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너무 방탕한 생활을 보낸 흔적인지,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배가 더 나온 것 같다. 아니, 계속 뛰고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한 덕분인지 탓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으면서 근육이 줄어든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는 것인지 전체적으로 근육은 줄어들고, 그러니까, 몸의 사이즈는 줄어들면서 배는 나온 것 같다. 이게 잘못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나오는 전형적인 어글리한 중년의 몸이 되는 과정인데, 역시 간식을 하지 않고 일정한 식사를 하는 나는 술을 적게 마시면 그리고 덜 자주 마시면 여기에 따르는 안주의 폭풍흡입이 없어지니까 술을 조심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번, 많이 마셔야 두번인데, 일부러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걸을 일이 별로 없는 미국 도시근교의 삶이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새벽에 요가를 가려고 일어났으나 도로 자버린 탓에 오후에 회사를 나와서 마구 뛰고, 샤워를 하고 다시 회사로 가지 않고 서점으로 나와버렸다.
뜀박질이 늘어가면서 느끼는 건, 몸이 여기에 익숙해지면서 힘을 상대적으로 덜 쓰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거다. 하루키가 비슷한 소리를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장거리를 달리다보면 칼로리는 많이 태우지만 상대적으로 거리와 강도가 늘어가면서 운동량 그 자체는 처음보다 더 많이 오래 뛰어야 유지가 된다는 그런. 좀더 제대로 뛰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그저 그런 책을 세 권 읽을 수 있는걸까? '달의 영휴'가 제일 별로였지만, 나머지도 그냥 그런 정도였다. 듀나의 '제저벨'은 세계관이나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를 알아서 유추해야 했기에 중구난방 정신이 없이 대충 줄거리와 환경을 파악하고 읽어냈을 뿐이다. 'Made to Kill'은 누아르적인 말장난 같은 제목처럼 maiden이 kill의 대상이기도 했고, kill을 의뢰한 청부자이기도 했는데, retro한 느낌이 맘에 들고 50년대의 로봇탐정과 이를 조종하는 Ada라는 50년대식 인공지능이라는 것도 좋았지만, 추리나 활극으로 보기엔 조금 부족했다. 그저 쏘련이 만든 정신을 옮기는 장치를 통해 헐리웃 인사들을 포섭하고 영화시사회를 통해 수천명의 쏘련'정신'들을 미국 전역으로 쏘아보내려는 음모가 나쁘지 않았을 뿐이다. 두 번째 책을 지금 읽고 있는데 역시 작가의 글이나 전개가 첫 번째보다는 훨신 매끄러운 느낌이다.
쑤퉁의 '쌀'은 조금 더 생각을 가다듬고 떠올려 볼 생각이다. 지난 주에 갑자가 온 콧물감기로 훌쩍대면서 있으니 정신이 모아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