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명품 강의 -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석학강좌 서울대 명품 강의 1
최무영 외 18인 지음, 김세균 엮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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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대라는 타이틀보다는 그들의 강의 퀄리티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던터라 [서울대명품강의]라는 책의 제목은 바로 손을 탁 댈만큼 반가운 것이었다. 흔히 하버드,옥스퍼드,예일 등등의 명문대학들과 견주며 낮은 교육수준으로 매체에 오르내릴때면 속상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대한민국 최고의 국립대학 수준에 대한 평가가 이정도라면 다른 대학에 대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강의에 대해 막연한 동경보다는 무엇이 다르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런 궁금증을 메워줄 좋은 내용의 책이기에 두근대는 마음으로 그리고 강의를 듣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가길 시작했다.

 

인류학, 심리학, 지리학, 철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의 분야에 대한 18인의 서울대 교수진의 강의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시민교양 강좌이기에 수업시간의 그것과는 차별화 되어 보인다. 하지만 해당분야 최고의 석학들이 풀어내는 우리 시대 문제점들과 극복 과제에 대한 물음은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기에 귀기울이게 만든다. 그들이 오랜 시간 연구하고 고민해  온 주제를 삶과 연관지어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어떤 관점을 택해 어떤 자세로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 특히 젊은 층이 가져주었으면 하는 시대적 화두에 대한 것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이 한국 현대사를 강의나 책, 언론매체를 통해 접하기 보다 "문화상품"으로 소비하며 영화를 통해 접하는 현실에 대한 우려와 올바른 비판적 사고의 부재에 대한 걱정이 앞선 어느 교수님의 강의나 "민주주의는 정말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 선뜻 대답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또 "토의간"의 토끼처럼 영악하게 문호를 개방했던 일본과 19c문을 걸어닫아 경제성장이 더디었던 중국과 한국의 어제는 "토끼와 거북"의 토끼처럼 무너지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과 중국은 성장점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시민","실증주의","통일","공동체","양극화","이념"이라는 주제하에 살펴본 오늘의 현실과 석학들이 던져준 문제의식은 평소엔 우리가 갖지 못했던 목마름이기에 책의 훈계가 고마워졌다.

 

오늘을 알지 못하고 내일을 기약하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따끔한 오늘알기는 쓴 약처럼 내일의 탄탄함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라면서, 학생들만 변화의 주체가 아닌 시민들이 동참하는 변화를 위한 좋은 강의들이 각 대학에서 많이 기획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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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며 사는 삶 - 작가적인 삶을 위한 글쓰기 레슨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한진영 옮김 / 페가수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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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글을 쓰게 해야지 아이디어를 이용해서 글을 쓰려고 하면 안된다 는 나탈리골드버그의 충고다. 시인이며 소설가이자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전 세계에 글쓰기 붐을 일으킨 그녀는 "머뭇거리지 말고 펜을 들라"고 충고하면서 작가적인 삶을 위한 글쓰기 레슨을 시작했다.

 

 

이미 그녀 스스로가 글쓰며 사는 삶의 주인공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에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시작하도록 독려하는 따뜻한 다독임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작가들은 글쓰기가 언제나 쉬울까. 황금어장을 통해 들었던 황석영 작가나 김홍신 작가, 최근엔 공지영 작가에 이르기까지 전업작가라 하더라도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토로한 바 있었다. 재능을 검증받은 그들도 그럴진데 이제 습작을 시작하는 일들의 하루하루의 절망의 깊이는 얼마나 깊을까.

 

그래서일까.

 

플룻, 구조, 스토리 라인 등 작법의 기술에 대해 강조하는 다른 작법서들과 달리 나탈리는 글쓰기 연습의 원칙이나 글쓰기에 몰입하는 법에 대해 다정히 일러준다. 이 부분이 가장 반갑다.

