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악마다
안창근 지음 / 창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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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을 연쇄살인범이 잡는다??

 

미국 드라마 < 덱스터 > 이야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 이야기는 <사람이 악마다>라는 제목의 한국 소설 속 이야기다. 심지어 그 역시 경찰이다. 덱스터처럼 혈액 감정 전문 경찰이 아닌 전직 프로파일러 강민수. 그는 희대의 연쇄 살인범이라는 죄목으로 수감된 상태. 고요하게 모범수로 죄값을 치르고 있는 그를 세상 밖 연쇄살인범인 '유령'이 도발하기 시작했다.

 

 

p172   보기 싫어도 죽을 때까지 공생해야 하는 관계

 

 

제 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던 <블랙>의 저자 안창근은 크라임 소설을 고르는 취향은 나와 비슷했다. 제프리 디버, 요 네스뵈 등 영미와 북유럽 작가들에게 매료되어 있다는 점에서...또한 그들의 치밀하면서도 전문적인 소재에 반해 있다는 점에서도...좋아하는 것이 비슷한 사람에 대한 호의적인 마음을 담아 읽기 시작한 <사람이 악마다>는 영상이 떠올려지기 보다는 도표를 자꾸 그리게 만든 소설이어서 특이했다.

 

미친 놈으로부터 날아온 살인 예고장을 두고 경찰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장난일 수도 있을 이 예고장이 다름아닌 지역이 젊음의 거리 홍대였기 때문. 하필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플래시몹이 펼쳐질때 한 여성이 여기저기 칼에 찔린 채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오페라의 유령과 흡사한 면이 많은 숫자 '5'에 집착하는 '유령'이라 불리는 연쇄살인범. 그는 왜 대체 강간당한 적 있는 여자들만 골라 살해하는 것일까.

 

친절한(?) 연쇄살인범이 키드(명탐정 코난에 등장)처럼 예고장을 보내지만 경찰 내에서는 그의 의중을 꼬집어낼 코난 같은 녀석이 없었다. 아니 그를 감옥안에 가두어 두고 있었다. 사실 그는 살인범일망정 연쇄살인범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여러 명을 죽이는 것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사실 적당한 답이 없다. 하지만 과실치사나 우발적 살인으로 조사할 수도 있는 사건을 두고 경찰들은 경찰인 그를 연쇄살인범으로 단죄했다.

 

한 때 최고의 프로파일러였던 강민수. 유령의 도발적 다잉메시지를 전하기에는 그의 전 여친이자 뛰어난 감을 지닌 후배 프로파일러인 노희진이 적절한 카드였다. 게다가 그녀 역시 과거 성범죄의 희생자 중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범인에게 던져질 미끼로도 훌륭했으리라. 여기에 한 사람. 범인의 메시지를 글로 전하는 황기자까지 더해져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된다

 

다만...<사람이 악마다>라는 제목과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의 표지에 비해 그 결말이 너무 선하게 결말지어진 것은 아닌지....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이야기는 한 번 펼쳐 끝까지 읽을만큼의 가독성 강한 스토리로 독자를 마지막 무대까지 이끌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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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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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과  60년대 물 <대마신>에 감명받아 쓰게 되었다는 미미여사의 [괴수전]은 음양사를 기대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과 독자의 생각이 늘 같을 수는 없는 법. 괴수전은 좀 독특한 사연의 남매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엮어나갔다.

 

P48   조금이라도 망설여진다면 이치노스케 곁으로 가지 마라

 

근친. 열 여섯 소녀에게 일어난 일을 아무도 몰랐단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녀가 서른 넷의 미혼인 상태일때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던 오라비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신의 곁으로 오라는.....하지만 아버지처럼 아껴주었던 노스님은 타계하면서 이치노스케 곁으로 가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는데....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오라버니의 그늘 아래에서 살게 되고....

 

괴물이 나타났다. 앙숙처럼 여기던 두 마을에. 마을 하나를 통째로 쑥대밭으로 만들고 사람들을 잡아 먹는 괴물이...돌연변이일까.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사람이 만든 일. 결국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근친으로 인해 괴물이 태어났음을 사람들 앞에 고백하고 괴물앞으로 나아간 애처로운 여인과 끝까지 욕심을 버리지 못한 그 오라비의 이야기가 <괴수전>에 실려 있었다.

