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진열장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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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10번가와 130번가 사이, 리버사이드 가에 정말 렝 박사가 살고 있을까.

그는 150살이 넘었을텐데?

 

 

잭 더 리퍼보다 더 화제의 중심이 되어버린 연쇄살인범 에녹 렝. 그는 미국의 첫 번째 연쇄살인범이면서 1870년대에 기록으로 남은 남자였다. 당시 서른살 정도로 추정되는 그를 잡기 위해 FBI 수사관 펜더 개스트가 나서면서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모방범. 살아 있을 것 같지 않은 그의 범죄를 뒤따르는 모방범의 살인이 판을 치는 가운데 렝의 생사를 확신하는 펜더개스트와 죽은 렝의 모방범의 짓이라고 생각하는 패트릭 오쇼네시,스미스 백은 각각의 방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1권이 사건을 파헤치고 있다면 2권에서는 마무리 되는 그 결과보다 렝이 살아있는지 아닌지가 주목되는 가운데 에녹 렝이 사실은 펜더개스트가의 사람임이 알려지면서 흥미를 더한다. 증조부의 남동생인 앙투안 렝 펜더개스트가 바로 그 인물인데, 천재적이었던 그가 왜 산사람보다 죽음 사람들과 어울리고 재산을 은닉한 채 연구에 몰두했는지를 캐내는 일이 펜더개스트에겐 중요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살아있는 선조를 만난다는 설레임도 그의 수사를 진척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그 기쁨이 렝의 저택에 잠입하는 순간 깨어지고 마는데, 살해된 렝이 펜더개스트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렝까지 살해한 모방범은 대체 누구일까. 몇몇 주변인물들이 떠올려지는 가운데 공공도서관의 비밀스런 사서 렌을 의심하고 있던 순간 비밀이 밝혀지면서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저 인물이었던가?

 

범인이 밝혀지지만 수수께끼는 남았다. 생명연장술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렝의 연구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 수수께끼를 풀기위해 살인범과 펜더개스트는 렝의 연구실을 파고드는데, 결국 발견된 것은 어떤 이유로 중단된 연구였다. 어떤 것이 살인까지 불사하며 생명연장하여 연구에 목숨받친 한 남자를 멈추게 만들었고 그는 점점 늙어갔다. 궁금증이 2권 속에 담겨 있는 가운데,

 

"역사가 깊은 도시 땅 대부분이 시간이 흐르면서 고정적인 속도로 솟아 오른다"라는 구절이 반대로 점점 가라앉고 있는 섬 일본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뉴욕은 100년에 75센티미터씩 솟아오르고 있다는데 반해 일본은 3센티미터씩 가라앉고 있다니....인생은 역시 공평한 것만은 아닌가보다.

 

살인자의 진열장을 읽으면서 더글러스 프레스턴과 링컨 차일드의 책을 처음 읽게 된 셈이지만 그들의 펜더개스트 시리즈는 "더 찾아봐야지"할만큼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 독특한 이름을 제외하고도.

 

홈즈보다는 루팡에 가까웠던 펜더개스트. 앞으로 계속될 시리즈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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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연금술
캐럴 맥클리어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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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도 한국에서 출생한 캐럴 맥클리어리는 5대가 넘는 대가족이 함께 살면서 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여기자 넬리 블라이의 삶에 매료되어 그녀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은 [살인자의 연금술]을 쓰게 되었는데 다음 작품 역시 넬리 블라이가 주인공이라고 하니 그녀에게 얼마나 매료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살인자의 연금술]은 용감한 여성 넬리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살인마 잭 더 리퍼일 것이며, 우리에게 기대감을 주는 등장인물들은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 우유상표로 더 유명해진 루이 파스퇴르, 천재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다. 그들 모두가 동시대에 하나의 사건으로 묶여지면서 스토리는 매혹적인 만남 속에 빠져든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를 통해 사건에 접목되는데 이에 과학과 역사가 함께 녹아들면서 그 어떤 미스터리보다 흥미롭게 엮인다.

 

알만한 인물들의 몰랐던 일상이 묻어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코크란은 여성에게 기회가 윤택하지 못했던 시절 이름은 넬리 블라이로 바꾸고 잠입취재에 나섰다. 지금의 여성으로서도 충분히 위험한 정신병원이나 매음굴로 용감히 들어간 그녀에게 요즘 같았으면 퓰리처 상이라도 주어졌을텐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한 취재는 시대를 잘못만난 듯 했다.

