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seojae.com/web/cine21/cine21-546.htm
영화 <스윙걸즈>를 다룬 정성일의 10년도 더 된 이 글에서 몇 가지를 적당히 빼거나 넣으면 드라마 <땐뽀걸즈>의 평으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땐뽀걸즈>는 <스윙걸즈>와 '걸즈'라는 공통점을 빼면 사실 그다지 비슷하지 않고, 정성일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에서 이 드라마는 꽤 벗어나 있기도 하다. 다만, 적어도 한 가지에는 동의할 수 있는데, 교복이라는 기호 혹은 안전장치를 끌어들임으로서 이러한 청춘영화나 청춘드라마는 이른바 (정성일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언가 말을 해야 하지만 멈추어도 괜찮은 장르'가 되었다는 점이고, 아마도 그것이 우리가 그런 것을 즐기는 핵심이라는 점이다.
다만, 이 드라마는 기존의 청춘드라마와 다르게 미세하게 더 나아가는 지점이 있다. 그것이 제대로 한다면 소위 말하는 '모종의 성취'겠지만, 여전히 그 모종의 성취는 여러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므로(더더구나 공영방송의 드라마라면) 어설픈 '반쪽짜리 성취'가 되고 만다. 그것은 예를 들어 영화 <스윙키즈>에서도 마찬가지다. 모종의 성취로 나아가려는 순간 무엇이 작동했는지 약간 이상한게 끼얹어지고 그만 반쪽자리 성취가 되고 만다. 그러나 그 반쪽짜리 성취마저도 불편하다고들 하니, 모종의 성취가 되지 않는 것도 당연하겠지.
어쩌면 단지 스윙걸즈-땐뽀걸즈-스윙키즈의 이상한 끝말잇기일 뿐일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