 

글쓰기 훈련은 최초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 끈을 놓지 말라는 가르침도, "왜냐하면"을 이용한 "이유"를 설명하지 말고 "무엇"을 말하라는 가르침도 가슴에 담은 채한걸음, 한걸음 멈추지 않고 나아가게 한다.

 

글쓰기는 힘드는 일일까. 서평을 쓰고, 리뷰를 쓰고, 일기를 쓰고, 메모를 남기며 나는 늘 즐거웠다. 힘든 일이라면 이 일이 언제 끝날까 기다리게 되고 지루하다 못해 못견디게 괴로워질텐데 글쓰기는 그렇지 않았다. 글쓰기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늘 달고 사는 커피처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다. 어떤 장르든간에.

 

 

계속 쓴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좋아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되기에...글쓰며 사는 삶. 전업작가가 아니더라도 즐거운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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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번째 카드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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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라임. 
홈즈, 루팡,긴다이치 코스케 처럼 자신의 시리즈 주인공이자 흡인력 있는 멋진 주인공인 링컨은 영화 속 덴젤 워싱턴의 이미지로 굳혀져 더 인상적인 인물이다.  영화 본콜렉터를 보면서 함께 열연한 안젤리나 졸리보다 가만히 누워있던 그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뉴욕시경 감식반 반장이었던 링컨 라임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아첨하는 사람보다 실수를 지적하는 사람을 훨씬 존중하는 성격이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누워 있으면서도 그는 범죄자들을 추적하는데 경찰의 신임을 전적으로 받고 있는 인물이며 그의 지식과 추리는 움직여서 현장에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의 머리 위에 존재한다. 

그런 링컨에게 한 소녀가 보내졌다.  작고 깡마른 흑인소녀 제네바 세틀은 아침 8시 15분경, 어둑어둑하고 곰팡내나는 열람실에서 한 괴한에게 습격당할뻔 했다. 기지를 발휘해 도망쳐나왔으나 사건주변에 있던 세명이 살해되고 계속되는 추적속에 링컨과 아멜리아는 소녀를 쫓는 범인을 역추적하기 시작했는데 범인이 쫓는 이유는 엉뚱하게도 그날 아침 제네바의 과제 때문에 비롯된 일이었다. 

100년 전 쓰여진 해방 노예의 편지가 도화선이 된 살인사건. 할렘가를 들쑤신 살인은 그 이유로 시작되었고 알고보니 고아로 살고 있는 제네바가 조상인 찰스 싱글턴의 역사를 찾는 도중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에 접근하자 추적자 톰슨 보이드는 총과 강간용품을 들고 제네바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사지 중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신체는 왼손 약지 하나인 라임과 현장에 갈 수 없는 그를 위해 출동하는 아멜리아 색스는 12번째 카드의 비밀을 풀 수 있을까. 

1권을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다시한번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 콤비의 명연기를 시리즈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바램이 생겨났다. 아, 그들은 왜 본콜렉터 이후 시리즈물로 찍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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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블랙 캣(Black Cat) 17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이기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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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상이 마르틴 벡 상,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고 명성이 높은 추리문학상이라는 프랑스 추리문학대상, 모리스 르블랑이 쓴 루팡 시리즈의 한 작품 제목으로 프랑스 미스터리협회의 별칭이라는 813 트로피까지 거머쥔 작품이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목소리]다. 겉표지나 제목만으로는 사이코 패스 한 명쯤은 등장해서 환청살인을 할 것 같지만 시작은 약간 변태적이었다. 

콘돔이 끼워진 채 아랫도리가 벗겨져 발견된 산타복장의 한 남자. 1982년에 호텔에 들어와 도어맨으로 제직중이라는 구드라우구르 에길손은 그렇게 발견되어졌고 그 주위의 원한관계를 탐문하면서 추리는 시작된다. 

