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부자는 없다 - 28세 18억 젊은 부자, 7년간의 돈벌이 분투기
김수영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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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p31  돈이 근본인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돈에 대해 배우지 않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행복하게 살고자 조력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뜨끔했다. 평생 직장이 무너지고, 화려한 스펙으로도 변변한 직장을 구하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경제관념'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살실에 눈 떠 버렸기 때문에. 벽을 뛰어넘을 발판이 필요함을 알면서도 선택에 주저함이 있었던 내 자신에게 책은 일침을 가하고 있다.

 

직장생활 삼년차부터는 알게 된다. 월급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더 나아가 월급에만 목매고 있다가는 노후자금은 커녕 향후 몇년 뒤의 생활도 보장받지 못하리라를 사실을. 그래서 불안해 하면서도 막상 별다른 대안없이 시간을 축내고 늙어간다. 대한민국의 50년 후, 100년 후가 걱정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한 보장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국민연금을 내고 있는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즈음해서는 내고 있는 돈의 50%도 되돌려 받지 못한다는 뉴스를 접하는 순간, 함께 밥을 먹고 있던 사람들은 숟가락을 놓고 말았다. 그들 모두 현재 세금을 내고 있는 쪽이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으 때로는 자랑스러움으로 가슴 벅차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울분터질 때도 있는 것이다. 국민이라는 것은 그런 자리인 것인가.

 

하지만 원망만 늘어놓고 있기에 인생은 너무나 짧다. [월급쟁이 부자는 없다]는 그런저런 고민들이 가득할 때 손에 쥐고 열심히 탐독하여 읽는 책이다. 28세. 군필의 남자라면 사회생활의 횟수로는 아직 햇병아리일거라 생각했던 저자는 가방 끈 길고, 사회경험의 틈이 넓은 사람들에게 도리어 현실을 직시하라고 돌직구를 선언했다. 책 제목 하나만으로도.

 

경제 마인드, 투자 마인드, 부자 마인드가 몸에 배여 있어야 제대로 살 수 있다는 충고 하에 나는 이 책을 손에 거머쥔 순간부터 부자가 되기를 갈망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다른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진정한 경제적인 자유란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고 살 여유가 있는 상태'라고. 사실 남의 돈을 받으며 밥벌이를 하는 일은 고단할 수 밖에 없다. 나와 딱 맞는 곳을 찾기란 어렵고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일 또한 힘들다. 하지만 저자는 그보다 더 힘든 일이 '밥벌이 기간이 정해진 것'이라고 꼬집어내고 있었다. 평생 월급쟁이로 살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큰 사형선고가 또 어디 있을까. 아무리 노동을 소중히 여기며 하루하루를 생활한다고 해도 그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바빠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 좁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남에게 상처주는 일을 서슴치 않는다.

 

이럴때 로또 당첨처럼 바라게 되는 일이 바로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갖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꽤 이른 나이에 이런 생각이 머릿 속에 탑재되었다고 한다. 이 행운이 처음에는 불행의 모습으로 그를 찾아왔다.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었던 그는 가세가 점점 기울어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재수를 하면서 열심히 공부하던 중 압구정동을 지나다가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국가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단 일년 열심히 투자해서 대학에 입학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던 그는 30,40대가 몸으로 겪고 나서야 후회하며 통탄할 것들을 재수를 하며 알게 된 것이다. 실패는 그에게 전화위복이 되었고 스무살 그 어린 나이에 온 시련은 그의 인생을 새옹지마로 만들어주었다.

 

현실을 깨달은 스무살의 청년은 부자를 꿈꾸기 시작했다. 과외를 비롯한 각종 알바로 목돈을 벌어 종잣돈 2000만원을 마련한 그는 월세를 놓기 시작했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대학생들에게. 나아가 경매수익으로 매물들을 하나하나 소유하면서 그는 점점 더 부유해져갔다. 취업의 문이 좁아 스펙에 목매고 있는 친구들과 달리 그는 이제 월급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타인과 다투지 않아도 될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이십대의 반열에 올라섰다. 주식은 어렵게 느껴지고 경매는 복잡하게만 느껴져도 이 책 읽기를 권하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언제까지 답이 안나오는 월급에 목매면서 청춘을 허비할 것인가! 내게 다시 20대가 주어진다면, 그 시절을 다시 살아내야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끔찍하지만, 만약 그런 순간이 온다면 나는 저자처럼 내 인생을 바꿀 키워드를 초반부터 안고 시작하겟다 싶어진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아무도 묻지 않았던 시절을 살아온 내게 한참이나 나이가 어린 한 똑똑한 젊은이가 살아가고 있는 방향은 배울 점이 참으로 많아 책을 읽으며 자꾸만 지인들에게 책을 권하게 만든다.