 

실제 블라이의 사진이 개제되어 있는걸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대의를 따라 쉽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한 그녀의 용기가 저자를 움직이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연쇄살인범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시대나 지금이나 그들을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어 대다수의 우리같은 사람들이 보호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 만드는 소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으론 그 살인마를 쫓아 정체를 밝히고 싶은 모험심도 함께 충족시켜주는 소설이 바로 [살인자의 연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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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의 기둥 2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5
켄 폴릿 지음, 한기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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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작 [대지의 기둥]은 여러모로 놀라운 드라마였다. 욕망과 이득권을 사이에 둔 사람들은 평민이든 사제든 왕이든 간에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이득을 쫓는 삶을 택했다. 그들이 사는 삶은 이미 지옥의 한 가운데에 있었고 증오와 배신, 음모가 난무했다.

 

성당건축을 둘러싸고 그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해낸 이 작품은 많은 8부작치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왔지만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으며 제각각 제 역할에 충실해 걸작을 탄생시켰다.

 

꼬박 3년 3개월이 걸렸다는 [대지의 기둥]은 3권의 책으로 엮어졌는데, 특이하게도 나는 2권부터 읽기 시작해서 3권으로 책읽기를 마쳤다. 이달내에 1권을 찾아 읽기는 하겠지만 2,3권부터 읽어도 줄거리의 막힘이 없었던 까닭은 역시 드라마를 먼저 시청했기 때문이 아닐까.

 

중세의 멋진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읽지 않아도 좋겠지만 사람들 간의 진솔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꼭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진다. 음습하고 시궁창 같은 삶 속에서도 사랑은 완성되듯 어려움을 뚫고 사랑을 완성해 나가는 잭과 앨리에너, 성당건축에 사활을 건 톰과 필립수사만이 그나마 세상이 살만한 곳임을 증명하는 이웃처럼 느껴졌다. 어리광쟁이에다가 뻔뻔하기한 리처드가 제 누나를 결혼으로 팔아먹는 장면에서는 악당 윌리엄보다 더 나쁜 녀석으로 느껴지기도 했으며 열일곱의 앨리에너가 짓밟히는 장면에서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게 만들기도 했다.

 

소녀시절 읽었던 그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 흥미로우면서도 역사성과 탄탄한 구성에 반해버렸고 특히 "이젠 보호자가 둘인 셈이군요. 하느님과 나 말입니다."라고 필립수사가 말하는 장면에서는 삶의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할 인물이 비단 앨리에너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전세계 1억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켄 폴릿.

왜 그의 이름앞에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알게 만드는 작품이며 올 겨울 드라마와 함께 원작을 읽는 2배의 즐거움을 선사한 작품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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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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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에 대해 찬반토론이 벌어지면 나는 어느쪽도 선택할 수 없을 것 같다. 비겁하지만 그렇다. 죄의 입장에서보자면 사형은 쉽게 찬성하게 된다. 자신에게 생명의 위협을 가하지 않는 타인에게 유흥비를 목적으로 하거나 기타 자신의 빚청산을 위해 해를 가해 그 생명을 없애버린다면 그는 단죄받아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질적인 악질범죄인이 아니라 책에서처럼 단지 "형"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신에게 툴툴대던 간수가 그 대상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쓸쓸히 털어놓는 사형수에 대해 알게 되면 마냥 찬성을 위해 손 들고 있기도 힘들어진다.

 

많은 영화를 통해 사형수를 봐왔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사형제도에 대해 피상적이다. 옳고 그름만 따질뿐 그 과정 속 사람에 대해 피부로 느끼질 못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영화를 볼때마다 직업이 "교도관"이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는 것. 그것도 내 손으로 직접 마지막을 이행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중압감은 그 어떤 직종의 스트레스보다 높고 그 마음의 파괴는 직접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숀팬의 그 눈빛도, 최민수의 마지막도, 강동원의 애절한 외침도,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다행이다. 그린마일을 보면서 마지막에 정신없이 울게 된 것은 또다른 이유이긴 했지만.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는 9년차 교도관의 우울한 일상이 펼쳐진다. 그는 여느 인간들과는 다르다. 그 기억부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데, 아주 어린 시절 영아원에 들어가 입양과 파양을 겪으며 고아원에서 성장해 성인이 되었다. 그러선지 그의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기억은 바닷가에 한쪽 무릎을 세운 채 누워 죽은 벌거벗은 여인에 대한 것이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고 자신이 죽인 것인지 죽어버린 엄마의 시체였던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그 기억은 종종 일상을 파고들어 그를 외롭게 만든다.

