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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연금술
캐럴 맥클리어리 지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특이하게도 한국에서 출생한 캐럴 맥클리어리는 5대가 넘는 대가족이 함께 살면서 작가가 되었다. 그녀는 여기자 넬리 블라이의 삶에 매료되어 그녀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은 [살인자의 연금술]을 쓰게 되었는데 다음 작품 역시 넬리 블라이가 주인공이라고 하니 그녀에게 얼마나 매료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일 것이다.
[살인자의 연금술]은 용감한 여성 넬리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살인마 잭 더 리퍼일 것이며, 우리에게 기대감을 주는 등장인물들은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 우유상표로 더 유명해진 루이 파스퇴르, 천재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다. 그들 모두가 동시대에 하나의 사건으로 묶여지면서 스토리는 매혹적인 만남 속에 빠져든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분야를 통해 사건에 접목되는데 이에 과학과 역사가 함께 녹아들면서 그 어떤 미스터리보다 흥미롭게 엮인다.
알만한 인물들의 몰랐던 일상이 묻어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코크란은 여성에게 기회가 윤택하지 못했던 시절 이름은 넬리 블라이로 바꾸고 잠입취재에 나섰다. 지금의 여성으로서도 충분히 위험한 정신병원이나 매음굴로 용감히 들어간 그녀에게 요즘 같았으면 퓰리처 상이라도 주어졌을텐데 안타깝게도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한 취재는 시대를 잘못만난 듯 했다.
실제 블라이의 사진이 개제되어 있는걸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대의를 따라 쉽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을 포기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한 그녀의 용기가 저자를 움직이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싶어진다.
그 시대나 지금이나 연쇄살인범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시대나 지금이나 그들을 잡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어 대다수의 우리같은 사람들이 보호받으며 살아가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 만드는 소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편으론 그 살인마를 쫓아 정체를 밝히고 싶은 모험심도 함께 충족시켜주는 소설이 바로 [살인자의 연금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