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지지 않는 마음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삶은 행복한 동화가 아니다. 매번 화려한 파티의 주인공처럼 살 수도 없고, 믿었던 지인들이 지구가 쫑나는 그날까지 내 편일리도 없다.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럼 한 번 상처받았다고 해서 쉽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느냐...그것 또한 힘들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일본 최고의 교육심리학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인연을 소중히 여길 것
2. 타인과 깊이 있게 사귈 것
3. 정체성에 뿌리를 내려둘 것

얼핏보면 그 반대로 살아야 마음에 금이 가는 일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세상살이는 혼자 할 수 없으므로 나보다 오래 살아온 그의 충고를 귀담아 들으며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표보기 시작했다.  에피소드들 중 송사에 휘말렸던 상대방 변호사와 '이것도 인연이다'는 말을 나누며 인연의 물고를 튼 이야기도 흥미로운 것이었으며 화가가 되려했지만 세계적인 감독이 된 구로사와 아키라에 얽힌 에피소드도 가슴에 담아둘 만한 이야기였다.

p42   차분히 기다리면 길은 스스로 열린다

특히 이 구절이 참 맘에 든다.    사람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누구와 만나고 인연을 맺는지가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 사실 책 속에서 언급된 구절들은 이미 어딘가에서 읽거나 들었던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예습이 아닌 복습 읽기처럼 느껴졌지만 그럼 어떤가. 좋은 말은 듣고 또 들어도 좋은 말인것을...

 

 


물론 때때로 끊어야하는 관계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생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때, 나는 행복하게도 끊어야 하는 인간관계보다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인연을 많이 만나왔다. '운'도 참 좋은 편이었다. 그 운의 원동력이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왔다.

몇 년 사이, 그 운이 좀 주춤한 듯 했지만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난다는 생각으로 올 한해를 굳건히 버텨냈다.

오작동 했던 인연감지 센서(?)도 내년부터는 제 기능을 발휘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그 구절들이 이미 익숙한 것들이라 할지라도 인생예습본이 되어 긍정의 분위기를 가져다주기 충분한 서적이었다. 마치 제비가 박씨를 물어단 준 것 마냥...

 

p 220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기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면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어떤 기회를 통해 특별히 맺어진 인연을 '기연'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인연은 우연성, 관계성, 타이밍이 얽혀 찾아오는 것이라면..기연 역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더욱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인연이 아닌가 싶다. 2015년, 인생의 정체기 속에서 만난 인연 중에서는 기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몇몇 이웃들이 있다. 몽땅 버리고 싶은 인연 속에서 그들은 내게 그래도 2015년을 건너뛰지 않고 살아서 좋은 이유가 되어 주었다. 

 

 

마음이 부러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얼마전 나 역시 마음이 똑 부러지는 일을 경험했다. 아무리 강하게 마음먹고 살아간다고 해도 인생의 변수 앞에서는 인간은 파도 앞의 작은 고깃배마냥 힘없는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고만 것이다. 정말 위험한 것은 나 자신의 감염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변명하고 싶고 말을 하고 싶어지는 상태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이다.

이렇게 나약했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내게, 이 책은 나를 다시 똑바로 세울 수 있는 의지가 되어 주었고 삶의 태도를 비추어주는 거울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다.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부러지는 법이 없다고 했던가. 그 문장 하나를 가슴속에 깊이 새기면서 며칠 안 남은 2015년과 잘 이별할 수 있도록 조용한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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