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계를 보면 지난 7/25 이후로 완독한 책이 없다. 뭔가 끼적이고 싶고 주절거리고 싶은 마음에 여전히 붙잡고 있는 책 몇 권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앞서 잠깐 썰을 푼 이 책은 여전히 하루에 조금씩 읽혀지고 있다. William L. Shirer라는 걸출한 기자출신의 작가가 쓴 논픽션들 중 하나. 즐겁게 읽다가 최근에 다른 책을 붙잡기 시작하면서 잠시 진도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충 130페이지 정도만 남은 상태. 시카고 트리뷴의 파리지역의 담당을 겨우 벗어난 저자는 약관의 나이에 특파원으로 신분이 승격(?)된 부분까지 보았다. 마침 저자가 파리에 체류할 당시는 얼마전에 힘겹게 읽은 3부작에서 다뤄진 1차 세계대전 이후의 20년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따라가고 있다. 헤밍웨이, 핏츠제럴드, 제임스 조이스, 거투르드 스타인 등 지금은 전설로 남은 작가와 문인들이 문화의 향기를 찾아 파리로 (정확히는 미국의 악명높은 금주법을 피해, 강한 달러에 힘입어) 넘어온 시절, 직접 그들을 만나고 이야기해본 젊은 저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책을 쓰던 당시 의 저자의 경험과 회상을 통해 보여주니 즐겁다. 심지어 American Gothic으로 유명한 미국의 Grant Wood와도 친분이 있었기에 그가 art를 찾아 프랑스를 헤메이다가 마침내 자기만의 것, 원래 갖고 있었던, 미국중서부의 멋을 화폭에 담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지는 이야기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묘사한다. 거기에 그의 시대에는 이미 시들해진, 죽기 조금 전이지만, 이사도라 던컨을 직접 만나서 식사하고 대화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지금 파리를 유명하게 해주는 많은 것들, 100년 전에 생겨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생생하다. 심지어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율리시즈가 나오는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은 사람이니까. 


아직 초반부. 앞서 읽은 그의 책과 서재이야기를 보면 무척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펼쳐지는 감이 없지 않은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편역한 판본이라고 나온다. 이유가 무엇이든 읽기엔 나쁘지 않아서 아주 즐겁게 엊그제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비롯한 몇 권은 얼마 전에 재미있게 읽은 이다혜 기자의 책에서 새끼를 친 것이다. 언제나 책의 세계는 깊고, 넓고 끝이 없이 계속 expand하는 우주와도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뭔가 붙잡고 읽다가 밤이 오면 자는데, 자다가 깨기를 반복하니 새벽에 일어나 뛰어나가는 것이 버거워진 요즘이다. 그래도 책은 놓지 말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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