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상해서 그랬어! 푸른숲 어린이 문학 3
정연철 지음, 조미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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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을 보니 웬 남자애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캔을 발로 툭 찬다.

제목이 이 아이의 마음을 대변해주듯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속상해서 그랬어!'

아이 옆 강아지는 영문도 모른채 눈이 똥그래져 도망갈 준비라도 하는 듯 눈치를 살피고 있다.

 

『속상해서 그랬어!』는 진희와 진수 남매, 두호와 세미 남매, 기열이, 그리고 그들의 엄마, 아빠 세대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연작 동화다.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엄마, 아빠 사이가 멀어지고 시골의 친할머니에게 맡겨진 진수와 진희는 오누이의 사이가 좋고 시골에 와서 묵묵히 잘 견디고 학교도 잘 다니고 있지만 그 마음에는 깊은 상처가 있다. 자기들을 버려두고 전화 한 번 하지 않는 엄마, 아빠가 너무나 밉지만 이제나 저제나 데리러 올 때만 기다리고 있다.

 

오봉산 자락의 느티말에는 가구 수가 스무 집이 못되는 작은 마을이다. 어르신들이 주로 살고 계신 이 동네에 언제부턴가 손자손녀들이 내려와 같이 사는 집이 늘어났다. 진희와 진수, 그리고 기열이가 그 아이들이다. 마을에는 마을 공동 소유인 빨간 지붕의 민박집이 있고, 한길 옆에 개울가가 있다. 그리고 진수의 비밀 공간인 분교. 이 공간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엄마,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가 있는 진수는 시골에 오던 첫날 진희와 개울물에 몸을 담그고 씻으며 개울물이 자신의 슬픔을 씻어주고 위로해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 수세미 속 같이 엉켜 있던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그 다음부터 개울가는 언제나 나한테 약국이다. 개울이 주는 진정제는 효과가 뛰어나다. 개울을 바라보고 있으면 곤두박질 치던 내 기분도 어느새 돌돌 차분해진다.(14p)

​그 이후로 진수는 괴로움을 주는 상대와의 갈등을 개울가에서 풀고자 시도했고, 그 효과는 만점이었다. 맑고 시원한 개울물은 그들의 얽혀있던 갈등과 속상하고 상처난 마음들을 맑게 씻어주었다.

 

느티말 빨간 지붕의 민박집에 뜻밖의 외지인들이 오고 갔다.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진수가 맞게 된 첫번째 손님은 뚱보가족. 꽤나 부자인 것처럼 진수와 진희를 거지 취급하지만 알고보니 뚱보가족은 쫄딱 망해서 숨어 있기 위해 외진 곳으로 찾아온 것.  진수를 거지라 놀리던 두호는 시간이 흐르면서 입장이 바뀐다. 먹을 게 동이 난 두호는 진수를 졸졸 쫓아다닌다. 진수는 두호를 개울가로 데려간다.

 

개울가에서의 화해로 관계가 새로워진 아이들은 서로 정이 들지만.. 민박집에서 꽤 오래 머물던 뚱보네는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떠난다. 진수는 누군가와 헤어지는 게 정말 마음 아프지만.. '또 와!' 라고 인사하며 보낸다.

 

 

또 진수의 다른 갈등의 대상은 바로 기열이.

기열는 마음 속에 미움과 원망, 스트레스, 두려움이 가득 찬 아이다. 그런 괴로움 때문인지 아주 심한 아토피를 앓고 있다. 보험업계에서 큰 성공을 한 기열이의 엄마는 바쁘다는 이유로 양육의 많은 부분을 돈으로만 해결해 왔다. 게다가 남편과 사이가 안 좋아 이혼을 고려 중이다.

