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로 가는 길 - 운명을 거슬러 문을 열어젖힌 이방인
에이미 스탠리 지음, 유강은 옮김 / 생각의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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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물러서서 누군가의 삶에 대해 얘기하는 건 쉽다. 하지만 쓰네노가 에도로 가는 나카센도에서 자신의 앞날을 바라보는 건 쉬웠을까. 쓰네노가 행복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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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23-04-19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론 그런 쓰네노의 삶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에이미 스탠리의 공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가 그런 쓰네노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남긴 수많은 편지의 덕이었다. 쓰네노가 후대의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이렇게 읽어내릴 수 있었던 것을 알면 소스라치게 놀랐을까, 아니면 좋아했을까. 세상 속에서 영생하는 길은 어쩌면 무엇인가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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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보다는 조금 더 길지 싶은데..] 혼돈 속에 어떻게든 버티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쉬운 질서로 달려갈 것인가. 간단한 문제 같지만 간단하지가 않으며, 유혹은 얼마나 쉽게 악마의 웃음을 숨기며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가. 그럼에도 오늘도 버티고 있는 그 누군가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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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23-04-19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는 책 시작부의 요란한 광고는 조금 빼는 게 더 나았으리라고 보지만..그래도 겨우 이런 얘기하실려고 했어요? 라는 그런 말에는 한마디 변명을.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어떻게 보면 결국 뻔한 이야기만 남는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하는 방식의 문제 혹은 이야기를 하는 태도의 문제인 것.
 
구름은 대답하지 않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송태욱 옮김 / 체크포인트 찰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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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진짜 원점. 그가 그려왔던 것이 ‘하나의 인간‘ 그 자체였음을 다시 일깨워 준다. 이 책은 그의 영화를 닮았다. 아니 그의 영화들이 이 책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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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23-03-06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와 더불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에세이만 보고 그가 글은 못쓰네..라고 생각했던 거 반성. 역시 사람한테는 맞는 거를 시켜야 한다. 하..리뷰를 쓰고 싶은데 쓸 시간이 없다.

맥거핀 2023-03-06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오늘 같은 날 이 책 평을 남겨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한 마디. 며칠 전부터 이 책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나 짧은 평이라도 남겼더니 하필이면 오늘이네.

아무튼 방금 JTBC 뉴스를 보니 오늘의 이 ‘조치‘를 일본 정부가 ‘평가‘한단다. 하하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

2023-03-07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1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각종 자료나 보고서에 치이면서도, 보관리스트를 꾸준히 업데이트는 하고 있었는데 한동안은 리스트에 줄만한 맛깔나는 먹이들이 없어서 흐음..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11월 말에서 12월 사이에 그런 흐으음...이 무색해지게 구미를 당기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밑에 2권의 책이 일단 무작정 사고 볼 책이라면, 이 책들은 조금씩 조금씩 탑처럼 쌓아올려야 할 책들이다. (물론 '탑처럼 쌓아올린다'는 것은 비유적 표현이 아니다.)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라는 지극히 밋밋한 제목과 달리 아주 흥미로워 보이는 책이다. 과학기술학 연구자가 강남 성형외과 코디로 3년간 일하면서 성형수술 당사자가 된 경험을 엮은 책이라니..이 끔찍한 혼종, 아니 이상한 조합은 뭐지?



말과 이미지에 민감한 사람들은 새로운 규칙과 새로운 사고를 만들어 낸다. 솔직히 거지같은 보고서들을 계속 읽다보면 그게 내 뇌세포를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실제로 자료를 읽으면서 그런 이미지를 머리 속에 그리고 있다. 8비트 팩맨에 나오는 노란 먹깨비가 야들야들한 뇌세포를 잡아먹는 상상...) 이 책은 그런 뇌세포를 조금 더 맛있게 해줄 것 같다.



카메라와 스캐너의 알고리즘이 24시간 작동되는 재교육 수용소. 신장 위구르의 수용소에서 중국이 벌이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먼 저편에는 실리콘 밸리가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말 "끔찍한 혼종"이라고 불러야만 할 것 같다.



