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일지도 모르는 코끼리를 찾아서
베릴 영 지음, 정영수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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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리슨

인도항공 860편

캐나다 밴쿠버에서 인도 델리까지....

 

 

13살 벤은 아빠를 잃었다. 그리고 그 화를 어디에 풀지 알지 못한 채 가족과도 충돌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할머니는 인도에 옛 친구를 찾으러 가는 여행에 벤을 억지로 끼워넣었다. 벤은 그것조차 화났다. 도대체 왜 할머니의 여행에 동반해야 하는 것이며, 옛날 옛적 13살 적 친구를 이제야 찾으러 가는지......벤은 알지 못했다. 아직까지는.

 

 

사람들은 모험을 찾아 여행을 가지만, 결국 찾는 건 자기 자신이다 (후표지)

 

 

인도라는 나라는 이중적이다. 마음의 양식과 힐링, 그리고 깨달음을 원해서 떠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여행에서 지독한 가난과 나태를 보고 온 사람들도 있다. 아직 발밟아보지 못한 나라지만 역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고 있진 않기 때문에 나는 이 소설의 배경이 인도라는데서 의아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왜 인도일까.

 

 

인도에서 벤과 할머니는 환율도 모르고 지리도 몰라 여러모로 고생한다. 캐나다의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온 열 세살 벤에게 모든 것이 불편하고 없는 것 투성이인 인도의 숙박지는 너무나 불편한 잠자리 였을 것이며 코끼리의 발목을 사슬로 묶어두는 것 또한 낯선 광경임에 틀림이 없다. 불유쾌한 시간 속에서 벤과 할머니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할머니의 옛 친구 샨티를 찾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벤도 여행과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었다.

 

 

짧은 여행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벤과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가족과 화해하는 벤. 이 두 벤은 열 세살이라는 나이를 넘어 다 자란 어른인 지금의 내가 보아도 남다른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마음을 홀딱 빼앗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환경 속에서 나와 우리를 생각해 나갈 수 있는 여유로움을 주는 곳. 이런 점 때문에 모두 인도를 향해 가나보다. 벤과 할머니의 목적은 친구를 찾는 일이었지만 결국 얻어진 것은 추억과 경험과 그리고 상처의 치유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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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옷 & 소품 - 팅크 따라 처음 만드는
팅크 이지수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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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가격보다는 고양이의 안락함을 위해 쇼핑을 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집사로 살아온지 삼년째. 여전히 소중한 내 고양이들을 위해 최고로 멋지고 좋은 것들만을 주고 싶지만 값비싼 용품들은 지갑 열기를 움찔움찔하게 만들기도 한다. 최고로 행복하고 예쁘게 해 주고 싶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어 두었던 것들, 카페에서 눈팅만 했던 것들을 이 책 한 권에서 다 발견해 내고야 말았다. 그리고 주말. 급기야 바늘을 들기 시작했다.

 

 

그간 털도 있고 집 안에서만 키우는데 옷이 뭐 필요해! 도리어 귀찮아하고 스트레스 받아할거야 ~라는 생각반 옷값이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 반으로 옷을 입혀줄 생각을 날려 버리고 있었는데 앙증맞은 후드티셔츠에 예쁜 스커트까지 입혀놓은 고양이들을 보니 우리 집 나옹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누빔천으로 만든 방석은 너무나 탐나는 것이었는데 도면과 제작 과정을 보니 바느질 초보인 나도 뚝딱뚝딱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손쉬워 보였다. 박음질 할 줄 알고 솜 넣을 줄 알고 천 있으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간 미루고 있었다니.....! 너무 게으른 집사가 아니었는지....!

