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안정제
김동영.김병수 지음 / 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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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북을 하지 않아 책에 수록 된 글들을 미리 읽어보지 못한 상태였다.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의 운영자이자 작가인 김수민의 연재는 하루에 5만 여 건의 '좋아요'가 눌러지는 공감글들로 입소문 나 있는 상태였다. 소통과 공감.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아는 사람들 속에서도 힘든 그 일은 어떻게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성별도 모르는 사람들과 이루어 나가는 것일까. 그 글의 힘이 궁금하여 나는 페북과 동일한 제목의 책인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펼쳐 들었다.

 

p11  그가 나를 생각해주는지 모르겠다면 작은 것부터 챙겨주는 사람이 내 사람 이에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면 'do it'을 선택하라는 충고와 달리 책은 '그냥 하지 마세요'라고 심플하게 답한다. 정말로 하고 싶었다면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했을 거라면서. 첫장부터 속이 시원해졌다. 만약 그때 이 충고를 들었었더라면 나는 또 다른 선택을 했을까, 과연?  떠나간 것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내 사람이 아니었다고 여기고 살아가세요...라는 꿀팁같은 충고.

 

 

 

p15  남자는 도대체 왜 여자가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몰라서 화가 납니다

       여자는 도대체 왜 남자가 자신이 화를 내는지 몰라줘서 화가 납니다

 

 

살면서 점점 더 어른스럽게 성장하기보다는 유치해져가는 것만 같다. 예를 들면 나 좋다고 티내는 사람이 진짜 좋다. 물론 설탕발림 같은 달달한 말만 내뱉는 사람은 경계할 만큼의 어른으로 살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사소한 것에 감동받으며 사는 지금이 더 인간답게 느껴져서 좋다. 나는. 예전의 나와 비교해 보자면.

 

 

사랑과 연인에 대한 글들로 읽으면 그리 들리고 인연에 대한 글들로 읽으면 또 그리 들릴 구절들이 많아 어떤 페이지는 연애 스킬로 또 어떤 페이지는 처세서로 읽기를 끝낸 이 책 속에서 가장 좋았던 구절은 바로 이 세 문장이었다.  한 번은 나를 위해 참는 것. 두 번은 너를 위해 참는 것. 그리고 세 번은 우리를 위해 참는 것 이라는 문장. 기회나 기대에 대한 참을성은 좋은 편인데 유독 사람으로 인한 감정을 참는 것이 잘 되지 않아 '욱'하는 마음을 여러번 들키면서 산다. 나라는 인간은. 그래서인지 이 문장이 가슴에 화살처럼 날아와 확 꽂히고 말았다.

 

하지만 가장 큰 복병은 책의 제일 후면 에필로그에 적혀 있는 사연이었다. 피아노를 전고하려고 열심히 노력했으나 그만 실패하고 말았다는 고백 뒤, 무엇을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작가가 되기로 했다는 그 말. 글로 상 한번 받지 못했던 일들은 젖혀 버리고 메모장에 끼적이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책을 낼 꿈을 꾸었다는 그녀의 그 담담한 고백. 결국 그녀는 작가가 되었다. 꿈처럼.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할 수 있었는데, 했어야 했는데, 해야만 했는데....만 입으로 내뱉는 사람들과 달리 소통과 공감의 틈을 비집고 사람들을 향해 그 마음을 쏘아 올렸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 70만 팔로워들의 폭풍 공감을 이끌어낸 이 책은 내게도 공감의 장이 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파랑새 북이 되어 나의 서재에 남겨졌다.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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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문장들 - 뜯어 쓰는 아트북
허윤선 지음 / 루비박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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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뭐든 읽고 쓴다는 10년차 피처 에디터는 책으로 보는 세상이 아이들과 함께 노는 시간보다 소중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녀가 고른 그림들은 명화라기보다는 듣기좋은 이야기체로 다가와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첫장부터.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의 조각을 사랑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이야기지만 이를 단 한번도 모니카 마론의 <<슬픈 짐승>>과  연관지어 생각해 본 적은 없으므로 그림과 글의 이어짐은 오묘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p12) 라는 문장은 그래서 그림처럼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또 너무 유명한 책이지만 실제로 끝까지 읽은 사람 찾기가 참 힘들다는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나 역시 시작은 했으나 유일하게 그 읽기를 끝맺지 못했던 책이므로 웃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했구나...라는 읊조림과 함께. 이후의 장부터는 그림 따로 글 따로 눈에 담게 되었지만 결코 그 분리가 독서를 방해하거나 그림감상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괴리감이나 불쾌감을 초래하지 않았는데 문장은 문장대로 머릿 속에, 그림은 그림대로 가슴 속에 묻어두기 적당해서였을것이다. 그 이유는.