존 스타인벡 글, 로버트 카파 사진. 뭐 사실 이것만으로도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 없는데, 이런 책을 읽으면 위의 책을 읽고난 후 조금은 힐링이 될 것 같아서 골라봤다. "사람들이 옷을 어떻게 입고 다니는지, 저녁에는 무얼 먹는지, 러시아인들도 파티를 여는지, 파티에는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 이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는지, 또 어떻게 죽는지, 이들은 무엇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지, 이들은 춤을 추고, 노래하고, 여흥을 즐기는지, 애들은 학교에 가는지에 대해 쓴 사람은 없었다. 이런 것을 찾아내고, 사진을 찍으면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과이불개'라고 하던데, 올해의 키워드를 하나 뽑으라면 '반지성주의'아닐까. (비슷한 말로는 "그래서 어쩌라고.") 신앙적 확신, 성찰 불능, 적대적 표현. 강준만이 정의한 반지성주의의 3대 요소. 우리 누구도 여기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여러가지 쓰고 싶은 아이템을 몇 개 생각도 했었는데, 회사에 와서 여러 잡다한 것들을 보는 순간 머리 속이 싹 날아가 버린다. (이거 이상한 거 아니죠? 다들 그러시죠?) 월드컵 이란과 웨일즈전을 보면서 이런 나라들이 언제 또 만나서 축구 한 게임하겠나 싶어서 이란의 정치적 상황과 거의 60년만에 본선에 오른 웨일즈의 상황과 거기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매닉스까지(이 형님들의 웨일즈 축구팀 사랑은 찐이다. 웨일즈 국가대표팀 응원가까지 내신 분들이니) 곁들여서 잡담이나 쓰려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 버렸고...최근에는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도준을 까는 글을 쓰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타이밍을 놓칠 것 같다. (그 글은 '진짜 도둑넘은 준이'라는 삼행시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사실 안 쓰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월급도둑의 길은 가까우나, 내 의지력으로 향하는 길은 늘 멀다. 그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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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12-14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맥거핀 님 너무 오랜만입니다 ^^

맥거핀 2022-12-15 08:27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민망할 지경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잊지 않고 와서 인사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한 겨울 되세요. :)

희선 2022-12-16 0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이불개가 2022년 사자성어였군요 얼마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어요 좋은 말인 듯한데 잘 모르기도 한 말이군요 잘못한 걸 알아도 잘 고치지 못하는 건 많은 사람이 그럴 듯합니다 저도 다르지 않군요

맥거핀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맥거핀 2022-12-19 11:07   좋아요 1 | URL
하도 오랜만의 알라딘 서재 방문이라 (민망해서) 글만 남기고 바로 사라질까 했는데 이렇게 인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계실까요? 말씀하신 대로 건강이 제일 중요한 건 맞지 싶습니다. 올해는 일도 바쁘기도 했고, 중간에 건강이 좀 안좋아지고 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어요. 희선님은 아프시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날씨가 많이 찹니다. 따뜻한 겨울 되시기를 바랍니다.

희선 2023-01-01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많이 오고 추운 날이 오래 이어지기도 했는데, 며칠은 좀 따듯했네요 아직 눈 다 안 녹았어요 제가 사는 곳은 눈이 많이 와서... 이번 겨울에 볼 눈 다 본 걸지... 앞으로도 눈 조금 오면 좋겠네요 아직 겨울이니...

맥거핀 님 건강 안 좋을 때 있었군요 지금은 좋아지셨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3년 좋은 해이길 바랍니다 가끔 소식 전해주세요


희선

맥거핀 2023-01-06 16:45   좋아요 1 | URL
답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새해 인사도 늦었구요. 언젠가부터 날씨가 참 변덕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추웠다가 갑자기 따듯해졌다가..세상 모든 것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생각인데, 날씨도 그런 걸까요?

희선님도 올해는 아프신 곳 없이 건강하게, 좋은 일들이 생기는 한해였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특별하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은 한해가 역설적으로 좋은 해인지도 모르겠고요. 나이가 들수록 점차 그런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저도 물론 그렇구요.
 

이 달에 무조건 사야할 책 2권.



책 소개의 첫 문장을 빌려오면 이렇다. "19세기 일본 작은 마을에 사는 어느 승려의 딸인 ‘쓰네노’가 자신을 옭아매는 고향을 떠나 더 크고 광대한 세계인 에도로 향한 발자국을 추적하는 논픽션이다." 어떤 픽션도 사실 논픽션을 이겨내지는 못한다. 아직도 가끔 8시 뉴스를 보면서 혼자 중얼거린다. 저 얘기는 분명히 누군가가 썼거나 써야만 해,라고. 무엇보다도 이런 표지의 책을 안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를 출판사의 이창동 각본집은 순서가 거꾸로다. 버닝, 시, 그리고 밀양. (그렇다면 이제는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의 차례인가?) 물론 버닝과 시는 가지고 있고, 이제는 밀양 차례다. 어떤 영화들은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의 초중반부 신애가 보이는 이상한 허영심을 예전의 나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뭔지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무엇보다도 이런 표지의 책을 안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저 장면이 어디에 있었더라?)


이렇게 생존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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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양 2022-12-23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보다도 이런 표지의 책을 안 살 수는 없지 않은가. ” 저 혼자 중얼거리며 스크롤을 내리다 같은 마음에서 공감 또 공감하고 갑니다

맥거핀 2022-12-26 14:45   좋아요 0 | URL
표지가 무슨 상관인가..라는 분들도 있으시지만, 저는 꽤나 표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근데 사실 단지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산 책인데, 내용이 정말 좋았던 책들이 개인적으로 더 많았던 거 같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