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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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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눈 앞에서 시장의 실패를 경험했다. 탐욕스러운 시장을 그대로 방치했을 때 어떤 결과나 나타나는지를 눈으로 똑똑히 봤고, 점점 더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탐욕스러운 대기업들은 시장의 원리라는 이상한 주장으로 중소상인들과 영세상인들의 영역까지 마수를 펼치고 있으며, 이익의 극대화라는 논리를 앞세워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그런 비정규직을 노예 부리듯 과도한 노동을 강요한다. OECD 최장 근로시간을 자랑하는 높은 노동량에도 불구하고, 법에 정해진 최저임금 조차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동자들이 넘쳐 난다. 시장의 원리라는 이유로 그들은 법에 정해진 최저임금 조차 보장 받지 못한 것을 항의하지도 못한다. 시장에는 그들을 대체할 노동력이 넘쳐 나기에, 그나마 있는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 불안감에 침묵한다. 그런 식으로 탐욕스러운 기업이나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불리하면 시장의 원리를 언제나 앞세운다. 사람들은 시장이라는 것이 마치 절대적인 가치나 되는 것처럼 생각해 그 논리에 그대로 수긍하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극단적인 이분법적 이념체제는 시장 규제의 필요성을 말하면 좌빨이라고 극단으로 몰아버린다. 실패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과 대책을 이야기하는 것 뿐인데, 마치 시장이라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인식해 버리는 것이다. 그쪽에서는 시장이라는 것은 신성하고 절대적인 것으로 보는 것 같다. 그래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 부동산에 대한 규제에 대한 법적 장치와 제도를 만들고자 한다면 반시장적이라는 말로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들은 미국의 자유시장주의자들 처럼 시장의 자정능력을 믿는 것일까? 자세히 보면 그들은 시장의 자정능력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만들어 줄지 모르는 부를 믿는 것 같다. 경제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낙수효과를 마치 진리인 것 처럼 신봉하면서 대기업이 시장에서 마음 놓고 움직여야 자신에게도 떡고물이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대기업의 시장 활동을 옥죄는 규제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미국의 시장주의자들은 누구나 시장에서 노력만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아메리카 드림과 서부 개척시대의 프론티어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우리니라의 어설픈 시장주의자들은 강자에 대한 맹목적인 신봉과 그들에게 떡고물이라고 받아 먹으려는 거지근성이 결합한 이상한 형태를 띠는 것 같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리를 폭로했을 때, 삼성을 비난하기 보다는 김용철 변호사를 비난하던 여론과 논리는 우리나라의 어설픈 시장주의자들의 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회는 민주화를 위해 계속 진보해왔지만, 시장의 뒤에 숨어 있는 기업들은 여전히 비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비리를 저지를 기업이나 기업가를 쉽게 단죄하지 못하는 법 예외지역에 머무르는 경우도 그렇다. 그런 기업가들이 여전히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기업가에 꼽히는 현실은 얼마나 우리가 시장의 원리를 왜곡해 이해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현실은 이런데 mb 정권 초반에 전경련은 우리나라 경제교과서가 좌편향 되어 있다는 이념공세로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경제교과서 수정에 앞장서왔다. 기업이 시장에서 이윤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존재 가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탈법과 불법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청춘들, 법으로 기업이 노동자를 함부로 다루지 못하게 한 것이 기업의 경영권침해라고 말하는 젊은 청춘들을 너무나 많다. 보통의 사람에게 자유가 있으면 책임이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기업의 이윤추구의 자유에 대해서는 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언급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그들은 시장=기업이고, 시장과 기업은 인간 위에 있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로 보는 것 같다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인간의 가치를 폄하하게 만드는 경제교과서. 전경련이 좌편향이라고 지적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친기업적인 경제교과서인가. 물론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노엄 촘스키 교수는 "현행 법률에 따르면 기업은 사람보다 훨씬 큰 권리를 누리는 법인격을 부여받지만 불법 체류자는 사람 대접도 받지 못합니다."라고 말한다. 시장주의를 앞세워서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서민들을 수탈하는 악날한 다국적 기업들을 비판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시장을 앞세우는 기업의 법인격이 천부인권을 넘어서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다양한 경제적 행위나 문제들을 보면 인간의 존엄성을 뛰어넘는 기업의 법인격을 무수히 목격할 수가 있다. 돈 없는 세입자를 향한 자본의 폭력이 만들어낸 용산참사, 대기업을 무분별한 구조조정에 힘없이 당해야 만했던 노동자들의 현실을 보여준 한진중공업 사태나 쌍용자동차 사태 등등. 우리는 기업의 인격이 사람의 인격을 뛰어 넘고 있는 슬픈 시대를 무감각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살고 있다

 