 

괴물이 등장하고 영웅이 나타나는 그런 이야기를 기대했던 내게 보기 좋게 뒤통수를 날려준 <괴수전>은 사실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의 미미여사에게 기대했던 작품이 아니어서 그런지 최고 라는 찬사를 들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에도 시대에 머무르기보다는 현재의 시간으로 돌아와 <모방범>,<화차> 같은 멋진 작품을 써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를 너무나 좋아하는 독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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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Animals 스마일 애니멀스 - 양모펠트로 만드는 미소가 예쁜 동물들
아라이 마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심플라이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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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펠트 인형을 만드시는 이웃분이 있어 매번 구경하곤 했다. 망손이라..무언가 만들기보다는 사는 쪽이 더 만족스러워
언제부턴가 만들어야지...하는 마음 자체를 버렸던 것만 같다. 그런데 꼭 잘 만들어야만 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완성해서 나 혼자 모으는 컬렉션도 꽤 뿌듯하지 않을까?

실물 크기의 도안이 수록된 << Smile animals>>는 
이루리 작가의 동화 <까만 코다>가 떠올려지는 깜찍한 북극곰 엄마와 아기가 표지모델이어서 마음을 심쿵! 하게 만든다.

저렇게 잘 만들진 못하더라도.....조물조물....잘 만들어봐야지....싶어지게,,,,



 


동글동글한 눈뭉치처럼 붙여져 있는 꼬리까지 멋진 양모펠트 인형. 그 소재가 몽글몽글해서 그 감촉마저 따뜻할 것만 같았다.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살리려면 천천히 오래오래 만들어야겠다 싶어지지만 아무도 모르게 나만 조용히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생긴 것만 같아 즐겁다. 2016년 언제쯤 시작할까?


 


집중하며 만들다보면 머릿 속 근심들을 하나하나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선물하고 장식하는 즐거움은 아직은 사치처럼 느껴지고 양모펠트 전문가를 꿈꾸기엔 솜씨가 많이 부족하지만

애니메이션 작가이자 입체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알려주는 순서대로 차근차근 하다보면 내년 이맘때 쯤엔
양모펠트 동물 친구 몇몇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지 않을까.

2012년부터 인형작가로 활동하며 양모펠트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아라이 마키코는 인형 사진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고 하는데...그녀의 애니메이션이 국내에 들어와 있는지 한번 찾아보아야겠다 싶어진다. <윌레스 & 그로밋> 같을까??



 


가장 만들어 보고 싶은 브로치는 '줄무늬 다람쥐 브로치' 랑 '고슴도치 브로치'지만....역시 가장 쉬워 보이는 건 '버섯 브로치'
땡땡이 찍는 것이 어려우려나?? 만드는 과정을 상상해 보는 것도 참으로 즐거운 일.

몽글몽글 보들보들 할 것만 같은 양모는 사실  짧고 거친 촉감의 내추럴믹을 베이스로 하여 얼굴등의 세밀한 부분을 표현할 솔리드, 믹스, 내추럴믹 크레용 컬러, 컬러 스코드, 컬러드 울, 니들 펠트지 등을 섞어가며 만드는데 양모 펠트 이외에도 실, 루프사, 철사, 자수실 등이 필요했고 바늘, 골무, 가위 , 송곳, 접착제, 자, 시침핀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소 의외인 건 저울이 필요했는데 0.5그램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저울을 사용하여 세밀하게 작업해야 하는 일이었다. 꼼꼼하고 세밀한 작업에 참 약한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된 인형들을 보면 그 생각을 싹 잊게 만들만큼 예뻐서 2016년에는 핸드메이드 인형을 만들어 볼 계획을 세우고 말았다.


 


저자가 처음 양모펠트로 만든 것은 한 마리 작은 양이라고 했다.

그녀에게도 나 같은 시간이 있었던 것인지 완성된 양은 울퉁불퉁 요상한 모양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만들면서 이제는 강의까지 하고 있다니....한없이 부럽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나, 두울, 세엣 만들다가 열개를 완성한 날 첫번째 인형을 꺼내보면...웃음이 팡하고 나지 않을까? 그 어설픔에....


헝겊재질 같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양모펠트는 점토에 가까운 소재라고 한다. 자유롭게 형태를 잡을 수 있어 좋지만 반대로 장점이 단점이 되어 만들기 어렵기도 하단다. 저렇게 예쁘게만 완성된다면....그 과정의 어려움이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발톱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한 다람쥐 인형을 보면서...저렇게 세워지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고민이 생기기도 했고



 


장식장에 넣어두기 보다는 이렇게 구석구석 자유롭게 두어 인테리어효과를 높이면 좋겠다 싶지만....고양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어 불가능한 일이라 약간 아쉽기는 하다. 몇 개가 완성되든 아마 예쁘게 넣어두게 되지 싶다. 동물 인형들....


