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독서실적이 역대 최저로 기록될 것 같다. 최소한 measure을 시작한 2011년 이래 최악이 아닌가 싶다. 이렇다가 갑자기 책에 흥미를 잃을 것 같아 두려울 정도로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있다. 그런 시기가 사람마다 종종 있을 것이며 매사 up and down을 반복하는 것이 삶이라고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요즘의 내 모습은 참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중물 삼아 즐겁게 읽고 싶은 책도 달리 눈에 띄지 않고 심지어 만화책도 재미가 없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그래도 책에서 구하고 매달리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 보기로 했다.


좀 진부한 감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시작을 했으니 다 읽을 생각이다. 오현제의 하나로 역사에 남은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말년에 지난 삶을 회상하면서 주절거리는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를 서술하는데, 무척 개인적으로 다가오기는 한다. 소설적인 재미보다는 진짜로 이 사람의 말을 지근거리에서 듣는 것처럼 말이다. 좋은 시기에 만났더라면 원래 로마역사를 좋아하는 나에게 더욱 친근하게 말을 걸어 주었을 것인데 많이 아쉽다. 일단 아주 조금씩 하루에 몇 페이지라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이런 독서의 문제는 나중에 되돌려 생각하면 머릿속에 단편적인 기억만 남는다는 것이다. 열정적으로 빠르게 읽어내면 그만큼 바로 다음에 뭔가의 기억이 남는다면, 이런 독서는 느리게, 아주 느려터진 탓에 다 읽을 즈음이 되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희미해지는 것이다. 그전부터 한번 다 읽어낼 생각이었으니 기왕 잡은 김에 분명히 다 끝내기는 하겠지만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책을 갖고 있는 한, 언젠가 우연한 기회에 더 나이를 먹은 나와 다시 만날 때, 어쩌면 내 인생의 황혼기에 그렇게 만나서 즐겁게 담소를 나눌 수도 있음이다. 그런 기대가 책을 정리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같다.


알라딘에서는 좀처럼 reference를 찾을 수 없어서 amazon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William Shirer의 회고록 3부작의 두 번째. 1930-1940의 유럽에서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이 시기는 나찌독일과 이탈리아의 파시즘, 스페인의 프랑코와 함께 유럽의 전체주의가 퍼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귀중한 일차사료가 된다. 이 역시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천천히 들여다보고 있다. 3부작을 다 읽으면 아마 나찌독일을 막아내지 못하고 무너진 프랑스 3공화국의 몰락을 다룬 책을 읽을 생각이다.


위의 책도 reference가 되지 않아 사진을 퍼왔다.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으로 계속 읽고 있는 이런 계통의 책. 몇 가지 도움되는 경영방법을 배웠고 지금 적용하면서 천천히 상황을 개선해가고 있다. 역시 재미는 그다지 없기에 진도는 아주 천천히 나가고 있다.


오늘 알라딘의 상태가 나처럼 엉망인지 책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 푸념은 그만하란 뜻으로 생각하고 여기까지만 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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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9-16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럴 때는 또 책을 살며시 내려놓아요. 안보는거죠.
그게 희안하게도 아예 안보면 또 다시 슬그머니 그리워지더라구요. 책 냄새, 책을 넘기는 감각, 활자들.....

transient-guest 2020-09-17 01:5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해보기도 합니다. 그저 요즘은 그냥 뭘 해도 어렵네요.ㅎㅎ

2020-09-16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7 14: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8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9-19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