 신격화 되어 버린 시장. 그리고 그 시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기업은 시장의 신격화와 함께 인간의 가치를 넘어 버렸다. 대기업은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는데, 사람들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실에 직면했다. 그러다 보니 복지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고, 시장을 중요하게 외치던 여당마저도 당명을 바꾸고 복지를 새로운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역사가 토머스 브래디는 제국주의를 비판하면서 "제국의 이익이 사유화된 반면 제국의 비용은 사회화 되었다"는 것을 지적했는데, 어설픈 시장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는 대기업의 이익은 사유화된 반면 대기업의 비용은 사회화 된 것 같다. 복지에 대한 요구는 대기업들이 시장을 황폐화 시키면서 만들어낸 반작용이고, 대기업들이 지불해야 할 비용을 사회가 부담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복지비용은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수준이다 보니 복지에 대한 요구는 당연한 국민들의 권리이기는 하지만, 지금 불고 있는 복지제도에 대한 열망은 광폭한 시장의 반작용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 그들의 이익을 위한 사악한 행동마저도 그것의 존재 목적이라는 이유로 긍정하는 현실은 시장이란 무엇인지 처음부터 고민해야 될 이유를 말해준다

 

  "시장의 배반"은 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를 통해서 시장이 실체가 무엇인지 접근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애덤 스미스가 은행들에 대해서 가졌던 시각이다. 미국발 경제 위기의 과정을 보면 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업이 만들어낸 시장의 광기이고 수 많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애덤 스미스가 말한 시장을 바탕으로 이런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애덤 스미스가 은행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작을 가졌다고 주장한다. "그런 규제(은행들이 투기적 대출업체에 어음을 발행하지 못하게 하는)는 틀림없이 어떤 면에서 자연적 자유의 침해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사회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소수 개인의 자연적 자유의 행사는 전제적인 정부이든 자유로운 정부이든, 모든 정부법에 의해 제한 받고 있으며 또 그래야 한다. 불길한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벽을 의무적으로 세우게 하는 법률은 자연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제안하는 금융 거래의 규제도 바로 그와 같은 종류의 침해이다."라는 애덤 스미스의 말을 인용한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을 합리적이고 자정 능력을 가진 메커니즘으로 보는 시각은 최근 40년 사이에 만들어진 생각이다."라는 저자의 주장을 덧붙인다.

 

그렇게 저자는 경제학 교과서 속에 유명 경제학자들의 이론들을 탐구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자유시장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학파와 학자들을 비판적으로 보면서 그들의 이론의 문제점들을 설명할 것 같지만. 저자는 비판적 시선보다는 중립적인 시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자유시장을 믿는 학자들이 내세우는 이론들이 얼마나 믿음직한 이론이었는지를 세심하게 보여준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게 보기만 해도 머리 아픈 내용들로 내용을 전개한다. 그러다 보니 쉽고 편하게 읽지 못하고, 지루함과 어려움에 힘든 싸움을 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기게 된다. 그렇게 시장에 대한 유토피아적 학문과 이론들에 대한 수업이 끝나면 대안적 경제학 이론들에 대한 탐구에 들어간다. 유토피아적 경제학의 모순과 한계를 인식한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이론과 분석을 통해서 현실적 경제에 대한 분석으로 접근한다. 그러면서 시장의 실패에 대해서 다양한 접근을 한다.

 

 "기후변화는 경제 분야에 험난한 과제를 던졌다. 기후 변화는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크고 범위가 넓은 시장 실패이다."라고 말하는 니컬러스 스턴을 비롯해, 저자가 알기로는 시장의 실패라는 말을 최초로 쓴 프랜시스 베이토가 분석한 시장 실패의 세 가지 원인인 "독과점, 공공재가 생산할 인센트브를 찾지 못하는 점, 과잉효과나 외부효과"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렇게 다른 경제학자와 다양한 이론과 사례 그리고 최근에 많이 주목받고 있는 행동 경제학까지 보여주면서. 시장의 불안정성과 실패를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학자 였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를 통해서 다시 재조명 받게 된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발안정 가설'까지 설명해준다. "민스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비판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는 태생적으로 보수적인 재정에서 무모한 투기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렇게 지루한 경제학 역사와 이론 공부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분석하면서 유토피아적 시장을 주장하는 이들에 현실은 이렇다는 것을 설명한다. 머리 아픈 경제학의 역사와 이론 공부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 부분은 반갑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미 많은 책들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쉽게 읽히고 이해하기도 쉽다

 