 

 

반성은 뒤로 하고 열심히 눈으로 살피며 당장 만들 수 있는 것과 언젠가는 만들어 보리라 결심하게 되는 것들을 나누고 필요한 천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불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헌옷 수거함에 넣을 요량으로 모아둔 옷들 중에서 천조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옷감들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 보면서 이번 주말 정말 행복하고 따뜻하게 보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특별한 것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가득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고양이 사이즈 재는 법부터 시작해서 원단과 필요한 도구들을 자세히 설명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사진까지 세세히 찍어서 이해를 돕고 있었고 실 매듭짓는 방법부터 박음질, 공그르기, 버튼홀 스티치 등등 학창시절 가정가사시간에만 듣고 흘렸던 바느질 법들이 다시 자세히 설명되어져 있었다. 학창시절에도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었다면 지금쯤 바느질 선수가 되어 있을지로 모르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고양이 둘, 강아지 둘과 함께 살고 있다는 파워블로거 팅크님의 43가지 실물 도안을 올해 안에 다 활용해 보는 것을 새해 계획 속에 넣으면서 2013년은 여러모로 바쁜 한 해로 계획되어져 가고 있다. 가장 필요하면서도 손쉬워 보이는 쿠션부터 시작해서 바느질이 손에 익으면 만들어 볼 예정인 작고 앙증맞은 옷들까지....이래저래 행복한 저지름으로 나는 마음이 치유되는 한 해를 계획하고 있다.

 

 

고양이들도 함께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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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본 에반게리온 해독 - 한국 최초의 본격 애니메이션 해독서!
키타무라 마사히로 지음, 곽형준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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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도 아니고 기호학도 아닌 애니메이션을 두고 해독을 한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르겠다. 그치만 해독본 마저도 너무나 어려워 나누어 읽어야만 했던 책 [완본 에반게리온 해독]서. 그저 여가를 즐기기 위해 즐겁게 보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매니아가 되어 탐독하게 만드는 카페인 같은 매력을 발산하는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매이션 때문에 나는 이 어려운 해독본을 집어 들게 되었다.

 

 

인류말살계획, 사람이 조종하던 생체 로봇에 유입되고 소통보다는 단절된 인간상이 여럿 보이는 다소 우울한 느낌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은 멋진 로봇이 나온다거나 인류구원의 큰 뜻을 품은 조종사가 나오는 여타 다른 로봇만화와는 처음 시작부터가 달랐다. 장엄한 음악과 함께 시작된 설명없이 시작되어 버린 사건들. 그 속에서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고 보게 되는 인간관계.

 

 

무엇을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는대로 따라 보게 만드는 에반게리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은 내겐 무슨 풀어내야만 하는 화두처럼 어렵기만 했다. 하지만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풀어보고 싶어지는 이상한 심리가 발동되어 빠짐없이 구해봤지만 봐도봐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마냥 애니메이션은 끝까지 의문점들을 다 풀게 놔두진 않았다.

 

 

그래서 더 악착같이 에반게리온이 품게 만든 수수께끼들에 매달렸었는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시초와 그 끝을 동시에 이해하게 만드는 이런 특별한 애니메이션이 또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그 이전에도 없었고 이 이후에도 없을 이 특별한 애니메이션에 그래서 경의를 표한다.

 

 

대학시절 교양도서 교본처럼 얇고 내용이 적어 보이는 이 해석본 조차 너무 어려워 여전히 나는 다 해독하지 못한 채 복잡해진 머리를 잠시 시키기 위해 다시 책장에 책을 꽂아둔다. 올해 안에 다시 펼쳐 보기 위해. 남겨진 수수께끼를 다 풀어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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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양영란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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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이스마일 카다레의 소설을 나는 처음 접해보았다. 일본의 소설가나 중국, 미국, 기타 유럽의 베스트셀러 작가들과는 그래서인지 사뭇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낯설면서도 어딘가 설익은 음식을 먹는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맛이 풋풋해서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분명 작가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사고]는 특이한 소설이다. 추리소설도 아니면서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고 관계를 규정짓게 만든다. 하지만 파고드는 형식이 아니라 알려주는 형식이라 약간 밋밋한 감도 없지 않았다. 공항으로 향하던 택시 한 대가 17킬로 미터 앞에서 추락했다. 운전기사는 살았지만 승객 두 명은 즉사했는데, 둘은 연인사이인 것으로 보여진다고 소설은 시작되고 있었다.

