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심리 수업 - 당신이 몰랐던 고양이에 대한 50가지 진실
세 고양이 엄마 지음, 이성희 옮김 / 미래의창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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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매력에 한번 빠지면 좀처럼 그 매력의 숲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입구는 있는데 출구는 없는 미로에서 헤매는 기분으로 살면서도 아주 즐거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키워보니 그렇다. 어쩌다보니 기르게 된 한 마리의 고양이가 이젠 네 마리가 되어 있다. 그래도 여전히 즐겁다. 내 입에 들어가는 맛나는 것보다는 그들의 입에 들어가는 맛나는 간식이 먼저이고 보니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고 있고 외출했다가도 얼른 들어오게 되니 이건 마치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한 대목이 자연스레 떠올려질 수 밖에 없는 삶이 되고야 말았다.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경쓰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나는 속세의 사람이기에 무소유의 삶 보다는 소유하고 있는 지금이 더 행복하다.

 

고양이 심리 수업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저자 스스로가 세 고양이 엄마라고 밝힌 것처럼 고양이와 함께 하면서 알게 된 진실들이 50여가지나 된다고 떠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실통실하고 퉁실퉁실하며 궁뎅이 팡팡~!!을 때려주면 무척이나 손바닥이 행복해질 것만 같은 노란 고양이 모카가 대부분의 사진 속 주인공이지만 하얀 털이 매력적인 모모와 코의 반점이 인상적인 타이거도 함께 등장하면서 "고양이는 이래~"를 알려주고 있다. 다정스럽게.

 

특히 얼마전 지인이 깜짝 놀란 고양이가 양변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교육도 알려주고 있어 그 지인에게 다시금 이 책을 통해 익혀보라고 빌려주기도 했는데 역시 그 수많은 내용 중에서 그녀를 사로잡은 것은 양변기를 사용하는 교육지침이었다. 개를 키우고 있는 그녀에게는 꿈같이 달콤한 이야기였다나 어쨌다나.

 

절반쯤은 알고 있었지만 또 절반쯤은 신기하게 읽었던 [고양이 심리수업]은 그루밍을 하고 우다다를 하면서 집사와 친밀하게 잠드는 묘생의 즐거움에 도취된 모든 고양이들에 대한 진실을 담고 있었다.신기한 건 고양이도 오른손잡이, 왼손잡이로 나뉜다는 거였다. 조만간 우리 고양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손이 어느쪽인지 실험해봐야겠다 싶어진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그 어떤 포즈를 취해도 매력적인 고양이. 정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생명임을 나는 다시금 책을 통해 깨닫고야 만다. 어쩔 수 없이 집사로 태어난 인간의 숙명인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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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곁 - 김창균의 엽서 한장
김창균 / 작가와비평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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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을진데 그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고야마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1분 1초를 쪼개 살면서도 여유롭다 말하고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는 사람들을 짧다거나 너무 지루하다거나 한다. 시간을 자신에게 잘 맞춰서 살아가는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 속에 속하고만 싶다. 그러나 천성이 게으르다보니 그것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은 일이다.

 

일상을 살며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일은 얼마나 피곤한 일일까. 생각이 그만큼 많다는 뜻인데 생각하며 살되 생각이 너무 많아 나의 하루를 망치는 일이 없도록 몇년전부터 나는 나의 시간을 조절 중이다. 하지만 반대로 아무 생각없이 지나는 하루 역시 아깝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루에 몇번이나 생각을 바꾸며 살아갈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궁금해서 에세이를 들춰보고 칼럼들을 읽어보고 타인의 생각을 유추해보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듯 생각이라는 녀석도 아리송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자신의 일상을 기록해놓은 글들은 그가 보여주고자하는 한에서는 사람을 이해하기 쉽다. 저자 김창균의 [넉넉한 곁] 역시 그런 책이다.

 

공동묘지가 연애하기 딱 좋은 장소라고 누군가가 말했다는 엉뚱한 상상력의 저자. 그는 스쳐가는 바람 한 점, 두 개의 마을 풍경, 할머니와 고양이, 사원에서 보낸 한 계절조차 헛투루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생각은 많고 늘 생각하며 살되 편안하게 생각을 정리해 풀어놓는 사람. 그의 글을 읽으며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주 쉽게 쓰여진 일기를 훔쳐 읽듯 그의 담백한 짧은 글들을 읽으면서 겨울의 한 중간에 와 있구나 싶어진다.