 

무언가 불안정하고 흔들리는 정신 상태를 가진 "나"는 오늘도 여전히 교도행정에 임한다. 자산과 범죄는 이 세상에 지는 것 이라고 오래된 섹스파트너 게이코는 말하지만 서른 살의 교도관에겐 그것조차 공기중에 부유하고 있는 흩어진 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가운데 18세에 신혼부부를 살해하고 사형언도를 받아 수감된 야마이 류지는 유일하게 친절하지 않은 교도관인 "나"를 따른다. 소설에서 구원받는 일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마지막에 펼쳐진 류지의 편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다른 소설 [편지]처럼 한쪽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 버렸다.

 

"나에게는 형제가 없지만 당신이 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사형수에게 어느날 사형집행을 해야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니...직업이 교도관인 그는 일상이 이별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이별과 마주한 그에게 인생은 이토록 잔인하다. 일상을 이웃처럼, 친구처럼 함께 하다가 어느날 자신의 손으로 그 생의 마감을 거들어야 한다는 것. 이처럼 잔인한 이별이 또 있을까.

 

[모든게 다 우울한 밤에]은 인생은 그 인간이 저지른 짓을 그냥 넘어가주는 법이 없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는 훌륭한 것이 많다고 조용히 속삭이고 있기도 했다.

 

마지막에 덧붙여진 희망 하나가 전체의 우울함을 옅은 색으로 희석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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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진열장 1 ㅣ 펜더개스트 시리즈 1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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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건축현장에서 백년전 유골36구가 발견된다. 영화 [본콜렉터]에서도 보여진바 있지만 현장은 훼손되기 일쑤이며 특히 건축현장이라면 시공일을 맞추기 위해 유물발굴 따위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그들은 그랬다. 뫼겐 - 페어헤이븐 그룹의 65층짜리 주거용 빌딩 공사는 멈추지 않았고 그 아래 납골당에서 발견된 서른 여섯명의 남녀에 대한 진실은 자칫 파묻힐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여기에 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처음엔 영국 드라마 [셜록]에 나오는 홈즈처럼 연상했던 인물 펜더개스트는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멘탈리스트]의 패트릭의 외모에 홈즈의 성격을 입힌 인물로 상상되어 굳혀졌다.

 

시체같이 창백한 얼굴에 금발머리의 제약회사 상속인인 부유한 펜더개스트. 추리계의 엄친아인 그는 FBI특별요원의 신분아래 취미처럼 사건을 밝혀나간다. 이름이 이상해서 별로 애착이 가지 않았던 주인공인 그는 세계최고 스릴러 듀오 작가의 손길 아래 사건이 묻히면 묻힐수록 그 매력을 배가 시켜나가고 있다.

 

펜더개스트 시리즈 중에서는 처음 읽게 된 [살인자의 진열장]에는 펜더개스트의 조력자가 등장하는데 얼떨결에 합류하게 되어버린 노라 켈리가 바로 그 인물이다. 본즈처럼 모험심과 호기심, 그리고 전문지식을 겸비한 그녀는 뉴욕박물관에서 일하면서 어이없이 삭감된 예산에 격분하는 도중 펜더개스트를 만나 사건에 휩쓸리는데 13세~20살 사이의 남녀들이 1890년, 지하터널에 묻히게 된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만다.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에게 붙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 1권의 끝을 묘한 궁금증으로 이끌고 있는 이도 그래서 노라 켈리로 낙찰된 듯 싶었다.

 

이름은 괴상하지만, 긴다이치 코스케처럼 모든 사건을 다 안다는 식으로 해결해내진 않지만 펜더개스트는 또 다른 매력적인 미스터리의 주인공으로 기억될 것이다.

 

"범죄는 잠을 자지 않습니다."라는 멋진 말을 남기면서 시크한 것도 유머러스한 것도 자상한 것도 날카로운 것도 어느 하나 100%인 것이 없는 이 인물이 번득이는 추리로 우리에게 100%의 만족감을 줄 2권을 기대하며 1권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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