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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키메 ㅣ 스토리콜렉터 2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4년 10월
평점 :
미쓰다 신조의 <<화가>>를 읽고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였을만큼 이야기는
곱씹을수록 무서웠다. 그래서 다음 읽을거리로 준비해둔 <<노조키메>>를 연달아 읽을까? 잠깐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영화의 원작소설이기도한 <<노조키메>>는 <<화가>>에 비해서는 딱히 공포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p12 어떠한 계기로 인해 갑자기 나에게 닥칠지도
모른다
호러 미스터리 거장의 대표작이라는 <노조키메>는 마치 작가 미쓰다 신조를 주인공으로 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대학 졸업 후
출판사에서 미스터리와 호러에 관련된 다양한 기획을 진행하다가 단편 소설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게된 저자처럼 편집자 시절 부지런하게 괴담집을
수집하다 작가가 되었다는 소설속 화자에게 어느날 들려온 단어 '노조키메'는 불운의 전조였다.
소속없이 홀로 재야의 민속 연구자로 살아온 '아이자와 소이치'의 노트 한 권을 숨긴 나구모라는 인간은 '나'라는 주인공이자 화자인 인물을
찾아와 '노조키메'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지만 '나'는 노트를 원 주인에게 돌려보내버렸지만 기억에서 잊혀질만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노트는
그의 손에 되돌아와 있었다. 아이자와 소이치가 타계한 후 선물로 보내어진 낡은 노트의 내용은 두 사람을 연결시킬 고리이기도 했다. 50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같은 장소에 들어가 같은 경험을 한 두 남자, 토쿠라 시게루 그리고 아이자와 소이치.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다.
#토쿠라 시게루
대학 4학년 시절 여름방학 알바를 k리조트가 있는 산에서 사이코, 카즈요, 유타로와 함께 일하게 된 시게루는 절대 산길로 들어가서는
안된다는 주의를 듣는다. 하지만 알바생 중 카즈요가 그만 순례자 모녀에게 홀린듯 금지 구역에 들어갔다 오게 되고 곧 나머지 학생들을 이끌고
인적이 드문 폐촌으로 그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기억을 하지 못한 채 당황스러워했고 부락으로 이루어진 외딴 폐촌에서 느껴지는 괴이한
눈길을 피해 그들은 도망치듯 뛰어 산장까지 돌아왔다. 하지만 그것의 시작은 이제부터였다. 지켜보는 시선을 견딜 수
없어 먼저 돌아가던 카즈요와 유타로 중 유타로가 즉사하고 카즈요는 방에 틀어박혀 틈이란 틈은 다 막으면서 '그것의 시선'을 피하며 미쳐가던 중
뜬금없이 방울을 손에 쥔 채 산장의 바위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했다. 분명 영상으로 관람했다면 오금이 저릴만큼 놀랐을지도 모른다.
영화 <<데스티네이션>>에서처럼 공포감에 휩싸였을지 모르겠지만 왠일인지 '지켜보는 시선'은 고양이 여섯마리와 복닥대며 살고
있는 내겐 그다지 공포감을 주지 못했다. 아마 고양이 중 어느 한마리 정도는 지켜보는 상황 속에서 살고 있어서 익숙해어(?) 그런 것인지 가히
상상이 잘 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다. 담력이 강해진 건 아닌데...결코...그럼에도 불구하고 뒷골이 서늘할만큼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시게루파트는....!
#아이자와
소이치
낯가림이 심했던 아이자와 소이치는 대학 민속학 수업에서 이름이 똑같은 사야오토시 소이치를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된다. 지방에 전해지는 괴이한
현상을 수집하던 중 고향에 대해 함구하고 있던 사야오토시가 취중진담처럼 토모라이촌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노조키메>가 어떻게
시작되게 된 것인지 그 연유가 밝혀졌다. 순례자 모녀에 빙의된 카즈요의 이야기까지 술술 엮듯 이해가 되면 두 개의 이야기는 <종말 저택의
흉사>파트에서 모든 의문을 풀 게 쓰여졌다.
p370 하지만 어째서 그것은 제가 있는 곳에 나타난
건가요?
같은 이름을 가졌던 사야오토시의 부고를 전해듣고 그의 고향을 찾아갔던 아이자와를 기다리고 있던 마을의 흉사. 괴이한 존재. 노조키메.
알고보니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노조키메>처럼 다 밝혀지면 이해가 되어 도리어 무서움이 반감되어 버리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우리 영화 <손님>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면...작가 미쓰다 신조는 화를 내며 내게서 그의 책을 빼앗아 가고 말까? 그
옛날 '링'을 읽었을 때처럼 오싹한 공포를 기대하고 펼쳤다면 <노조키메>는 그만큼 공포스럽지는 않다고 이야기해두고 싶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