 

돈 걱정 없이 사는 것. 불안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 모두의 염원이자 숙제인 그것을 스스로의 힘을 재빨리 해결해버린 그의 이야기는 그래서 연금술사의 그것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만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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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서 협력자로 - 조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내 편을 만드는 관계의 기술
밥 버그 지음, 정영은 옮김 / 윌컴퍼니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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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31  문제는 무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정말 다양한 인격, 언어법, 비즈니즈 활용법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그들 모두가 내 맘 같진 않다는 거다. 때로는 그들 안의 룰을 배우고 적용하면서 편리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들만의 룰은 자신들에게만 국한 될 뿐 그 외의 사람들은 아웃사이더로 명명하고 룰의 적용을 달리 하는 집단에서는 상처를 받기도 했다. 마음이 상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되면 일단 감정이 개입되므로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곧 마음을 다 잡고 그 선에서 한 발 나와 생각해보면 좀 더 객관적인 상황에서 판단할 수 있어 특별히 나쁜 상황에 빠지게 되진 않았던 것 같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듯, 집 단 속에서 리더를 보면 그 집단의 미래를 알 수 있고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을 살펴 보면 현재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어느 회사에서 한달 반 가량동안 여섯 일곱 명이 퇴사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궁금하게 여겨 직원들의 근무 기간을 알아보았더니 역시나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다들 떠나는 곳이었다. 대우도 나쁘지 않았고 초과 근무도 없었으며 꽤나 전문적인 일터였는데도 불구하고 그 곳은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떠나가게 만드는 회사였다. 결국 일이나 보수를 떠나 사람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여겨지면 서둘러 짐을 꾸리게 된다는 사실을 이들 집단을 보며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고민이 될 때 그 즈음해서 폭넓은 강의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대중적인 강연가 밥 버그의 "적에서 협력자로"를 읽게 되었는데 내용들이 모두 피가 되고 살이되는 유익한 것이어서 메모하느라 페이지가 잘 넘겨지지 않았다. 글이 주는 교훈들을 메모하고 거기에 내 생각들을 접합해서 또 메모하고 하다보니 읽는 속도는 느려졌고 메모량은 많아졌지만 절대 가독성이 떨어질만큼 어려운 내용들은 아니었다. 도리어 너무 쉽게 쓰여져 있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20~30대 들에게는 꼭 읽혀져야만 하는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어질 정도였다. 조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내 편을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성적으로 상대를 대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무의미한 공격에서 벗어날 수도 있고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로 인해 상대의 존중까지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 언급한 대로 상대방이 무례하게 구는 것은 우리가 자제력을 잃어 실수하기를 바라기 대문일 것이다. 그래서 감정을 앞세우는 것은 오히려 나 스스로에게 독이 되는 해옫잉 되고 만다. 합리적인 거짓말로 무장한 채 앞에 서 있는 상대를 만나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적절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괴변에 눌려 진실은 힘을 잃고 말게 될 것이니까.

 

항상 착한 사람들은 남에게 이용당한다고 생각해왔는데 밥은 그저 그들이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용납한 것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 사람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그 회사 역시 설득의 힘을 발휘하려는 사람보다는 조종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 인해 좋은 인력들이 회사를 옮겨나가는 추세였다. 자신의 생각을 강제로 따르게 하기 보다는 서로 원하는 결과가 결국은 같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돕는 행위가 바로 설득이며 그 부드러운 힘이 결국 윈윈한 결과를 도출해낸다는 사실을 깨닫게만 된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한결 수월해 질 수 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결국엔.

 

 

적을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말. 가슴에 강하게 와 닿았다. 과연 죽기 전까지 단 한번이라도 실천에 옮겨 볼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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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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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의 머릿속이 문득 궁금해졌었다. 대체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할매가 돌아왔다>는 작품을 읽었을 때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작품 속 내용은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 고무공을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상한 정신과 의사가 등장했던 <공중그네>나 그 결말이 엉뚱해서 기억 속에 오래 남은 <오즈의 닥터>처럼 세상 모든 바보들에게 던지는 웃음 핵폭탄격 소설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는  전작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보다 훨씬 유쾌하고 조금 더 엉뚱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최대 게토의 공동변소 분뇨 수거인들은 실제인지 아닌지 검증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까막눈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 중 경력이 9년이나 된다는 열네 살 되는 여자 아이 놈베코는 자기 성도 정확히 몰랐지만 매우 부지런했다. 열 살 무렵, 소녀의 월급으로 환각제만 사는 엄마에게 모든 것을 끊든지 아니면 죽음을 택하라고 말했을 때도 나는 그녀의 엄마가 재활의 의지를 가지고 딸과의 인생을 선택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없이 아이를 낳아놓고도 그녀의 엄마는 죽어 버렸다.