 

p52  사람이 속을 털면 털수록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데는 침묵 속의 공감이라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 나는 왜 <생의 한가운데>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문장을 담아내지 못했던 것일까. 너무 어린 나이에 읽었던 탓일까. 한 권의 책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반복해서 읽으면 그 느낌이 생의 경험에 반추되어 다른 느낌을 전할 때가 있는데 이 구절이 그러했다. 어린 시절에는 미처 공감하지 못했던 저 문장이 시간이 지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많이 부대껴 실망도 해보고 눈물도 삼켜본 지금에야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 의미를 공감할만큼 경험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삶의 온도가 늘 차가울 수는 없다. 반대로 늘 뜨겁기만해도 곤란하다. 식혀가며 데워가며 살다보면 그 어느 순간엔 저런 마음이 저 밑바닥에서 끓어오를 때도 있는 법. 마음의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한 페이지씩 뜯어서 엽서처럼 들고다니다가 즐겨도 좋게 만들어졌다. 뜯어쓰는 아트북이라고 이름 붙여져서. 편한대로 활용하기 좋은 책이라 더 소중했다. 내게 이 책은.

 

다만 음악이 빠져 있어 아쉬웠던 것을 고요한 음악 몇 곡을 틀면서 해결했는데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이나 드뷔시의 달빛을 들으면서 그림을 감상하니 미술관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고 빛나는 문장들은 성우의 목소리를 타고 귓가를 맴도는 것처럼 다가왔다.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동시에 떠올리고 그 뒤로 음악을 감상하는 여유. 집에서 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없는데...가능한 일이었다. 시간을 내어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나갈 수 없다면 이렇듯 집에서 고요히 홀로 즐기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참신한 아이디어같이 느껴졌다. 100점의 그림과 100가지 문장들은 즐기는 독자의 마음에 따라 그 즐거움의 강도나 높낮이가 달라질 듯 하다. 내게 그들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귀를 기울여봐야 알 수 있는 일들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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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사랑하는 법 소설Blue 3
박선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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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수는 언제나 위험하다

 

어른들이 뭐라 말할 수 없는 시기인 청소년기, 그것도 감수성 예민한 여자 아이, 거기다가 셋.

위태위태한 시한폭탄을 손에 쥔 듯 뭐가 터져나올지 모를 이야기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이었다.

제목이 주는 어감은 참 따뜻하지만 일단은 위험 요소 셋을 소재로 하고 있으므로 나느 좀 뜸을 들이며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를 집필한 저자 박선희는 제 3회 블루픽션상 수상 작가다. 공교롭게도 조카 넷이 모두 청소년기라 자연스럽게 집필되었다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은 그래서인지 올드한 면이 엿보이지 않았다. 1970년대에 가져다 읽어도 2017년에 가져다 읽어도 튀지 않을 소설. 바로 청소년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어떻든 간에 이 시절은 그 누구에게나 불안정하고 불투명하고 비완성적이어서 10대에게는 공감을, 20대에게는 향수를, 30대에게는 웃음과 그리움을 떠올리게 만든다.