 


고양이만큼은 나의 이웃의 양이 인형들이 훨씬 예쁘긴 했다. 하지만 줄무늬 고양이가 코숏 호랑냥이 같아서 저 고양이 욕심난다. 조금 더 통통하게 만들어야지. 나의 오동통한 고양이처럼. 그 외에도 산토끼, 당나위, 강아지, 아기 사슴, 아기 기린....줄줄이 귀여운 동물들을 만드는 방법은 한 번 배워두면 평생 활용할 수 있으니....유용해 보인다.

다양하게 만들 욕심보다는 여기 있는 동물들부터 완성해보자!! 마음 먹어보지만 기대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보는 내내 언니 미소를 감출 수 없게 만들었던  엄마 북극곰과 아기 북극곰.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양모펠트인형은 완성하는 즐거움 외에도 상상하는 즐거움을 덤으로 전해주어 마음을 두 배 즐겁게 만들었다.

천천히 재료들을 하나하나 구비해두고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도안부터 찾아보아야겠다. 테디베어나 북아트처럼 첫 단계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아주아주 쉬운 아이부터 완성해 봐야지. 이번에는 욕심내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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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숲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권수연 옮김 / 포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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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편의나 오락을 위해서 종족 혹은 다른 종을 실험체로 만드는 생명은 지구상에 오로지 인간 하나일 것이다. 동물실험을 하는 화장품조차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판에 그 대상이 사람이었다면 그들이 그 앞에 '인류를 위해서'라는 대의 명분을 붙였건 아니건 간에 밝혀지는 순간 용서받을 수 없는 질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숨겨뒀다면?? 세상에 감쪽같은 비밀이 어디있나!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관여된 일이라면 소문은 나게 마련이다.

 

 

p206  Dufa lex, sed lex....법은 엄하다, 하지만 그게 법이다

 

 

시작은 이러했다....

 

여섯 살의 후안은 도망쳐야만 했다. 알코올 중독자였던 양아버지 우고 가르시아가 양어머니를 현장에서 죽여 토막내는 것을 본 순간. 야반도주 후 그는 굉장히 공격적인 블랙 하울러 멍키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자라났고 한 몸에 네 개의 인격을 지닌 남자로 재탄생하여 사회로 나왔다. 그 누구보다 위험한 악마. 그가 발디딘 도시는 그래서 피와 살육의 현장으로 변모해나갔다.

 

2008년 22세의 마리옹은 좋은 가정에서 자라 간호사로 재직중이었으나 첫번째 희생자로 낙점되었고 28세의 세포유전학을 전공한 넬리 역시 피살을 면치 못했다. 뒤이어 발견된 34세의 조각가 프랑세스카에 이르기까지...세 여인의 유일한 공통점은 풍만했다는 것.

 

낭테르 지방 법원 소속의 판사인 잔이 이 사건에 주목하고 동료 판사 프랑수아 텐과 함께 파고들면서 조금씩 범인의 윤곽을 잡아가나? 싶은 순간, 그녀의 눈 앞에서 텐이 온 몸에 불이 붙은 채 타 죽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더욱더 심층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 잔에게는 사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생채기가 가슴 속에 존재하고 있었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가 달랐던 아홉살 차이나는 언니 마리가 처참히 살해되고 나서 그녀의 인생도 백팔십도 달라져버렸던 것이다. 더 사랑받는 딸이었기에 갑작스런 언니의 죽음 앞에 갚을 게 많아져버린 그녀는 여성들을 위한 수사판사가 되겠다는 일념하게 가열차게 살아왔지만 문득 서른 다섯에 멈추어 서서 보니 인생은 참으로 허망했다. 판사라는 직함 외에는 재산도 남자도 가족도...어느 것 하나 평범하게 주어진 것이 없었으므로.