 

밖에는 시끄럽게 지나가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고 창 안에서는 따뜻한 아랫 목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옆에 누운 고양이의 등을 쓸어가며 나는 그가 말하는 일상을 구경하고 있다. 장마철을 지나고 늦가을을 지나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날도 지나 자반고등어를 사러 시장에 가는 그의 일상을 눈으로 쫓으며 시간과 계절을 흘려 보낸다. 단 하루의 일이지만 그의 사계절을 읽어내며 나는 또 누군가의 사람을 야금야금 구경해내고 있었다. 누가 나의 삶을 이렇게 들여다 본다면 어떨까. 나의 하루도 이렇듯 매일매일이 다르게 느껴질까.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저자의 책을 다 읽었으니 또 다른 책과 만나지겠지만 누군가의 담백한 일상을 읽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 기다림을 읽는 것마냥 간질간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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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게 나를 맡기다 - 영혼을 어루만지는 그림
함정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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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내식으로 그림을 보러 간다. 언제나 그림을 구경하고 해석하고...화가의 배경이나 그가 그림을 그린 사연 따위와는 상관없이 나의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그림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편인데, 저자는 특이하게도 그림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림과 이야기를 나누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점이 가장 특이했다.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는 그 제목과는 달리 그림과 이야기하는 저자가 그림을 소개하는 방식이라 그의 독특한 시선이 느껴져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늘 잘 안다고 생각했던 그림들과 화가들의 자화상은 그래서 이웃의 것과 같은 친근함이 담겨 있었다. 볼때마다 빛의 빛감에 깜짝 놀라고야 마는 베르메르의 여러 그림들도, 눈썹이 붙어있어 강하게 보이는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도,오동통한 입체감이 정감있게 다가오는 라파엘로의 그림들도 그림 속에 스토리텔링이 담겨져 있다.

 

물론 익숙한 그림들 속엔 낯익은 것들도 있다.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이나 그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끔찍하게 느껴졌던 베이컨의 [십자가에 못 박힘을 기초로 한 형상의 두 번째 버전]은 이 책 속에서 발견한 특이한 그림들이었다. 예술의 높은 문턱이 한결 낮아지는 느낌이랄까. 비싼 관람료를 내지 않고도 그림과 가까워지는 방법은 책을 통한 방법도 한 방편이다. 여러 책들을 섭렵해보니 그랬다. 꼭 원화를 봐야하거나 큰 화폭으로 즐겨야만 즐거운 것은 아니다. 그림의 그 다양한 장르와 그림체를 구경하는 일은 그래서 언제나 즐겁다.

 

정말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책이지만 그림 속 이야기들은 낮에는 재미난 일화로 밤에는 위안이 되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 어느날 밤엔 루벤스의 [한국 남자]가 그 그림 속에서 튀어나와 외국인 같은 외모로 왜 한국남자라를 제목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되었는지 들려주었고, 윌리엄 터너의 [황금가지]는 몽환적인 호숫가로 쏘옥 들어가 그 풍광을 즐기는 한 사람이 되어 함께 구경하는 구경꾼이 되기도 했다. 그림에 스토리텔링이 입혀지고 천일야화가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인생과 만나지는 못했다. 하지만 너할나위 없는 상상력의 증폭과 그림과 내가 함께 만들어낸 즐거운 이야기들이 남겨졌다.

 

그래서 그림을 본다는 일은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 역시 즐거운 일로 기억에 남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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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하라 -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하여
에릭 J. 아론슨 지음, 노혜숙 옮김 / 이콘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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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56 지도가 없으면 뻔한 곳 밖에는 못 간다.

 

 

이 문장이 왜 그토록 강렬하게 내 두눈을 사로잡아버린 것일까. 평범하게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을때 이 문장을 만났더라면 더 빠른 선택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아까워져서일까. 나는 책을 읽으며 때때로 메모를 하곤한다. 그 메모가 한 권이 되고 두 권이 되고 세 권이 되더니 어느날부터는 내 메모를 빌려다 읽는 사람들까지 생겨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책을 읽다 내문장이다 싶으면 메모를 하고 가슴한 켠에 묻어 놓는다. 언젠가 꺼내어서 누군가의 인생에 거름으로 뿌려지기 전까지.

 

지도가 없으면 즉 목표가 없으면 평범하게 살게 된다는 저 문장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정도로 유용한 충고다. 목표한 바가 없으면 그닥 열심히 살지 않게 된다. 살아보니 그랬다. 내 인생의 팔할은 치열하게 달려온 삶이지만 그 외 몇년은 그저 흘러가는대로 내버려두었던 안식년도 아닌것이 힐링타임도 아닌 것이 그저 귀찮아서 굴러버린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그 시간들이 아깝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또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그리 보냈기에 지금와서 그 시간에 대해 왈가왈부하진 않으려 노력중이다. 앞으로의 삶을 더 열심히 살아내면 되는 것이므로.

