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안철수의 기자회견에 대한 뉴스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이다.  아젠다를 가져가는 능력도 보이지 않고, 대선 시기의 행보와 지금까지 정치인으로서의 그를 보면, 이런 사람이 어떻게 서울시장 후보감을 거쳐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을까 싶다.  내심 외곽지원세력의 정치화를 그리 좋게 보지는 않기 때문에 안철수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이 된 그의 정치적 싱거움은 매우 실망스럽다.  큰 이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의견표시를 지양하는 듯한 그의 모습은 묘하게도 박근혜씨의 그것과도 오버랩이 되는 면이 없지는 않기까지 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문재인은 그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 및 강단과는 별도로 구민주당 세력과 친노세력을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써의 그에 대한 구세력의 견제와, 그의 정치적 한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장 좋게 보는 정치인, 비교적 언행이 일치되는 사람으로 나는 문재인을 꼽고 있다.  다만, 그 역시도 아젠다를 선점해서 정국을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부족한 듯 싶은데, 방어적인 전략을 버리고, 과감한 공세를 시작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무능정권의 치세의 첫 일년의 느낌이다.  그가 '당당히' 응한 '검찰소환'도 박근혜씨의 공안인맥으로 장악된 검찰의 모습을 보건데, 그리 좋은 전략 같지는 않다. 

 

민주당은 더 말할 가치도 없다...

 

일단 짜여진 판은 당연히 기득권을 가진 세력에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필두로 하여, 그나마 약간의 저항을 보일 듯 하던 검찰도 그의 하야와 함께 공안통의 손아귀에 장악된 모습니다.  배후세력의 힘을 근거로 하여, 김기춘이라는, 역사의 쓰레기의 모사를 통한 박근혜 세력의 힘은 무지막지한 상태라고 본다.  혹자는 그 만큼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끼는 상태라고 표현하지만, 물리적인 힘만을 놓고 보았을때, 그리고 가카치세 5년간 갖은 협박과 회유로 이미 그 힘이 상당히 꺾인 시민의 무기력함을 볼 때, 군과 정보부, 그리고 검경을 한 손에 쥔 박근혜 세력은 특검 따위로 변화를 주기에는 그 폭주의 상태가 너무 강하다. 

 

결국, 판 자체를 깨고 나올 수 있는 결단력과 정치적 risk를 불사할 수 있는 사람이 지금의 반-박근혜 세력을 아우르고 무기력증과 패배주의에 빠진 시민들의 가슴에 불을 당길 수 있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불행하게도 우리에게는 그런 리더가 없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1년 내내 국정원 조사, 검찰개혁, 선거공약 무효화 등에 대한 아젠다를 갖고 싸워온 민주당은 그 바닥과 꼭대기 모두 제 1 야당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지 오래다.  서청원의 귀환에서도 보았듯이 천편일률적인 당위론으로는 박근혜를 쫓아낼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피로도가 극에 달한 시민세력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은 결국 뜨거운 가슴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써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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