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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티븐 호킹의 역사 - 자서전
스티븐 윌리엄 호킹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스티븐 호킹은 현존하는 최고의 천체물리학자라고 하겠다. 그는 아인스타인 이래 최고의 학자로써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고 규정하는 많은 패러다임을 바꾸고 발전시켜왔다. 아직까지 노벨상은 받지 못한 것으로 알지만, 그가 조금 더 오래 산다면 그리 머지 않은 날에 받을 것 같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그저 천재적인 학자로서 병마와 싸워온 그의 이미지 말고는 사실 떠오르는게 없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는 이미 루게릭병 환자였고, 휠체어를 탄, 기묘하게 뒤틀린 그의 모습은 아픈 천재과학자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되어버렸을 정도로 그의 위치와 업적, 그리고 겉모습이 매스 미디어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스티븐 호킹이다.
하지만, 호킹은 아픈 사람이기 이전에 하나의 젊은 과학도였고, 병이 생기기 전의 그는 적당히 말썽도 부리고, 공부도 그럭저럭 하는 보통의, 그러나 상당히 똑똑한 젊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이번 책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즉 신화적인 현 시대 '최고'의 수식어가 붙는 그가 아닌, 소박한 그의 모습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은 구술을 통해 기술되었을 것이다. 그러니만큼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그가 담고 싶은 그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그만큼 군더더기가 빠진 중요한 포인트로 구성되었다는 이야기. 20을 전후하여 발병한 루게릭병 때문에 이제는 휠체어에 거의 붙어있다시피 하는 그에게도 그렇게 젊은 시절이 있었다는 점이 새삼 아련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호킹은 그의 삶을 담담하게 기술한다. 20대 초반에 발병한 루게릭병으로 2-3년 안에 죽을 수도 있었던 그가 세 번의 결혼과 자녀출산, 그리고 수 많은 업적의 주인공이 되었음에 만족하는 것이다. 세 번의 이혼과 아픔이 아닌 세 번의 사랑의 결실로써의 결혼이라고 하는 그 마음자세가 멋지다.
영어로 읽었는데, 내용도 좋았고 어렵지는 않았지만, 물리학이나 천문학에 관련된 내용에서는 조금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과학과 수학에 취약한 내 reading은 역시 조금 더 넓혀져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