기열이의 신경질적이고도 가시돋친 말과 행동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기열이의 짝인 진수는 자신에게 심한 말과 짜증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기열이가 너무 싫다. 시골에 와서도 왠지 왕따가 된 기분이 드는 기열이는 성질을 부릴 수록 사실 마음이 더 허전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벌어진 개울가에서의 물싸움. 진수와 물을 튀기며 싸우는 동안 그에겐 웃음이 터져나오고 열기가 오르고 가렵던 피부가 시원하게 가라앉는 걸 느꼈다. 온 몸이 홀딱 젖은 기열이는 할 수 없이 진수네 집에 가야했다. 진수의 읍내 시장표 싸구려 옷으로 갈아입고 진수 할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먹는다. 진수는 집에 가는 기열이에게 씩 웃으며 '또 와!'하고 인사를 한다. 안하무인 기열이가 이렇게 진수의 친구가 되는 장면이 정말 흐뭇하다.

이 작품에서 개울가의 존재는 무엇일까? 왜 개울가엘 가면 몸이며 마음이 '씻은 듯이' 느껴지는 걸까. 맑은 개울물이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마음과 감정들을 터뜨려 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슬프면 슬픈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받아주고 다독여주는 존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제나 우리 곁에 한결같이 있어주는 자연은 그런 존재인 것 같다. 느티말 한길 옆 개울가 처럼...

이 작품은 아이들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인 어른의 이야기로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이혼, 경제적인 어려움, 부부의 갈등으로 비롯된 어른들의 갈등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까지 전달이 된다. 어른들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버려져서 누군가의 손에 맡겨지는 현실을 꼬집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 인물이 '미숙'이다. 미숙은 바로 옆 마을 친정엄마에게 맡겨둔 희주에게 달려 가지 못한다. 이유는 돈을 벌어보려다가 들어간 다단계 회사에서 진 큰 빚 때문이다. 느티말에서 잠깐 숨어 있으려던 미숙은 진수와 진희, 기열이를 만나면서 옛 친구였던 그들의 부모들을 기억해낸다.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본의 아니게 보호자로 나서게 되신 느티말 할머니들의 경상도 사투리가 살갑게 느껴졌다. 평소에는 강해보이는 말투지만 강한 말투 속에 더 깊은 정감이 느껴진 것 같다. 자식 농사를 잘 못했다 여기는 자식에 대한 깊은 회한이 담겨 있기도 하고, 또 손주들을 향한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개울가라는 자연을 통해 마음이 치유가 되는 과정들과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비유적으로 잘 표현한 부분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야기의 연결이 연작 형식으로 표현되어 작품의 입체감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보낸 긴 방학에 대한 기억이랄까, 이 작품은 나에게 '느티말에서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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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9 : 세계 환경 회의와 동물 대표 - 스톱! 주문을 외치면 시작되는 동물들의 과학 토크쇼 STOP! 9
김산하 글, 김한민 그림 / 비룡소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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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눈에 익은 시리즈였는데 이번에 신간이 나와서 비룡소의 『STOP! ⑨ 세계 환경 회의와 동물 대표』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까지는 문고판 사이즈의 작은 책이려니, 동물 및 환경보호 관련 번역서려니 생각을 했다. 제목도 영어인데다 책 표지의 컬러의 색감이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지은이가 누구인지 보지 않고 내용을 읽어나갔는데, 한 반쯤 읽으면서도 '외국이라 그런가? 과학동화인데도 역시 악덕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정당한 시위가 가능하군. 휴~ 우리 나라는 언제나 이런 분위기가 될는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작가가 궁금해져서 앞 표지를 보니 글, 그림 모두 우리나라 작가인 김산하, 김한민 한 팀의 작품이었던 것!

