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스토리콜렉터 40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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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or  '무섭지 않다' 그 두가지 답밖에 없을 줄 알았는데 미쓰다 신조의 <<흉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남긴 소설이었다. 마지막 장을 향해 갈수록 '어라? 시리즈 물이었어? 왠지 마지막장에 <계속>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미완성작인가?' 라는 의구심이 들만큼 점층화되던 스토리가 갑자기 확 줄여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풀어내야하는 미스터리의 분량에 비해 남아 있는 페이지가 너무 적었다. 하지만 결국 한 권 분량으로 끝났고 예상했던 답이 달려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훅 꺼져버렸다. 스믈스믈 올라오던 한기가.

 

8월 한 달간 읽었던 미쓰다 신조의 호러 소설 중에서는 처음 읽었던 <화가>가 가장 무서웠다. 사실은 이번에 읽은 <흉가>에 기대가 가장 컸음에도 불구하고. 먼제 골라놓은 소설 네 권 중 제목이 전하는 스산한 느낌 + '그것'의 등장. 공포감이 극대화되기 좋은 소재처럼 보여졌다. 그리고 이사한 새로운 마을에서 모두가 피하는 고립된 사연이 있는 집. <화가>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흉가>는. 게다가 마을이라는 곳 역시 어찌보면 하나의 큰 공간인데 마을 전체가 비밀의 공간이 된다면 옥죄어드는 기분을 한층 더 느끼게 만들지 않았을까....또 이 장르에 빼 놓을 수 없는 강렬한 반전을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흉가>라는 소설을......!

 

아,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는 청소년기의 중학생이었다면 더 좋았을걸....!!! 주인공 히비노 쇼타가 초등학생임을 발견하면서 든 생각이었다. 아, 아쉽다!! 어릴적부터 불길한 기운을 느끼는 기묘한 감각, 육감이 발달했던 쇼타는 아버지, 어머니, 누나를 각각 위험스러운 상황으로부터 구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족 중 그 누구에게도 자세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은 없었다. 그 상태에서 아버지의 전근으로 이사하게 된 곳은 '나가하시 촌'이라고 불리우던 '나가하시 마을'이었고 그들의 집은 주택가와 떨어진 산에 홀로 위치하고 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집을 짓다만 세 집터 사이에 네번째 집이자 완성된 유일한 집에 그들은 입주했다. 이곳에서 쇼타의 육감은 또 발동하기 시작했고 첫 번째 집, 두 번째 집, 세 번째 집은 각각 바닥없는 늪, 화재, 교수대처럼 보였다. 게다가 그들이 사는 집에 또 다른 존재가 함께 살고 있었다. 막내 동생에게 접근한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히히노/히미코/킷코/타타에"였다. 반전은 이 이름에 있었고 그들을 쇼타가 만나는 순간, 가족을 몽땅 잃어버렸다. 한 순간에!!!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은 마지막 문장에서 오픈된다.

 

"오빠, 어젯밤에 하네타란 이름의 양이 나왔어" (p325) 라는 모모미의 말을 마지막으로. 미쓰다 신조는 자신이 등장하는 '작가 시리즈', '집 시리즈','도조 겐야 시리즈' 등 시리즈물을 써 온 작가다. 이제 겨우 몇 권 읽은 것이 다지만 이 작가의 미스터리는 이유없이 잔인하게 도륙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아 안심이 된다. 잔상이 남아 꿈에까지 찾아오지 않는 미스터리 소설. 참 좋다. 다 읽고나면 딱 덮고 그 무서움을 잊어도 좋은 이야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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