 

열 일곱의 여자 애 셋, 절친이라고는 하지만 짝수가 아니니 불안불안하다. '사랑'보다는 '우정'에 더 목매는 나이인데 그 들 중 하나는 비밀 연애를 하고 있고 다른 한 아이는 비밀을 만든 것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나머지 한 아이는 친구의 '날라리한 과거'에 충격을 받는다. 어른이 되고 생각하면 이것들을 별 일들이 아닌데, 이 시기의 소녀들에게는 세상이 두쪽날만큼 큰일 날 이이어서 이야기는 알콩달콩 푸르죽죽하게 파도처럼 물결친다.

 

소리네 이모가 키우는 유기 고양이 오드리(샴)가 종종 등장하며 깨알 재미로 그 무게를 맞추면서 이야기는 달콤쌉싸름한 웃음을 건네는데 '무슨 수를 써서든 독자를 내 편으로 만들면 이기는 것'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작가는 참 노련하다는 생각이 든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청소년기의 일상을 훌륭한 요리처럼 잘 버무려 놓았으니까.

 

소녀들의 우정은 결국 오드리라는 고양이에 대한 책임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알레르기가 있지만 오드리를 키우겠다는 소리의 이모와 소녀 집사 셋이 오드리의 거취를 두고 대화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물론 소설은 이렇게 끝났지만 그들은 또 싸울지도 모른다. 그리고 또 화해하겠지. 내가 그때 그시절 절친과 딱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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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어린 시절
장 자크 상뻬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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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뻬를 처음 알게 된 건 <꼬마 니콜라> 덕분이었지만 좋아하게 된 건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그의 그림은 완벽하다거나 세밀한 묘사로 완성된 느낌은 없다. 반대로 여백 속에 듬성듬성 펜을 흘려 그린 듯한 그 여유로운 터치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느낌을 전하곤 했다.

 

단색이건 여러 색이 입혀져있건 상관없이 따뜻했으므로. 언제나 봄날 같은 그 그림들은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거나 하진 않았지만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 삽입되었던 'Fine'라는 곡처럼 상큼함을 던져주곤 했고 그래서 장난스럽게 혹은 익살스럽게 그려진 그림 속 아이들이 궁금해지곤 했다. 가끔.....

 

p37  거짓말은 인생을 꼬아놓죠

 

그래서였을까. 놀랄만큼 솔직한 고백들이 <상뻬의 어린 시절>에서 이어진다. 마치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유년시절이 불우했듯 상뻬의 어린 시절도 가난하고 불우했다. 가난했고 끔찍할 정도로 외톨박이였으며 양아버지와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상이 아닌 아이'라는 표현과 시선을 받으며 자라나야했다. 중학교 시절 퇴학까지 당할 정도로 별난 아이 같았지만 반대로 스스로 '감상벽'이라고 부를만큼 감수성이 충만한 아이였다. 물론 노인이 된 지금에도 변함없이 감상적인 상뻬는 '즐겁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귀여운 할아버지지만.

 

어린 아이가 그린 것처럼 단순해 보이는 상뻬의 그림 속에는 사실 인생의 희노애락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줄줄이 문자로 풀어쓰지 않아도 그림 한 장이 참으로 많은 모습들을 보여주는구나. 싶어져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갑자기 무척이나 부러워졌다. 300장, 1200장, 10000장을 고혈을 짜내며 쓰는 일 보다 어쩌면 단 한 장의 그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 되겠구나 싶어져서. 내가 펜 대신 붓을 선택했더라면 어땠을까.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구절처럼 '가지 않은 길' 그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마음이겠지만.

 

한가지 놀라운 건 자신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해서 반드시 내 아이에게는 좋은 아빠가 될거야!! 라고 맘먹게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상뻬는 좋은 아빠는 아니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외동으로 자라서 아이를 챙겨 주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싫었노라며. 살짝 재미난 에피소드를 소개하게도 했는데, 여러 달 동안 딸 아이의 따귀(?)를 때릴 기회를 엿보다가 한 대 때렸더니 아이가 발로 걷어차더라며 웃고 만 상뻬는 이 일화만 봐도 맘 속에 어린 아이의 마음이 가득한 사람임을 알게 한다. 어른의 마음 속에 파릇파릇 새싹처럼 자라고 있는 아이의 마음.