 

그때부터 나의 관심도와 호감도가 급 상승하기 시작했다. 재생지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여 책장을 넘기면서 더욱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인 지니의 특별한 동물사랑과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등의 신비한 능력, 특히 STOP!을 외치면 5분간 무엇이든 얼음 상태가 된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기업을 문어발식으로 운영하는데다 환경에 대한 의식은 전혀 없는 선랜드 기업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회의에 동물들을 참여시켜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아픔을 증언하도록 하는 이야기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그리고 동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니의 능력이 멋지게 발휘되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말 못하는 동물들의 애환이 그렇게 구구절절 할 줄은 생각 못했다. 동물원에 가면 신기해서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그저 구경하는 우리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해 고생하는 동물들, 인간의 호사스러움을 충족시키려 희생되는 모피털의 주인공인 동물들... 나는 어른이지만 그동안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와 환경에 대한 아무런 의식이 없이 지내왔다는 것에 적잖은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만화도 구성되어 있지만, 동화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다정한 모습의 캐릭터와 다양한 색깔을 사용하여 컬러의 색감을 잘 살린 점이 마음에 든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스토리 안에 녹아있는 과학적인 지식이나 사건들이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친근하고 흥미진진하게 읽다보면 동물에 대한 지식도 배우게 되고 동물들에게 공감할 수도 있으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다 못 읽은 딸아이는 물론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눠 보고 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다 같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행복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밝힐 것을 밝히고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밝혀내야하는 것들 앞에서 침묵하는 것은 더 나은 미래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 위한 좋은 태도가 아님을 아울러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지니와 박사님의 노력처럼 말이다.

환경파괴, 이제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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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 선사~고려 - 한 권으로 읽는 쉽고 재미있는 한국사 여행 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박광일.최태성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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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으로 나온 한국사

 

최태성, 박광일 지음

씨앤아이북스 펴냄

 

2017학년도 부터 수능시험에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들어가게 되는 등의 이슈로 최근 한국사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 책 분야에서도 한국사 관련 신간은 금세 '주목받는 책'의 자리로 올라오곤 한다. 수능시험에 필수과목으로 정해졌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사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인문학이 대중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 역시 그 안에서 다시 주목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를 담은 TV 프로그램이 있어 화제다. KBS 1TV <역사저널 그날>이 그것인데, 남편의 권유로 보게 되어 지금은 온 가족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역사 토크쇼 형태로, 역사에 있어서 결정적인 그 날을 입체적으로 구성하여 패널들이 그야말로 역사 수다를 떠는 인포테인먼트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워낙에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남편과 아빠를 닮았는지 역사에 유독 관심이 많은 딸아이, 그리고 워낙에 역사에는 관심이 없었던 나까지도 보는 시간 내내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패널 중의 한 분인 최태성선생님은 EBS 역사과목 인기강사로도 유명하지만 나는 남편과 출근길에 황정민의 FM대행진의 한 코너인 '별별 히스토리 역사 속 에피소드'를 들으며 깨알같은 재미를 맛보기도 했었다. 일단 굉장히 친절하고 따뜻한 분이라는 점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신 분이다.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스토리로 풀어 재미있게 설명을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역사 공부에 재미를 붙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책의 첫 부분 작가의 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짧은 팩트에 스토리를 입히자', '역사를 단순히 팩트만 모아 놓은 암기과목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가 재미있는 이야기 덩어리라는 사실을 알게 하자' 이런 점들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기획의도 처럼 역사를 스토리로 풀어 놓은 점과 함께 더불어 유적지 답사에 도움을 주는 사진과 지도 등의 자료를 많이 실었다.

 

이 책은 3권의 시리즈 중 첫번째로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구성이 되어 있다. 소설류의 책들보다 판형이 크고 두툼한 책의 두께가 묵직하다. 표지나 각 페이지의 편집 디자인이 입체적이다. 역사적인 사실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고자 한 지은이의 의도가 디자인에도 반영된듯하다. 현대적이고 입체적이라 깔끔한 인상을 준다. 최태성 선생님과 공동 저자인 박광일 선생님은 역사기행 전문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이 책에서 유적 답사를 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팁을 제공해준다.

 

역사적인 사실을 스토리로 접근한 점과 유적답사를 위한 생생한 자료를 함께 구성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보여진다. 초등학생이 읽기엔 분량이 많아 부담스러울 것 같다. 역사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한 초등학생이라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천천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예상해본다.