 

반대로 그런 그녀이기에 걸릴 것이 가속력을 붙여가며 사건에 몰입하던 중 요아킴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고 앙투안 페로, 알폰소 팔린, 요아킴 팔린, 늑대소년의 네 인격으로 살아가는 남자와 마주 섰다. 피곤한 얼굴의 의사, 환한 미소의 변호사, 생기 없는 얼굴의 알폰소, 원숭이 모습을 한 늑대소년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며 진실을 고백하는 범인의 품에서 탈출하면서 그녀의 머릿 속에 스치던 생각은 단 하나였다. 그냥 사는 것! 정의로움보다는 삶을 택한 그녀가 등장하는 <악의 숲>은 인간이 얼마나 잔혹한 생명인지 보여줄 뿐 희망의 빛은 차단해놓고 있는 소설이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리얼한 결말이 아닐까. 우리 대부분은 그녀처럼 살아가고 있으니까.

 

프랑스 스릴러의 황제로 불리우고 있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작품 중 하는 <크림슨 리버> 단 하나만 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별로 감흥을 받지 못했다. 이 작품 역시 가슴에 큰 멍이나 감동을 남기지는 못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렇다. 다만 가장 현실에 가까운 결말을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으면서 내 안에는 이런 두려움이 살고 있지 않는가? 조용히 자문해 보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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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론 2015-12-15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을 읽어보니 무서워서 읽을수 있을까하는 두려움 드네요

마법사의도시 2015-12-15 17:49   좋아요 0 | URL
읽은 후 잔재영상이 많이 남으신다면......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 표지나 줄거리보다는 훨씬 유~~~할 거에요. 직접 읽어보신다면....가학적인 묘사나 작의적으로 몰아가는 소설은 아닙니다.

퍼론 2015-12-1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한번 도전!!! 해보겠습니다
 
타임 트래블러 : 위대한 유산 2 - 완결 타임 트래블러
윤소리 지음 / 필프리미엄에디션(FEEL)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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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오가는 여자가 있다. 현실에 있는 한 놈을 짝사랑해 그놈의 의뢰를 받아 과거를 오갔던 그녀는 이제 과거와 현재의 다른 한 남자를 위해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두 팔 걷어부친 채 나섰다. 어린 아이였던 그의 첫 사랑, 이모가 되고 그 엄마의 절친이 되어 한 집안의 흥망을 함께 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채워 나갔다. 사랑,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 아니었다. 타임 트래블러라는 소설 속에서는-.

 

# 그녀, 민호

 

사랑하는 남자의 할머니를 만났나? 했더니 어랏? 그녀는 엄마였다. 식민 시절이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죽은 유모 딸의 신분으로 미국행을 감행했던 그녀는 남편(편의상)의 친구와 결혼하여 남편의 아이를 낳아 기르며 조선의 유물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지만 역시 사람의 농간으로 새남편과 함께 기차에 치여 사망하고 그 어린 아들은 민호가 개입한 덕분에 살아 남아 그들을 죽인 원수의 아들로 둔갑하여 성장해야만 했다. 자신의 엄마를 할머니로 인식한 채.

 

사랑하는 남자의 가족사를 알게 된 그녀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결국 현재에 그를 살아서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까....다만......!

 

 

# 그, 이안

 

거짓말인줄 알았다...처음에는...과거를 오갈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리숙하고 유쾌하면서도 엉성한 민호를 만나고 나서야 어린 시절 만났던 이모가 바로 그녀였음을....삐까뻔쩍하게 입고 나타난 옷이 자신이 사준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으로 끝나버린 과거의 어느 한 장면에서 진저리 칠 수 밖에 없었는데.....그녀를 살려야만 했다. 무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그녀를 다시 잃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충격은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낸 것에 비해서는 간에 콩알만큼의 고통도 남기지 못했으므로...

 

 

#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하게 되면

 

전 우주가 돕게 되는 것일까. 어린 시절 엄마가 죽어 평생 그리워했던 민호와 부모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하고 계부로 알았던 원수의 손에 맞아가며 커야했던 이안은 외로움에 사무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참 많이 닮아 있었다. 서로의 그 결핍을 서로만이 채워줄 수 있었으며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한 남자에게 이토록 잘 맞는 짝이 또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민호 그녀는 대책 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정의감에 불타는 것으로도 모자라 남의 일에 자신의 일처럼 발끈발끈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이토록 따뜻한 여자를 또 어디가서 만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타임트래블러는 기존의 시간여행자들의 여행과 달리 달달한 로맨스가 가미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은 어떨까. 달달한 로맨스 한 편이 그리운 계절엔 그 누구에게든 이 소설을 들려주어 함께 읽게 만들어야겠다. 나는 작가의 다음 소설을 한 번 찾아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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