호텔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왔지만 가까운 사람도 없고 그에 대해 자세히 아는 지인도 없는 상황. 그저 도어맨이라고 알려진 이 남자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에를렌두르는 호텔에 숙박하게 되고 점점 드러나는 직원들 간의 불화는 단서는 커녕 살해된 남자의 과거는 물론 현재의 모습을 알아내는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때 한 관광객을 통해 알게 된 그의 과거는 놀라운 것으로 목소리를 잃은 구드라우구르는 가족의 미움을 받은 채 가족과 절연한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사건은 실타래처럼 풀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불려진 이름 하나 "스테피".

도어맨의 친절을 기억하는 목격자의 목격담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을 맺지만 여러 상의 수상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읽었던 추리소설에 비해 흡인력이 강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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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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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에서 태어나 이사가지 않고 줄곳 살다가 그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몇몇이나 될까. 도시의 삶은 우리를 한 곳에 머무르게 놓아두질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사 갈때마다 이 공간에 머물렀던 전주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다갔을까. 를 떠올려보며 사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아마 첫번째 질문의 수보다 많지도 적지도 않을 것이다. 딱 그만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이사를 다니면서 나 역시 단 한번도 먼저 주인에 대해 궁금증을 느낀 적이 없었다. 다만 벽지에 풍선껌 스티커가 붙어 있을 때면 "아이가 있던 집이었구나."했고 싱크대 구석에서 치우지 않은 생활 쓰레기들이 발견될 때면 "깔끔치 못한데다 뒷 사람에 대한 배려도 없는 사람이구나"했을 뿐이다.

 

하지만 나완 달리 생각해 보는 쪽이었던 작가 온다 리쿠는 그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러 명의 이야기를 소설 속으로 쓸어담았다.

 

언덕 위 유령의 집엔 산 자와 죽은자가 함께 교류하며 살아가고 있다. 솜씨 좋은 목수가 좋은 자재로 공들어 수리하면서도 죽은 자의 따뜻한 대접을 받았고 심지어 부동산 중개인처럼 집을 소개시켜주는 증조할머니의 유령도 나타나곤 했다.

 

20년 전 숙모님이 소유했던 집을 구매한 작가는 낡고 살기도 불편한 집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죽은 자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곧 그 풍경은 섬뜩하게 변해버린다.

 

"여기 묻었어. 당신의 숙모를..."이라는 고백과 함께.

 

 

그러면서 밝혀지는 집의 전주인들의 과거는 그리 평범한 것들이 아니었다. 감자 껍질을 벗기다가 서로 찔러죽인 자매,동네 아이들을 토막내 주인에게 먹인 여자 요리사, 서재에 머물며 아이들의 고기를 먹던 노인, 품안의 아들과 함께 쓰러져 죽은 여인, 피클처럼 담겨져 마루밑 저장고에 놓여 있던 아이들의 토막, 혼자사는 노인 집만 골라 들어가 연쇄살인을 이유없이 저질렀던 소년까지.

 

집은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터가 안좋아"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흉측한 사연의 사람들의 역사를 보듬어 안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허물어지지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다음 사람의 역사를 기다린다.

 

많은 기억들이 쌓인 유령의 집은 결코 행복해 보이진 않지만 어쩐지 불행해 보이지도 않는다. 분명 혼자 사는데도 사람들로 가득 찬 느낌을 주는 언덕위의 집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람들을 구해주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알고 있어. 네가 나를 구해주었다는 걸

 

너는 있어 주었어 언제나 그곳에 있어 주었더

 

라는 말이 누군가가 아닌 집에게 하는 말처럼 들리던 까닭이 여기에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누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등에 칼을 꽂으려고 기회를 엿보는 곳이지만 이곳은 거기에 두려움을 느낀 이들을 살아있지 않은 상태라도 수용하고 받아주는 공간이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공간인 언덕 위의 집. 핑크빛 겉표지 속에 검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인지 공포스럽기보다는 매혹적으로 보이는 집에 온다 리쿠는 그녀 특유의 환상을 덧입혀 고혹적인 스토리로 엮어냈다.

 

한 밤 중에 불꺼놓고 스탠드에 의지해서 혼자 읽어도 전혀 무섭지 않을 그런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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