 

 

 

 

깔끔하고 입체적인 목차 디자인

 

전면 사진자료를 배경으로 지루하지 않은 구성

유적 답사 시에 도움이 될 만한 코너

 

지은이의 의도대로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듯, 그때 그 시대를 살았던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이해하고 소통해보기를 권한다.

 

지도를 비롯한 사진자료 등을 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 이 글은 씨앤아이북스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진솔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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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깜장봉지 푸른숲 작은 나무 3
최영희 지음, 김유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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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깜장봉지

최영희 글 / 김유대 그림

푸른 숲 주니어 펴냄​

노란색 바탕에 주인공의 유쾌한 모습이 담긴 표지를 보니

액티브한 힘이 슉~ 솓는 것 같지 않나요?^^

깜장봉지가 뭐냐구요?

앞에 '슈퍼'는 안보이시나요?

말 그대로 슈.퍼. 깜.장.봉.지.

슈퍼 영웅이죠!

이름은 석아로.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자그마한 키에 체구가 작은 아로는 희귀한 병을 앓고 있어요.

과다호흡증이라는 병인데, 이 병은 숨이 차거나 충격적인 일을 당했을 때

숨을 너무 많이 쉬게 되고 그것을 조절할 수 없는 병이에요.

그럴 땐 바로 비닐을 머리에 쓰고 뱉은 숨을 다시 마셔야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대요.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병은 아니에요.

아로는 왜 그런 병에 걸리게 되었을까요?

아로는 사실 외톨이 아닌 외톨이였어요.

희귀한 병이 있는 걸 친구들이 이해 못하는 건 아닌데,

아로는 병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많아서 함께 모둠활동을 할 때나 체육시간에

행동이 느려서 도움이 되기 보다는 피해가 되는 존재였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이 은근히 피하는 눈치였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또 과다호흡증이 생긴 아로는 여느 때처럼 침착하게 체육물품창고에 누워서

검정 봉지를 입에 대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음성을 듣게 됩니다.

"벤지요원, 아픈데는 좀 어떤가? 이 빛을 쪼이게.

이 빛이 자네를 초능력 슈퍼 영웅으로 만들어 줄 걸세.

초능력이 생기면 몸도 금방 회복될걸세."

"내 정체가 궁금한가? 나는 이 행성을 도우러 온 엑스라네."

​사실 이 말은 실제 엑스의 말이 아니라 반장 다은이가 뮤지컬 대사 연습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제 자신이 영웅임을 확인한 아로는 초능력도 초능력이지만 무엇보다

마음에 '용기'가 생깁니다.

아로네 반 아이들을 괴롭히는 골칫덩어리 슈퍼 악당 같은 길기태!

덩치 큰 주먹짱이라 아무도 못 덤비지만, 아로는 용기를 내어 입바른 소리를 합니다.

반 친구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니까 그렇게 속이 시원할 수가 없어요.​

용기 있는 아로는 슈퍼 영웅이니까요...​

아.. 그런데 알고보니 기태에게도 아픔이 있어요.

아로네반 아이들이 기태에게 늘 당하듯이 기태는 형에게 매일 구박을 받는다는거죠.

기태도 외로웠던거에요.

같이 놀고 싶다는 마음이 괴롭힘으로 나타났을 뿐...

아로는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아빠가 너무나도 보고싶​고 그리워서, 그리고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

과다호흡증이 생긴거지요.

아빠 캠프가 있던 날, 아로는 지상이에게 아빠 캠프에 갈 수 없는 이유를

용기내어 얘기합니다.

그리곤 과다호흡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어요...

아픈 마음들이 용기 있고 발랄하게 그려진 점이 좋네요.

마치 파이팅을 외치듯이 말이에요.

이 동화를 읽고 제 마음에 남는 것이 있어요.

속상할 땐 속상하다고 얘기하자.

