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 살만한 책이 있는지 휘휘 둘러보았으나, 그다지 건질만한 책을 발견할 수 없었다. 왠지 예전보다 책이 좀 줄었다는 느낌이었는데, 알라딘이 서울 여러 곳에 중고서점을 열면서 책도 그만큼 분산되는 것일까?
그래서 타겟을 돌려 DVD와 음반을 집중적으로 보았는데, 운좋게도 한동안 절판되어 찾기 어려웠던 <질투는 나의 힘> DVD를 발견, 득템. 이 <질투는 나의 힘> DVD는 영화 본편도 본편이지만, 박찬옥 감독과 배우들의 코멘터리 외에도 박찬옥 감독이 봉준호 감독을 초빙하여 진행한 코멘터리가 들어있다는 것이 특징(이번에도 "아니, 도대체 저 장면은 어떻게 찍었죠?"를 얼마나 날려줄지 기대중). 그밖에 박찬옥 감독의 단편 <느린여름>이 스페셜 피처로 들어 있으므로, 박찬옥 감독의 팬이라면 상당히 챙겨볼만한 DVD임.
이라고 생각하며, 8000원에 득템했다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 심심하여 인터넷을 검색해보다가 멘붕이 왔다. 이 <질투는 나의 힘> DVD를 3000원대에 새 것을 팔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필요이상으로 과잉공급된 내 돈도 돈이지만, 우리 찬옥찡의 이 좋은 영화가...하며 바르르 떨리는 손으로 클릭질을 하며 판매제품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일단 '역수입 한국영화 할인'이라는 미스테리한 말머리가 붙여져 있는데다가, 이렇게 팔고 있는 한국영화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눈에 띄는 작품만 해도, 윤종찬의 <소름>,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 이정향의 <미술관 옆 동물원>, 봉준호의 <플란다스의 개> 등등.
궁금해서 좀 더 캐보니 이 영화들은 '씨네라인(Cine Line)'이라는 외국의 미스테리한 회사에서 제작되어 국내로 들어온 것들. (http://kongkwak.blog.me/140159202975 http://dvdprime.donga.com/bbs/view.asp?bbslist_id=1650203&master_id=20 등 참고.) 2-3년 전부터 판매되다가 단속으로 판매가 중단되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계속 팔리고 있는 듯(심지어 교보 같은데서 판매하는 할인 DVD에도 종종 끼어있는 듯). 제품의 화질과 음질, 그리고 자켓의 인쇄상태 등이 조악하다고 하니 '씨네라인(Cine Line)'이라는 제작사의 DVD는 구입을 조심하시길.
다행히 내가 구입한 것은 '스타맥스'에서 제작된 정품(<질투는 나의 힘>의 경우 'KD미디어'에서 나온 아웃케이스 판이 있음. '스타맥스'것은 킵케이스).
추가.
근데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알라딘에서도 이 '씨네라인'의 DVD를 판매하고 있군요. 대표적인 예가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인데, 이 씨네라인 DVD를 알라딘 특가라는 이름으로 2900원에 판매하고 있네요. 정가 16500원인데, 82%할인이라는 명목으로 말이죠. 그런데 16500원은 '덕슨미디어'에서 국내정식 출시한 DVD 가격입니다. 제조사가 다른데 동일한 제품이라고 할인해서 판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사기죠(더구나 '짝퉁'에 가까운 제품을요). 뭐 알라딘에서 좀 의심스러운 DVD를 파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