 

p19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세상에 홀로 던져진 10살짜리 여자아이. 다섯 살때부터 나르던 분뇨통을 계속 지어 나르는 것 외에 더이상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놈베코의 상황은 더 좋아지지 않았다. 늙은 이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 했고 열다섯 살엔 차에 치여 죽을 뻔 하기도 했으며 비밀 연구소에 갇혀 핵폭탄 개발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도 연구원의 신분이 아닌 청소부의 신분이었다.

 

3메가톤급 폭탄이 실수로 세상에 나와 있었지만 까막눈이 여자인 놈베코는 그 핵폭탄을 10년이나 집에 둔다. 무슨 적금 통장도 아니고 세상에 놈베코 같은 여자는 단 한명도 없을 테지만 배우지 않고도 셈을 기가 막히게 해내는 그녀는 언어능력까지 뛰어났는지 중국어를 배워 중국 수상과 가깝게 지내고 스웨덴의 대사까지 된다.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프'처럼 자신 곁을 스쳐지나는 고난의 끝에서 달콤한 초컬릿 같은 행복과 마주했듯 별별 일들을 다 겪고 마흔 일곱에 아이까지 낳으면서 놈베코는 기적의 주인공처럼 행복해졌다.

 

크게 웃게 만들기 보다는 유쾌한 느낌으로 계속 읽게 만든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아주 훌륭했으며 가독성까지 뛰어나 끝까지 미소짓게 만든다. 이 세상에 그녀처럼 엉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진짜로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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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 조광우 장편소설
조광우 지음 / 아르테미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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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음모였다. 치졸하고 못난 애국심이었으며 국적을 떠나 사람이 사람이고자 하는 마음을 버렸을 때야 할 수 있을 법한 행위였다. 작가 조광우의 신작 장편 소설은 그 얇은 길이감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무거운 무게감으로 어깨를 짓누르곤 했다. 단 한 순간도 편하지 않았던 내용 탓에 나는 읽고나서도 며칠 밤을 끙끙대야만 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들은 어쩌면 변하질 않는 것인지. 물론 모든 일본인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굿바이, 일본!

 

 

 

p 268  우리가 한 일을 생각해봐요. 우리는 진실을 밝히는 수사를 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묻는 작업을 했어요.

 

엠바고. 국가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국가가 언론을 향해 일정 시기동안 보도를 멈추어 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를 뜻하는 엠바고를 소설 속에서는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하지만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한 언론사에서는 일본의 자작극을 대서특필했고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보다는 축소은폐하기 위해 살인을 정당화 한 일본의 극우세력의 행동은 전혀 소설 속에 국한 된 이야기로만 읽혀지지 않았다. 현실에서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만큼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지 않은 일본의 도발 앞에서 언제나 묵묵무답뿐인 힘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면서 [19호]라는 소설을 읽게 된 일은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었다.

 

일본에 불법 체류 중인 송소희라는 한국인 여성의 자살 사건을 필두로 해서 밝혀진 '원정녀 몰카 시리즈'는 한국인 매춘부들을 한 일본 남성이 범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사람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그 와중 나가노현 작은 마을 산속에서 사토시라는 남자가 피살되고 남근이 잘린 채 발견된 그 끔찍한 형상은 이 사건이 원한에 의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었는데, 야쿠자 인력업체 사장인 사토시가 원정녀 몰카 시리즈라는 동영상을 찍은 장본인이며 인터넷에 유포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용의자는 한국인이자 몰카에 등장하는 이현정으로 몰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가노현 형사반장인 유우키와 성범죄 전문 수사관 스즈란은 용의자를 쫓고 사건을 파헤쳐가면 갈수록 한국 여성들이 깊게 연류되어 있으며 오히려 그녀들을 둘러싼 더 큰 범죄 세력의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사건의 끝에서 만난 진실은 그들로 하여금 진실을 모두 다 오픈 할 수 없는 한계점을 겪게 만들었고 그나마도 한국 여자들이 목숨걸로 대동단결해서 스스로 밝혀낸 것들이어서 치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일본을 위한 선택은 그들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고 말았으니.....!

 

작가는 아베 총리의 한 발언에 불끈하며 소설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에 기생집이 있어 매춘을 일상적으로 행한다"니 세계적인 av국가인 일본에서 우리에게 할 말인가 말이다. 망언에 망언을 거듭하면서도 국제 사회에서 신사국임을 자처하고 있는 일본의 가식적인 이면 뒤의 무시무시한 야욕을 나는 이 소설 한 권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무서워졌다. 소설은 허구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허구로만 봐도 좋을 것인가. 픽션과 수작이 만나 리얼리티를 얻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하지만 슬프게도 그들이 택한 지도자가 교활한 자이기에 이 소설은 그저 가볍게만 읽히지는 않았다. 한국인인 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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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 여인들 - 관능으로 천하를 지배한
시앙쓰 지음, 신종욱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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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다르고 살았던 시대도 다른데 역사를 알아가다보면 참 비슷해서 떠올려지는 인물들이 있다. 중국 한나라를 세운 제후 유방의 아내인 여치는 그가 한 고조가 되었을때 여후로 불리며 여제로 등극했다. 정말 그것 두 쪽 밖엔 없었던 유방의 조강지처로 시집 가야했던 여공의 큰 딸 여치. 여치와 유방은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 부부가 떠올려진다. 여치를 얻음으로써 정치의 길이 열렸고 여치의 내조로 황제가 된 유방. 누군가는 유방으로 인해 여치가 한나라의 첫 황후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책을 찬찬히 읽어보면 유방이 아내를 잘 얻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진다. 클린턴 대통령부부의 조합처럼.