울고 싶을 땐 엉엉 울자.

친구와 놀고 싶을 땐 같이 놀자 말을 하자.​

누군가 너무나 보고싶을 땐 그립다고 말을 하자.

아로처럼 용기를 내자.​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게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 고 신해철님의 <나에게 쓰는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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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글 한글 - 한글로 보는 역사, 한국사로 보는 한글 상상의집 지식마당 11
남상욱 지음, 서른 그림 / 상상의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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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글 한글 - 상상의집 지식마당 시리즈 11

글 - 남상욱

그림 - 서른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꼽힐 만한 것을 고른다면 많은 사람들은 어떤 것을 고르게 될까?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건축물들, 팔만대장경,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판소리 등의 자랑할 만한 많은 유물과 유산들이 있지만 민족의 얼을 담고 있는 한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소통의 도구로 생겨나서 점차 사유의 도구로 사용되면서 학문과 지식, 예술, 문화 등의 많은 부문에서 인간의 고도의 정신적인 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 언어인데, 세계 속의 언어인 한글은 그 중에서도 배우기 쉽고 과학적인 언어로 손꼽히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했다.

 

지은이 남상욱 작가는 <위풍당당 고사성어 자신만만 국어왕>, <개념어휘 한번 알면 평생 국어왕> 등을 쓰신 분으로, 평소 한글과 역사에 관심이 많아 꾸준히 연구를 하셨다고 한다. 작가는 한글의 역사는 곧 한글의 역사라고 얘기 한다. 이 책의 내용인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에 우리말과 한자가 사용되던 상황, 한글이 만들어진 배경, 한글이 만들어졌던 과정 등을 읽다 보면 결국 우리의 역사 이야기와 다를 바 없음을 알 수 있다. 또 향찰, 이두, 구결 등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사용되던 형태의 표기방식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국어사의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그리고 어른들도 우리 한글에 담긴 역사와 특징을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스러울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글이지만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정착되어 발전하기 까지는 어려운 과정을 거쳤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 말과 달라서 한자와는 그 뜻이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제대로 나타낼 수가 없다. 따라서 백성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자기의 뜻을 글로 써서 나타내지 못하는 이가 많으니라. 내가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어 내놓으니,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훈민정음에서 밝힌 한글 창제의 배경을 설명한 이 글에 세종대왕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이 글을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예전과 달리 그 마음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는 뜻이겠지. 백성들을 생각하고 백성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점을 생각할 때, 세종대왕은 당시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뛰어넘는 대단한 분이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발음기관에서 소리나는 모양을 본떠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들어 모든 소리, 많은 뜻의 단어를 표기할 수 있게 만드셨다는 것은 그분은 진정 덕을 겸비한 천재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지.

 

 

 

 

한글을 만들어 반포하신 후에 백성들은 정말 쉽게 한글을 익히게 된다. 말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언로가 열리게 된다. 전해져 오던 많은 이야기들이 한글을 만나 읽혀지고, 한글 소설이 생기게 되면서 한글을 배운 백성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글 소설을 빌릴 수 있는 세책방에는 사람들이 북적거렸다고 한다. 듣기만 했던 재미난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았을 지 짐작이 간다. 요즘 방송되는 드라마 <비밀의 문>에서도 보면 백성들만 세책방에 들락날락 했던 게 아니다. 홍길동전이니, 춘향전 등의 재미난 소설은 양반가나 궁에서도 쉬쉬 하면서 읽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이후 한글이 조선의 공식언어이 국문으로 채택되고 더욱 활발히 연구하게 되며 조선어 큰사전이 만들어지기 까지, 한글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의 내용이 이야기와 더불어 생생하게 구성되어 있다. 한글의 역사는 곧 한국의 역사라는 작가의 말처럼 한글이 탄생된 배경부터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기까지의 내용을 통해 한글에 대한 지식과 역사적인 배경까지 살펴볼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책이라 생각한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어른들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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