 

픕픕...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게 만드는 [상뻬의 어린시절] 속엔 즐거운 고백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지만 한 층 더 가깝게 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모든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었다. 멋진 삽화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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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지지 않는 마음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영주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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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행복한 동화가 아니다. 매번 화려한 파티의 주인공처럼 살 수도 없고, 믿었던 지인들이 지구가 쫑나는 그날까지 내 편일리도 없다.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럼 한 번 상처받았다고 해서 쉽게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 수 있느냐...그것 또한 힘들다.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일본 최고의 교육심리학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인연을 소중히 여길 것
2. 타인과 깊이 있게 사귈 것
3. 정체성에 뿌리를 내려둘 것

얼핏보면 그 반대로 살아야 마음에 금이 가는 일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세상살이는 혼자 할 수 없으므로 나보다 오래 살아온 그의 충고를 귀담아 들으며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살표보기 시작했다.  에피소드들 중 송사에 휘말렸던 상대방 변호사와 '이것도 인연이다'는 말을 나누며 인연의 물고를 튼 이야기도 흥미로운 것이었으며 화가가 되려했지만 세계적인 감독이 된 구로사와 아키라에 얽힌 에피소드도 가슴에 담아둘 만한 이야기였다.

p42   차분히 기다리면 길은 스스로 열린다

특히 이 구절이 참 맘에 든다.    사람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누구와 만나고 인연을 맺는지가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 사실 책 속에서 언급된 구절들은 이미 어딘가에서 읽거나 들었던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예습이 아닌 복습 읽기처럼 느껴졌지만 그럼 어떤가. 좋은 말은 듣고 또 들어도 좋은 말인것을...

 

 


물론 때때로 끊어야하는 관계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생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때, 나는 행복하게도 끊어야 하는 인간관계보다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인연을 많이 만나왔다. '운'도 참 좋은 편이었다. 그 운의 원동력이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왔다.

몇 년 사이, 그 운이 좀 주춤한 듯 했지만 동트기 전 가장 어두운 시기를 지난다는 생각으로 올 한해를 굳건히 버텨냈다.

오작동 했던 인연감지 센서(?)도 내년부터는 제 기능을 발휘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게 그 구절들이 이미 익숙한 것들이라 할지라도 인생예습본이 되어 긍정의 분위기를 가져다주기 충분한 서적이었다. 마치 제비가 박씨를 물어단 준 것 마냥...

 

p 220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자기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면 행복하다고 할 수 없다 
 

 

어떤 기회를 통해 특별히 맺어진 인연을 '기연'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인연은 우연성, 관계성, 타이밍이 얽혀 찾아오는 것이라면..기연 역시 거저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더욱 더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인연이 아닌가 싶다. 2015년, 인생의 정체기 속에서 만난 인연 중에서는 기연이라고 불러도 좋을 몇몇 이웃들이 있다. 몽땅 버리고 싶은 인연 속에서 그들은 내게 그래도 2015년을 건너뛰지 않고 살아서 좋은 이유가 되어 주었다. 

 

 

마음이 부러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 얼마전 나 역시 마음이 똑 부러지는 일을 경험했다. 아무리 강하게 마음먹고 살아간다고 해도 인생의 변수 앞에서는 인간은 파도 앞의 작은 고깃배마냥 힘없는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고만 것이다. 정말 위험한 것은 나 자신의 감염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변명하고 싶고 말을 하고 싶어지는 상태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이다.

이렇게 나약했나 싶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내게, 이 책은 나를 다시 똑바로 세울 수 있는 의지가 되어 주었고 삶의 태도를 비추어주는 거울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다.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부러지는 법이 없다고 했던가. 그 문장 하나를 가슴속에 깊이 새기면서 며칠 안 남은 2015년과 잘 이별할 수 있도록 조용한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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