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는 부상 탓에 운동량이 엉망으로 기록됐고 10월에는 PT + gym까지 확보하여 첫 날부터 시작은 좋았으나 술자리 + 검진일정 + 너무도 작은 시설에서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역시 운동량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이번 휴가에서 건진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꼬꼬마시절부터 같은 성당을 다니던 친구들 다섯 (남자 넷, 여자 하나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는 부부)과 1박으로 안면도에 다녀왔는데 이게 다들 너무 좋았던 거다. 차타고 가는 내내 수다를 떨고 여자애가 준비해온 김밥도 먹고 쭈구미를 잡아서 고기와 함께 술도 마시고 하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임팩트가 강했던 듯, 내가 나올 때 맞춰 내년에도 함께 어디론가 다녀오기로 한 것. 뭔가 새로운 것이 시작된 느낌을 모두 받았다. 이렇게 한번씩 어디론가 다녀오다가 나중에 시간여유가 더 생기면 멀리도 다녀올 생각이다.
2. 술과 결핍문제. 내가 미국에서 혼술을 하고 일주일에 보통 1-2회씩 술을 마시는 이유는 결국 결핍이란 결론. 이번에 한국에서 머물면서 아무때나 쉽게 친구들과 한 잔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결핍을 없애주었고 덕분에 생각보다 매일 같이 마실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운동량과 평소의 식습관으로 보면 혼술만 끊어도 5kg정도는 쉽게 감량할 것 같다. 내년에는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한국에서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3. PT. 비록 운동량은 별로 였지만 다양한 운동자세를 교정 받았다. 원리도 많이 배웠으니 미국에서 하는 운동이 더욱 재미있어질 것이다.
4. 책읽기. 그간 소홀하던 책읽기의 vibe를 아주 조금이나마 다시 살린 것 같다.
5. 걷기. 한국생활의 특성상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하루에 만 걸음을 걷는 건 쉽다고 본다. 실제로 10월 중 하루 평균 10700보 정도를 걸은 것으로 나온다. 앞으로의 운동에 응용하자면 근육운동, 달리기 등 main 운동에 더해서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하루에 무조건 10000보 이상을 움직이는 것으로 main 운동을 supplement할 것이다.
6. 책구매. 절제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우체국 4호박스로 14박스분량의 책을 선편으로 부쳤으니 다가오는 한 해의 책구매는 조금 더 신중하고 선별적으로 할 것이다. 정리를 해도 만 권 밑으로는 못 내려갈 숫자의 책을 갖고 있으니 보다 더 의미가 있는 구매가 필요하다.
7. 내 맘대로 할 수 있다면. 이 동네에 아파트를 하나 구해놓고 살면서 근처 입지가 나쁜, 그러니까 세가 싼 상가건물 5-60평 정도에 개인서재 겸 서고를 만들고 싶다. 거기서 listening도 하고 책도 보고, 집에는 clutter이 없도록 좀더 심플하게 살되 서재-서고에 책과 미디어를 보관하는 것.
16-17개월만에 일에서 많이 단절된 3주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난 16-17개월간, 그리고 앞으로 또 12개월 동안 그렇게 due date을 맞추고 결과에 따라 대응하면서 쳇바퀴같은 삶을 살겠지만 열심히 운동하고 책을 보고 치열하게 살다보면 또다시 가을이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원래 오늘 돌아가는 일정이었는데 비행기가 순차적으로 연착되어 2시간의 delay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check-in time은 그대로 유지된 것. 일찍 가서 늦게 타는 일정이 된 것인데 문제는 사실 더 delay가 될지 뭐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월요일이 조금 부담스럽겠지만 과감하게 내일 오전으로 변경했고 그 덕분에 하루를 더 머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