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네 - 이미 어른이 된 우리에게 ‘또 다른 어른’이 필요할 때. 92세 지(知)의 거인이 조언하는 '마흔 이후 인생수업!'
도야마 시게히코 지음, 김정환 옮김 / 책베개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 공부가 한참 멀었구나...머리를 싸매던 내 손에 어느 노교수의 책이 쥐어졌다. 저자 도야마 시게히코는 일본의 영문학자이자 평론가이며 에세이스트로 알려진 사람인데 1923년생이니...무려 나이가...90을 넘긴....노인인 사람. 80세를 넘긴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떠올려보면 90세가 넘은 에세이스트의 정정한 활동이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지만....신기하게도 그는 나이를 먹을수록 힘이 넘쳐흐른다고 고백하고 있다. 물론 체력적으로는 불리하다고 살짝 속삭이기도 했지만....

 

그가 말하는 이모작 인생은 언제 시작하면 가장 좋을까. 40부터 준비해야할까? 그렇다면 30세부터는 무엇을 인생의 총알로 구비해두어야만할까. 결단을 내릴 최적의 시점은 언제인지...이미 '젊은 인생'을 살아본 그의 경험을 얇은 책 한 권을 통해 멘토링해보자.

 

 

p26  자신의 힘으로 걷다가 넘어진 거라면 그 아픔은 감내할 수 있다

 

 

당시 평생 직장의 개념이 팽배했을 때, 그는 놀랍게도 영문과 교수인 동시에 잡지의 편집자로 투잡을 뛰고 있었다.  그는 인생은 이모작이다 라는 생각을 한 발 앞서 하면서 남다른 준비를 해 올 수 있었노라고 회고하고 있다. 영문학이 한참 인기 몰이를 하던 일본에서 영문학 교수였던 그는 동시에 일본어 연구에 매진 했는데 그를 두고 동료들은 '영문학자가 왜 일본어 따위에 관심을 보이는가?'라며 비판했다고 한다. 굴하지 않고 <일본어의 논리>를 비롯하여 여러 서적들을 집필해온 그를 두고 이제 그 동료들은 '요즘은 영문학이 영 시원치가 않다'며 부러워하고 있다. 자신의 선택이 바르고 확실하다면 남의 시선 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있게 밀고나가야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을 통해 입증해온 그는 이모작의 기점은 40대 부터지만 그 자금 계획은 30대부터 세우라고 권하고 있다.

 

예금과 보험에 의지하지 않는다는 점은 이자가 거의 없는 대한민국 현재의 시점과도 맞물려 있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주목하라!!! 니.....같은 이유로 주식투자를 말리는 사람들과 상충되어 잠시 읽던 페이지를 멈추기도 했다. 곧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고라서 이 페이지는 잠시 건너뛰고 30대에 자금을 계획하고 40대에 '또 하나의 일'을 찾아내어 50대에 비로소 인생의 이모작을 시작하라는 인생 스케줄과 하루 한번의 외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워킹만을 먼저 진지하게 받아들여 보기로 했다.

 

재미난 일은 80세를 넘긴 남자가 '요리'가 점점 재미있어진다고 고백하고 있다는 거다. 노교수는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와 자녀들이 집에 있는 가장을 귀찮아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만의 시간을 건전하면서도 알뜰하게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내조를 바라는 마음을 버리고 도자기, 테니스, 골프, 바둑 등을 배우면서 생활 속 긴장을 놓치지 않아 가족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노라며 적극 자신의 삶과 비슷한 선택을 권하고 있다.

 

p 90  젊었을 때의 교우 관계는 이미 유통 기한이 지났다

p91   연고와 관계가 없고 직업과 경력, 사고방식도 다른데,그런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

 

 

유통기한이 있기 마련인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였다.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던 장자의 가르침은 군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슴깊이 와 닿지 않았다. 심장이 뜨거운 사람이라서일까. 담담한 교제라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불가능한 사람인 나는 그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더 솔깃해진다. 나이가 절반도 안되게 산 나조차도 이 즐거움을 이미 알아 버렸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충고도 유용했다. 이미 크게 잃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92세 노령의 저자가 알려주는 생활의 건강팁은 쉬우면서도 메모하게 만드는 것들 투성이였다. 목주위를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과 온도 차이에 대한 주의법, 감기에 즉효라는 생강 홍차 마시기, 도심 속 워킹, 소리내어 말하며 스트레스 지수 낮추기, 긍정의 마음을 놓치지 않기 등등은 생활 속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자네 늙어봤나 나는 젋어봤네>라는 유쾌한 제목의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이 즐거웠더랬다. 세월이 나의 육체를 늙게 만들수는 있지만 내 마음까지 어쩌지는 못하겠구나...싶어져서. 그런 마음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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