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부모님과 함께 보내기 위해 이번 주말에는 따로 나가서 샌프란시스코 Union Square과 인근의 Chinatown을 돌아다녔다. 쇼핑을 하지 않고서 이 부근을 구경하는 것은 대략 2-3시간이면 충분한데, 이번에도 딱 그 정도를 걸어다니면서 정신없이 도시의 경치를 눈에 담았다. 60년대 말부터 천편일률적으로 재단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는 미국사회 중산층의 상징이 되고 있는 Suburban Life는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리 exciting하지는 않고, 어떻게 보면 매일 같은 일상의 반복때문인지 이제는 이렇게 차고가 딸린 집과 자동차, 고속도로를 이용한 출퇴근보다는 도시의 삶 혹은 이를 모방한 주상복합단지가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어떤 이들은 향후 10년 이내에는 이런 경향이 가속화되어 지금과 완전히 역전이 되면 도시에는 부촌과 함께 중산층이 이주하고 교외는 다시 빈민층이 거주하는 식으로 바뀔 것이라고도 한다.
확실히 도심 한복판을 돌아다니는 것은 강한 체력과 각력이 필요하지만, 걸어다니면서 내내 볼 것이 많아 눈이 즐거운 덕에 피곤함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같은 거리라도 교외지역을 걷는 것은 가혹한 노동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한 일이다.
이런 저런 high-end mall도 돌아보고, Chinatown에서 dim sum도 먹었지만, 정작 가려던 Chinatown 내에 위치한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egg custard tart집과 City Lights Books에는 가지 못했다. 빵가게는 장난이 아니게 긴 줄 덕분에 포기했고, City Lights Books는 아무래도 주차가 어려울 것 같아서 다음에 Cartrain이라는 광역기차를 타고 SF에 와서 지하철과 뮤니를 타고 놀면서 가보기로 했다.
한 개인의 행위와 그의 사상과는 따로 떨어뜨려서 생각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
검도교사로 체육교수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한 저자의 검도사상, 건강, 철학 등은 배울 것이 많았지만, 검도와 유교적인 사고관, 무사도와 군인정신을 '일본의 정신'으로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느낌을 받았다. 단순히 검도예찬으로 끝나지 않고, 많은 부분에 있어 2차대전 전의 일본무부의 생각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평균적인 일본인들의 사고로 보이는데, 답답함을 넘어서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나를 불편하게 하였다.
좋은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 그대로 받아들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나 내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는 다르다고 하여 부조건 배척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나 나와 같은 생각에만 고개를 끄덕이면 크게 배울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어떤 책이든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에 좀 더 치중하여 읽는 것은 2014년 독서의 화두가 될 것이다. 계발서조차도 배척하기 보다는 냉정하게 분석하여 어떤 것을 얻을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정리하는 것도 공부로써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를 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책을 구해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지한 과학논평이나 과학계에서는 여기서 주장되는 이야기는 '의사과학'으로 분류하는데, 이 '의사과학'의 범주는 사실 기존의 과학으로 증명되지 못한 모든 현상이 포함되기 때문에 사실 일반대중의 관점에서 볼 때, 그렇게 배척할 수만은 없는 이야기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적인 실험에서는 동일조건에서 같은 방법을 사용할 때,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는 증명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할 때, 단전호흡이나 기공, 선도, 기도, 종교 등 거의 모든 현상은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비과학'이거나 '의사과학'이 된다.
물이 얼마다 답을 알고 있는가 또는 저자가 정말 genuine한 실험을 통한 증명을 하였는가에 대한 논의는 기본적으로는 과학적인 증빙보다는 믿음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여기서 주장되는 것처럼 존중하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마음은 비록 세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내 마음안에서는 큰 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이런 마음을 갖고, 아니 의식적으로 갖기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하루의 생활에 임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올바르고 밝은 행동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는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실제로 나에게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좋은 말씀, 기도나 말을 입에 머금고 가만히 마음을 살펴보면 심장의 박동이 차분해지거나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부분에서 가슴의 답답한 기운이 내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는 '과학' '의사과학'의 논쟁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이다. 나에게 적용하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면 이는 중요한 이슈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