 

[대시하라]는 시원한 제목아래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는 책이다. 인생의 성공은 됨,함, 가짐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무슨 일이든 행동해야만 이룰 수 있다. 시크릿을 비롯한 다른 책들이 이미 귀따갑게 알려준 것처럼 부자가 목표라면 부자라 된 듯이 행동하고 생각하고 살아가야되는 것을 이 책 역시 귀따갑게 일러주고 있다. 하지만 귀가 따가울망정 이 충고는 언제들어도 유용하고 뜨끔하게 만든다.

 

성공하라고 말하면서도 그 성공이 다가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지수 때문이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시작하라고 등떠밀고 있기도 하다. 성공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책은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가치추구를 해야하는 이유와 순간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인생은 일회성이라는 것을 콕콕 집어주면서-.

 

세상은 확신을 갖고 행동하는 사람을 위해 길을 비켜준다고 했다. 살다보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만날 때 가장 에너지가 넘침을 느낄 수 있었고 반대로 자신감이 전혀 없는 사람을 위로할때 함께 힘이 주욱 빠지는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래서 나는 힘 빠지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함께 윈윈 할 수 있는 사람과 더 자주 만나는 편이다. 나 역시 기운을 얻기 위해서.

 

살면서 숨쉬는 것보다 꿈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순간이 어디있을까. 이 두가지를 다 멋지게 해내기 위해서 나는 [대시하라]가 주는 용기가 필요했다. 지난 주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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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우드 와일드우드 연대기 1
콜린 멜로이 지음, 이은정 옮김, 카슨 엘리스 그림 / 황소자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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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는 "지날 수 없는 숲"을 의미한다. 열두살 여자아이 프루는 부모님으로부터 지날 수 없는 숲에는 들어가서는 안된다고 교육받으며 살았지만 이 금기는 남동생 맥을 까마귀떼에 유괴당하면서 깨어져 버렸다.

아직 갓난 아이인 맥은 프루와 함께 집을 나섰다가 그대로 납치되었는데 까마귀떼는 부모님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지날 수 없는 숲"으로 데리고 가버렸다.

 

부모님께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던 프루는 동생이 잠든 것처럼 꾸며두고 짐을 싸서 다음날 일찍 동생을 찾기 위해 숲으로 향했다. 도중에 만난 같은반 남학생인 커티스와 동행하게 되지만 이들은 이내 헤어지게 되고 프루는 프루대로, 커티스는 커티스대로 맥을 찾기 위해 숲을 헤매다니게 된다.

 

학교만큼이나 무서운 공간인 숲. 아이들에게 두려움의 공간인 이 곳에서 과연 맥을 찾을 수 있을까. 와일드 우드는 이상한 나라의 또 다른 버전처럼 짠~하고 나타나 우리를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다. 훨씬 두껍고 훨씬 풍성한 이야기로 눈길을 사로잡지만 앨리스에서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망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알렉산드라는 눈의 여왕같은 포스로 커티스를 붙잡고,프루는 프루대로 미망인의 여왕이 살아있다고 소문이 퍼진 와일드 우드 속에서 동생과 친구를 찾아내야하는 미션을 완성해내야만하고.

 

이야기는 충분히 재미의 물살을 타고 있다. 유괴에서 모험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왜 맥이 이 세계에 필요한 존재인가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이 와일드 우드에서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보는 재미로 포인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를 구경하며 자신의 성장을 도모했다면 와일드 우드는 숲으로 들어온 두 아이가 각자 이 곳에서 자신의 역할과 비전을 받아들이며 성장하고 변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왕따가 리더가 되는 세상, 이제껏 살아왔던 세상 속 어른들과 진배없는 사기꾼, 모사꾼, 아첨꾼들이 득실거리는 세상. 누군가에게 새로운 세상은 기회이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운 세상이 지옥인 곳에서 아이들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이 곳에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인디록밴드 디셈버리스트의 리더 콜린 멜로이의 데뷔작인 [ 와일드 우드 ] 는 이미 베스트셀러화 된 작품이다. 재미가 보증된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어찌보면 다행스러운 일이고 또 다른 면에서는 높여진 기대치에 부흥할만한 요소를 찾지 못하면 실망감을 안겨다 줄 수도 있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위험하다.

 

내게 [와일드우드]는 딱 기대했던만큼의 이야기였다. 기대치가 높여져 있던 이야기이긴 했지만 그 기대치만큼은 재미있었던 소설. 다만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영상화 하는데 있어서는 새로운 캐릭터의 부재가 아쉽기만 했다.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된다면 아이들의 두 눈이 확 떠질만큼 독특한 캐릭터가 덧붙여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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