 그렇게 저자는 유토피아적 경제학을 맹렬하게 비판한다. 그러면서 "개혁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꺼지기 전에, 월 스트리트의 위상을 바로 잡고 유토피아 경제의 대척점에 대한 현실 기반적인 경제학을 놓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단순히 유토피아 경제학의 실패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경제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우리나라의 어설픈 시장주의자들이 쉽게 시장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다. 대척점에 있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보여주는 공산주의의 명백한 몰락과 한계로 시장주의가 최고라는 이분법적 믿음의 자리를 대체제가 아직 없기 때문에 그 믿음이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단순히 시장의 실패를 보여주면서 시장의 한계와 정부나 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그들을 쉽게 설득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믿음을 대체할 아니면 대척점에 서 있을 수 있는 새로운 현실 기반의 경제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이 책은 가르쳐 준다. 우리 사회의 고민 지점은 단순히 복지의 강화가 아니라 인간을 시장 앞에 세우고, 인간을 기업 위에 세울 수 있는 현실기반 경제학에 대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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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몰락 - 내 집 마련이 절실한 3040세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진실
남우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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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2월에 나온 한 기사에는 김광수경제연구소가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전수 조사한 결과 수도권 지역 아파트의 시가 총액이 2008년에 비해서 169조원이나 감소했다고 한다. 김광수연구소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예측과 분석을 많이 발표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인지 정부는 어떻게든 부동산 가격을 부양하기 위해서 양도세 완화와 같은 다양한 부동산 규제책들을 완화하거나 해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시장에서는 생각 만큼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저마다 엇갈린 예측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이라고 분석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이 부동산 투자에 적기라고 주장한다. 즉 부동산이라는 것이 지금의 침체만 벗어나면 상승해 재테크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경제지나 보수언론은 부동산 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이런 식의 기사들을 쏟아낸다. 경제기자들 뿐만 아니라 연예기자들까지 합세해서 부동산 기사를 쏟아낸다. 연예인 부동산 재벌은 누구고, 누가 빌딩투자에 성공했다는 식의 기사가 여기저기 쏟아져 나온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 이제 아파트는 부동산으로 가치가 떨어지지만, 빌딩은 투자 가치가 있다는 식의 생각을 심어준다. 그런 기사를 보고 실제로 빌딩을 구입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실제로 은행 이자율보다 낮은 수익율을 기록하는 빌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시장에 머물렀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을 빌딩으로 돌려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은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기사들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아파트 부동산 시장은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전재를 깔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부동산 투자의 적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자세히 보면, 그들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쪽은 안성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갖춘 부동산이다. 이 말을 쉽게 표현하면 임대수익이 안정적인 빌딩에 투자하는 형태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들도 기본적으로 아파트의 대세 하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투자처를 모색해야 한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민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집을 사고 그것을 팔아서 재테크를 하던 시대가 저물고, 거대한 자본을 갖춘 전문가들만이 진입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 기법이 발달하면서 서민들도 작은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펀드 상품들이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부동산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승자독식의 장이 되어 버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까지 절대적이다 보니, 부동산 시장 특히 주택과 아파트 시장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실패한 뉴타운 사업의 실체가 알면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과 보수언론은 뉴타운 출구전략이 부동산을 침체시킨다는 식으로 여론 몰이를 한다. 일본식 부동산 거품의 붕괴를 함부로 이야기 하는 것 또한 성급하지만, 이런 식의 여론 몰이 또한 부동산 시장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를 방해한다. 그 만큼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얽혀서 심각한 정보 왜곡 난무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보수신문의 부동산전망기사 한 켠에는 어김없이 부동산 광고가 같이 등장해 아직 남아 있는 부동산에 대한 욕망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신문광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비판 기사를 함부로 싣지 않는 것처럼, 부동산 광고 유치를 위해서 특정 기사를 부동산 회사에 치우친 시각으로 쓰는 것이 지금이 우리나라 언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의 말도 전문가의 분석과 말도 언론의 기사도 우리는 한 번쯤 의심하면서 받아 들여야 한다