 

 

갑자기 골짜기로 굴러 떨어진 택시. 그리고 살아남은 택시 기사의 증언, 알바니아 국적의 남자와 젊은 여자! 이들의 관계를 파헤치던 조사원이 마지막 일주일간의 행적 기록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는 평온해졌다. 호텔 외부에서 살해당한 로베나의 사체를 처리해야했을 베스포르 Y. 그리고 조사원의 끊임없는 의심은 소설의 재미를 놓치지 못하게 만든다. 하지만 마지막 몇 장을 두고 또 다시 헷갈려버렸다. 로베나가 살아있다니.....! 머리 색깔을 바꾸고 이름도 나베로로 바꾸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언. 왜 그녀는 자신을 살해해야만 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도 잠시 떠올려 졌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로베나와 베스포르에게 집중해야만 했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오묘한 소설 이스마일 카다레의 [사고]. 과연 그의 다음 작품은 어떠할지 궁금한 가운데, 왜 르몽드 지가 그에게 유럽에서 가장 위대한 작가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는지 알 것만 같았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서야.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로 하여금 그 진실을 탐독하게 만드는 힘.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힘. 그래서 안도감을 주지 않는 치밀한 계산력 등등이 그를 지적인 작가로 돋보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

 

 

다 읽고 지인에게 선물하면서 "읽어보고 나와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면 꼭 이야기해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보고 모두의 결말에 대한 느낌이 달랐듯 [사고]역시 그 결말에 대한 느낌이 사뭇 다를 것 같아서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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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 탄 소년과 곰 ㅣ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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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는 어쩐지 에소프레소 같은 느낌이 든다면 소년과 곰 그리고 바다가 함께 있는 풍경은 달콤한 화이트 카라멜 모카를 맛보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대로 상상해 본다면 테디 베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진중할 것이고, 리락쿠마와 함께 하는 여행은 느긋하고 재미난 그 자체 일 것이며 코카콜라 곰과 함께 하는 여행은 맛나는 것이 가득한 여행이 될 것이 뻔했다. 그러나.첫페이지부터 끝날때까지 그저 "곰"인 보트를 모는 곰과의 여행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더 흥미를 돋군다.

 

어째서 보트를 타게 되었는지 전혀 모른 채 그저 소년이 타기 시작하면서 만남이 시작되었고 보트에서 깜빡 잠이 들어버리면서 긴긴 항해가 시작된 이 이야기는 잔잔했던 바다가 지루해졌다가 무서워졌다가 강도가 되어 그들의 배 "해리엇"을 박살내면서 진행된다. 마치 인생을 지나치는 소년과 그 곁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수호천사가 함께 하는 것처럼.

 

p.62  우리는 절대로 길을 잃지 않았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 제제는 뽀르뚜까라는 멋진 어른을 후견인으로 두게 된다. 하지만 [보트에 탄 소년과 곰]에서 소년은 아무 해답도 들려줄 수 없는 곰 한마리와 함께 할 뿐이다. 너무나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상대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어린아이에게 이 여행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다시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만화책도 있고 맛나 보이지만 선뜻 손대기 힘든 샌드위치를 자꾸만 꺼내먹는 곰 한마리. 아주 게으르지도 그렇다고 그다지 똑똑해 보이지도 않는 곰과 함께 여행하면서 소년은 처음부터 마음을 활짝 열어보이진 않았다.

 

낚시도 하고, 바다 괴물과 맞서 싸우기도 하고 안개를 헤쳐나가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의지할 수 있는 벗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배도 없고 여전히 서로의 이름도 알지 못하지만 곰의 배에 올라탄 채 우쿨렐레로 노를 젓는 소년의 마음은 처음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애써 위로하지 않아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랄까. 소년과 곰의 기이한 만남과 종을 넘어선 우정은 길 잃은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서 더욱더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비록 헤리엇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절망하지 않고 내일을 향해 노를 저을 수 있는 까닭은 그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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