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스토리콜렉터 46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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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온 집에 '식인자'가 있다. 그 기척이 느껴진다...면, 성인인 나도 이토록 무서워지는데 10대의 어린 소년은 얼마나 무섭게 느껴졌을까. 미쓰다 신조의 <화가>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게 된 소년 코타로가 이사하게 된 낡은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시감을 느끼게 되는것으로 시작된다.

 

p14  정말 무서운 일이 일어나려는 걸까?

 

이사온 집이 전혀 낯설지 않은 것도 기묘한데 동네에서 마주친 무서운 얼굴의 할배는 "꼬마야, 다녀왔니"라고 첫 인사를 건낸다. 상상만으로도 오싹하다. 언제봤다고 저런 인사를 건네는 것일까 싶어져서.

이상한 일은 이쯤에서 멈추어주면 좋으련만 마을 사람들에겐 공공연한 비밀인 '숲'에서 무언가에 발목잡혀 쫓기고 삶의 터전인 집에서는 연신 무서운 것들이 그를 뒤쫓는다. 부엌, 욕실, 거실, 방 할 것없이 소년에게는 숨막힐만큼 공포의 장소여서 여간해서는 집에 홀로 머무는 일을 줄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가족이라고는 할머니 한 분 뿐이어서 그 또한 녹록치 않았다. 다행스러운 일은 동네에서 처음 사귀게 된 친구인 레나가 소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그 검은 실체를 찾기 위해 앞장서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옆집 개 코로의 환영도 빼놓을 수 없고. 하지만 그 밝음도 잠시 숲과 집은 그를 자꾸만 어둠 속으로 몰아넣고...이사 온날 마주쳤던 그 할배에게 직접 듣게 된 집과 숲 그리고 마을 과거 사건에 얽힌 미스터리의 중심에 바로 소년 코타로가 서 있음을 알게 되면서 주인공의 심적 갈등은 증폭되고야 만다.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와 동생이 있었던 집에서 홀로 살아남았던 코타로. 키워준 어머니 아버지도 사고사가 아니었고 고의적인 살해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그의 목숨도 위태위태해지고 있었다. 집이 무서운 공간이 아니었고, 귀신이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 역시 '사람'이 가장 무서운 존재임을 <화가>는 또한번 일깨워주는 소설이었다.

 

처음 이사 온 집인데 왜 이렇게 익숙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집에 처음 발걸음 한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한다. 누구라도. 인정에서부터 시작해야 공포와 맞설 수 있으므로. 소년 코타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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