극이 가미되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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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ia 2014-08-2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저보다 백배 나으세요. 저는 읽다 흥미없으면 관두기도 잘하는데, 평소에도 느끼는 거지만 인내심이 많으신 것 같애요. 크크.^---^

transient-guest 2014-08-23 02:09   좋아요 0 | URL
열심히 사리를 만들면서 살고 있지요..ㅎㅎ 그냥 하던 것을 계속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조금 나은 것 같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