 

그에 반해 궁이라는 커다란 담장은 여인들의 마음을 독약보다 더 독하게 만들곤 했는데 한 남자의 수많은 여인들이 그 궁 담 안에서 펼쳤어야 할 암투와 잔혹사는 상상을 초월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누가 그녀들을 독하고 나쁘다고만 말할 수 있을까.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남을 해하기도 했고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짓밟기도 했다. 그들을 경쟁하게 만든 그 상황이 나쁘지 변해버린 그들을 악독하다고만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생각되어졌다. 그들 역시 처음부터 그렇게 악녀들은 아니었을 텐니 말이다. 물론 행한 일들만 보면 입이 쩍쩍 벌어질만큼 잔혹했지만.

 

궁궐의 담 안에서는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다. 자신의 젖을 물려 키운 황제의 연인이 된 객씨부인 같은 유모도 있었고 외삼촌 혜제에게 시집가 평생을 처녀로 살다 죽은 황후도 있었다. 한 남자를 함께 모신 조시 자매도 있었으며 상인의 가기(노래하고 춤추는 여인)이자 첩이었다가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다른 남자에게 바쳐져 태후가 된 진시황의 어머니 조태후같은 여인도 있었다. 스캔들급 사랑도 있었고 불륜은 널리고 널렸으며 그 속에 로맨스도 싹텄던 중국의 왕가. 결국 왕조의 몰락과 여성의 절대권력은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가 황후도 측천무후도 서태후도 그녀대의 절대 권력 이후에는 국가의 몰락을 초래하고 말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나라가 어지럽고 왕이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에 여인들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남자들의 정치 판에.

 

요물처럼 보이고 비정한 사람처럼 보이는 인물의 인생도 샅샅이 살펴보면 꽤 재미나거나 유익한 부분을 발견해 낼 수 있긴 했는데 영웅의 일대기처럼 죽을 고비를 버텨가며 자수성가한 무측천의 경우 아비의 여인에서 아들의 아내가 된 패륜의 주인공이자 좋은 기회를 흘려버리지 않고 용감하게 행동한 결과였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딸도 숙적 제거용으로 제 손으로 죽여 버리고 남편과 사통했다는 이유도 친 언니도 자결하게 만들었으며 자신이 직접 낳은 아들도 둘이나 죽인 무시무시한 여인. 인생의 무엇이 여인을 이토록 독하게 만들었는지.....!하지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살아남은 그녀의 생존 능력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처세법인지도 모르겠다. 탐탁치는 않지만 말이다. 그녀는 미실처럼 통찰에 뛰어났고 특별한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휘어잡았음에 분명해 보이니 말이다.

 

놀라운 일은 역사 속 여인들의 삶 속에서만 국한 된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여인들과 경쟁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황후와 비빈들은 왕의 남자들과도 경쟁해야만 했으니. 황제가 남색을 즐기는 것은 당시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고 한다. 무절제한 성 생활의 일부였으며 즐거움의 일환이었으니 특히나 어린 환관들은 황제의 공식화된 노릿개감으로 그 생을 연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명과 청 두 시대에 동성애가 매우 성행했었다고 하니 이는 궁 뿐이 아니라 궁 밖 귀족들에게까지 유행처럼 번져 남색문화가 분분했다고 한다. 가히 충격적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황제의 사랑을 받았고 꽤 많은 부와 권력이 축적되었다고 해도 중국의 하늘 아래 황제는 단 한 사람이었다. 세상에 금 수저를 물고 태어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실컷 즐기다 살아갔을 사람들은 전생에 어떤 일들을 행해 황제의 아들로 태어난 것일까. 세상은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불평등한 것으로 시작되는구나! 싶어져 씁쓸하기 그지 없어지고야 말았다.

 

음모와 치정, 쾌락과 암투의 역사는 중국 드라마 속에서만 행해진 것이 아니었음을 [구중궁궐 여인들]의 삶을 읽으며 깨달아가고 있다. 꽤 두꺼운 분량이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드라마 보듯 펼쳐져 그 재미가 마지막장까지 떨어지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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