 오히려 이런 책들은 자료의 풍부함이나 분석의 깊이 면에서 시장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하지만, 이 책 "아파트의 몰락"은 시기적으로 늦게 나온 책인 것 같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부동사 시장의 침체를 예측한 비슷한 류의 책들은 넘쳐 난다. 이 책의 색다른 점이라면 부동산 전체 시장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아파트"라는 특정 재화에만 집중했다는 것 정도. 그렇지만,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을 예측했던 책들이 제시했던 논리와 근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제시된 논리와 근거는 이미 전문가들과 대중들에게  강력한 설득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만큼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외적인 요소는 앞으로 우리가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현실에 대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아파트나 집을 사지말고 다른 자산에 투자하라는 식의 소리는 주거공간과 가족의 안락한 보금자리는 현실을 외면하는 극단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가정을 이룬 평범한 사람들 앞으로 가정을 이룰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서 가장 현실적인 대답은 저자가 제시하는 "대출받아 주택을 보유하게 된 1가구 1주택자의 대응 전략은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전에 매도하거나 주택으로 인한 부채부담(원금+이자)을 가계소득의 3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다. 유의할 것은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이자+원금이 가계소득 대비 30% 이하라고 해서 부담할 만하다."가 아니라 "금리가 8%대로 상승했을 때를 기준으로 원금과 이자 부담률을 30%이하로 유지한다."라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정확한 수치를 인용하면서 지출의 조정이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 앞에서 우리는 수입과 지출의 관리에 대한 재조정을 통해서 건전한 가계재정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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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12]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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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인터넷을 하지 않고 뉴스를 보지 않으면, 세상의 흐름을 놓치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세상 이야기와 상관없을 것 같은 커뮤니티나 사이트를 들어가도 그날 쏟아지는 중요한 뉴스와 거기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딴 세상 이야기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세상이 변화도 빠르고 그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정보 또한 넘쳐 나는 세상이다 보니 자칫 한 눈을 팔면 무리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주변에 머룰 때가 많다.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을 흐름을 뒤쫓기 위해서 매일 뉴스를 보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머리를 싸매고 공부도 해야 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기도 모자란 인생인데, 시대의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스스로 뛰어들어 허우적 댄다.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거대한 물살 속에서 그저 허우적 대면서 물의 흐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긴다. 그래서 어떤 것이 유행한다고 싶으면, 너도 나도 그 유행을 따라하기 바쁘다.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을 보는 것도 시대의 변화나 흐름을 조금이나마 앞서 가려는 나와 너의 또 다른 욕망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시대를 앞서가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 그냥 자신의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무엇 때문에 우리는 인생의 여유를 즐기기보다는 인생의 전진과 성취를 위해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나 고민은 누구나 하지만, 아무도 지금의 현실에 저항하지 않는다. 뒤쳐지는 것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우리는 마음이 시키는 일보다는 남들이 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지루하게 반복되는 삶에서 권태를 느끼고 점점 무기력해 진다. 욕망만 존재할 뿐 삶에 대한 열망과 열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삭막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시도도 순식간에 "경제적 가치"가 붙어 버린다. 한 때 유행했던 "웰빙"은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육체적, 정신적 간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이나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라고 한다. 이것을 더 줄이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유기농 식품을 사먹고, 등산을 하는 등의 식으로 웰빙을 추구했다. 전부 겉으로 보이는 가치를 추구하다 보니, "경제적 가치"가 유입되면서 기존 공산품과 다른 비싸고 더 좋은 상품을 추구하는 형태의 소비문화가 되어 버렸다. 돈 들여서 열심히 운동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어서 육체적 건강을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한 축 정신적 건강에 대한 추구는 빈곤 그 자체로 머물렀다. 인생에 대한 심각한 철학의 부재와 맹목적인 트렌드의 추구가 만들어낸 모습이랄까?

 

등산도 하지 않으면서 너도 나오 값비싼 아웃도어 브랜드를 입고 다니는 모습이 얼마나 우습고, 한 아웃 브랜드의 옷을 가지고 학생들 사이에서 계급이 매겨지는 현실은 얼마나 비참하고 안타까운가. 내 학창시절 불었던 특정 브랜드 열풍을 생각해 보면 이것 또한 그냥 지나가는 현상이겠지만, 별 의미 없는 트렌드와 유행에 휩쓸려 땀을 흘려 번 돈을 기업들의 호주머니 속에 퍼 넣어주면서 자신은 점점 궁핍해지는 사실은 곧 현실이다. 거기에 정신의 빈곤은 더 깊어 질 뿐이다.

 

흔히 말하는 트렌드는 곧 시장이고 돈이다. 이 책도 시장적 관점, 경제적 관점으로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한다. 남들보다 한발 앞서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필요한 책이 된다. 그래서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이 책은 돈에 대한 인간에 대한 욕망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 책도 마찬가지다. 일시적 유행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음을 물론 인간 욕망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이 책은 시대라는 큰 조류에 둥둥 떠내려가다 스쳐 지나가는 단순한 부유물이다. 조류를 거슬러 갈 수 있는 도구도, 가야 할 방향을 잡아줄 나침반이 되지 못한다. 정신의 빈곤을 채워주지 못하고 끝 없는 욕망을 알게 해줄 뿐이다. 이 책에 제시된 트렌드들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저 생각들로 나의 감정은 너무나 복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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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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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캐릭터들과 이민정의 매력적인 연기 그리고 따뜻한 이야기는 재미있지만, 익숙한 설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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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아워 - The Darkest Hou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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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스러운 음식점 전단지를 보고 갔지만, 사진과 다름에 실망하는 그 기분이랄까? 소재만 좋고, 요리는 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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